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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해저터널 프로젝트에 주목하라

공석환 2009. 2. 27. 01:47

한•중•일 해저터널 프로젝트에 주목하라
기사입력: 09-02-23 17:56  |  조회: 183  
동북아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기회


일본의 민간단체인 국제하이웨이 건설사업단이 규슈 사가현 가라쓰시에서 착공한 한일 해저터널 현장을 공개했다. 이 터널은 현재 육지로부터 547m 길이까지 뚫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해저터널의 타당성 논란이 있고, 한일 양국 정부 간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1차 기초공사를 완료하면서 양국 정부간 사업 타당성 논의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국제하이웨이 측은 “터널이 생기면 한국과 일본이 자동차 2시간 거리로 가까워져 연간 산업파급 효과도 한국은 54조원, 일본은 88조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공사현장 공개 후 국내 증시에서 해저터널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본지는 해저터널과 관련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법대에서 교환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공석환 변호사의 기고문을 싣는다. (편집자주)



공석환 변호사는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 UC버클리대 생물물리학 박사. 1995년 사법시험 합격. 중앙국제특허법무법인에서 주로 외국기업을 대리해 특허소송과 라이센싱, 합작회사 설립을 담당했다. 2007년 8월부터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 법대에서 자원개발 및 벤처투자에 관한 연구를 목적으로 교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금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고려해야 할 큰 프로젝트가 한•일 해저터널과 한•중•해저터널 프로젝트다. 해상운송은 장거리에서 비용에서 앞서지만 해운시간이 많이 걸리고 거기에다 하역 등에 걸리는 시간도 있다. 오늘날처럼 모든 것이 스피드화 하는 시대에 못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고속도로에 대형 트레일러 트럭의 운송량이 상당하다. 그 이유는 미국 동부와 캐나다 서부 간에는 항공으로 운송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배로 운송하면 너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상운송을 활용하면 비용이 과다하지 않으면서도 2-3일 내에 운송이 가능하다.

해저터널 일본이 더 유리…한국이 얻을 것도 많다
일본과 중국간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간에도 육상운송의 길이 트이면 실제 상당한 효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3국간에 1-2일 내에 컨테이너 물량을 운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서는 심포지엄도 열리는 등 논의가 많이 되고 있다. 필자가 그 논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들 경제성에 대해서는 많이 동의한다. 하지만 “유라시아 철도의 종착지가 부산이 아닌 일본이 되면 우리에게 손해가 있지 않은가?” 하는 반대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필자는 그러한 반대의견이 큰 그림을 못 보는 단견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동북아 여러 나라 사이에서 허브 역할을 하면서 비즈니스 교통 중심지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10년 내에 남북한이 통일이 안 된다 하더라도 최소한 서로 원만히 협조하는 연방체재로 되면서 중국, 일본, 러시아 멀리 미국과의 관계를 서로 조정하고 연결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부산이나 경남지역이 대륙철도의 종착역이 되는 것보다는 일본으로의 통로가 되는 것이 멀리 보아서는 더 이익이 될 것이다.

양 국가가 얻을 수 있는 터널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더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의 실익이 2배 이상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해저터널은 일본에게 대륙과 육로로 연결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의 물동량이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 시베리아로 최종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이득을 더 본다고 해서 해저터널을 반대할 필요는 없다. 공동건설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그러한 점을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조건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영국과 프랑스간 해저터널 건설 당시와 비슷하게 협상조건을 내 걸 수 있다. 공사와 향후 운영은 50:50으로 하되 처음 건설에 필요한 비용 등을 일본에서 저리 장기차관을 받는 조건을 협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차관을 받을 경우 우리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중 해저터널은 어떠한가

한중 해저터널에 대해서는 경기도를 위주로 많은 제안이 나와 있다. 그러나 그 거리가 한일 해저터널보다 더 길어 건설비용이 많이 든다. 그런 점에서 일단 한일 해저터널의 계획을 먼저 확정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다만 한중 해저터널이 궁극적으로는 일본에서 중국으로 가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한중 해저터널을 한중 일 3자의 합작으로 추진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럴 경우 일본에서 중국의 상해나 북경까지 고속철로로 달려 12시간 안에 연결될 수 있다.

경기도가 연구를 많이 하였지만 한중 해저터널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군산에서 시작하는 통로를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한일터널 연결 후보 지점인 부산과의 거리가 군산의 경우 더 짧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이러한 양 해저터널의 연관도로로서 경남지역에서 군산까지 새로운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해저터널의 공사 중이나 그 마무리 이후에도 주위에 물류센터를 둘 장소가 필요하다. 만약 군산을 한중 해저터널의 기점으로 할 경우 과거 잘못된 사업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새만금 간척지를 후방 물류단지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그 대신 경기도는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차원에서 공장신설이나 증설에 대한 규제를 풀어줘야 할 것이다. 만약 북한과의 관계가 원만해진다 하더라도 군산에서 산동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상해 등 중국 남부에 대한 지름길로서 계속 경제적인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한중 해저터널은 380km라는 긴 거리 때문에 공사기간도 길다. 때문에 한일 해저 터널이 먼저 완성된다는 것을 전제로 건설기간 동안 군산에서 중국간 컨테이너 트럭을 운반할 수 있는 준고속 페리(시속 50km)를 운행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페리로 일본서 중국간이나 한국에서 중국간 물류를 연결하는 것이다.

동북아의 중심 한국으로 거듭나려면
한일, 한중 해저터널에서는 차량을 직접 운행하지 않는다. 환기 문제로 고속 전기철도를 사용하게 된다. 철도를 두 구간으로 만들어서 하나는 일반 철도, 다른 철도는 승용차는 물론이고 컨테이너 트럭도 실어 나를 수 있는 페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철도가 운행된다. 영불 해저터널도 그러한 형태로 되어 있다. 영불 해저터널에서 하적된 컨테이너 트럭에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 비상사태에 대한 대비가 강화됐다. 이 경우를 충분히 감안했을 때 긴 해저터널을 운전하다가 사고 나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일 해저터널과 한중 해저터널은 국제적인 협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경제 효율성의 제고 및 동북아시아 중심 국가로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는 해저터널 건설이 필요하다.

공석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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