지금 사슴의 정원에는 이름은 잘 모르지만 보라색 꽃다발을 단 것과 같은 꽃이 한참입니다. 옆 집의 사철단풍과도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약 5년전 이 집에 들어 왔을 때 위 보라색 꽃을 피우는 나무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바람에 날려 온 씨가 저절로 자라 지금은 한 여름에 정원을 가장 빛내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7월 29일 저녁 8시경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찍은 워싱턴주의 베이커산의 모습입니다. 한 여름에도 정상에 있는 만년설이 노을에 붉은 색을 비추기 시작합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동쪽으로 1시간 거리인 여기 애보츠포드는 지금 한여름이지만 낮 최고 기온 25도의 쾌적한 기후입니다. 저녁에는 창문을 닫지 아니하면 차가운 바람이 들어 옵니다.
우리집 뒷마당의 녹색보존지역(그린벨트)로부터 사슴들이 자주 내려 옵니다. 위 사진은 약 1년전인 2011년 7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청소년 사슴 세마리가 마당에 내려와 놀면서 한 놈은 자전거 모양의 바구니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한 눈으로 살펴 봅니다.
아예 자기 마당처럼 누워서 쉬다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집 마당을 "사슴의 정원"으로 불르고 그 이름을 한참동안 블로그 명으로 하기도 하였습니다. 여기서 5년 넘게 사는 동안 3명의 자녀가 "에일 세컨더리"라는 부근의 공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큰 아들은 일리노이 어바나 샴페인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하면서 이번 12월에 졸업할 예정입니다. 둘째는 딸이지만 토론토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여 4년차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막내딸도 9월부터 토론토 대학에 광물공학과로 진학하면서 밴쿠버 교외인 이 곳에 더 이상 우리 부부가 머물를 필요가 없어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앞 마당에 핀 보라색 라벤다와 이름 모를 노란색꽃을 보면서 아쉬움을 가집니다. 비록 5년 3개월 정도 지낸 집이지만 자녀들이 여기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사히 대학을 진학하였으니 우리 가족에게는 평생 잊혀지지 아니할 장소가 될 것입니다.
이미 집 이사는 어제 마치고 내일 집을 넘겨주고 아침 일찍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동네 산책을 다녀 왔습니다. 약간 구름이 낀 선선한 날 동네 풍경을 잡아 봅니다. 떠나면서 섭섭한 마음과 위 사진이 어울립니다. 다음에도 사슴이 뒷 마당에 나오는 집에 살 수 있기를 바라면서 아쉬운 마음으로 "사슴의 정원"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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