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 공무원도 "철밥통"을 가졌는가?

공석환 2011. 7. 22. 07:19

 

 

 

위 사진은 2008년 7월에 촬영한 수도 워싱턴에 있는 미국 재무성 건물로 흡사 박물관과 같은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

 

 

2008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경제불황 가운데에서도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안정을 위한 복지적인 안전판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가장 좋은 복지는 일자리를 주는 것"이라는 말처럼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온갖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현대, 기아차 등이 미국 남부의 비교적 한적한 주에 공장을 세운 것도 당해 주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실업율은 상당히 높아졌고 단기간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아니한다. 미국에서 대학졸업 후 자기 전공에 적합한 일자리를 얻지 못하여 아우성이다. 다만 "클라우드 컴퓨팅" 등 일부 특수한 분야의 경력자들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도 보인다.

 

 

미국은 사기업에서 일부 노조가 강한 자동차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해고가 쉽다. 아침에 직장에 출근하였더니 갑자기 자기 책상이 없어졌다든지 이메일로 해고를 통보받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미국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부추겼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출로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실업을 하게 될 경우 매달 갚아나가는 대출금의 이자를 갚지 못하여 싼 값에 집을 급매로 내거나 그 시기를 놓지면 강제경매(foreclosure)되기 마련이다.  최근 실업율이 더 증가하지 아니함에 따라 부동산 경매처분이 줄어 들고 미국 부동산 시장도 아직 바닥권이지만 더 이상 급락을 멈추고 안정화 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미국도 연방정부 공무원은 거의 정리해고가 없었다는 기사가 미국 일간지 "USA TODAY"지에 나와 그 요점을 소개하여 본다. 그 제목도 선정적이다. "연방정무 공무원들은 일자리를 잃을 확률이 사망률보다 낮다( Federal workers more likely to die than lose jobs) "  공무원 재직 시절에 다른 질병이나 사고로 죽지만 않으면  그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원문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된다.

http://www.usatoday.com/news/washington/2011-07-18-fderal-job-security_n.htm?loc=interstitialskip

 

 

미국 회계년도는 매년 10월1일부터 시작하여 다음 해 9월30일에 끝난다. 가장 최근인 2010년 9월말까지의  회계년도에  연방공무원의 해고률을 살펴보니 전체 210만명의 연방공무원중에 한해 해고된 사람이 11,668명으로 0.55%라고 한다. 이러한 해고율은  사망으로 직장을 떠나는 공무원이 해고당한 공무원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1800명을 고용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나 1200명을 고용하는 연방무역위원회(FTC)는 전번 회계년도 동안 한명도 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 아주 훌륭한(?) 직원들만을 뽑았기 때문에 해고를 당할 근무태만자가 없었나 보다.

 

4000명을 고용하는 중소기업청(SBA)도 정리해고는 없었고 7명이 면직(fire)되었으나 17명이 사망으로 자리를 떠나 사망자가 면직된 사람 수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미국에서도 직업 안정성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연방공무원이 최고인 것이다. 그리고 면직되는 경우의 60% 이상이 공무원 경력 2년 미만이라는 것이다. 즉 2년 이상 자리를 한번 잡으면 미국의 연방공무원도 우리가 속된 표현으로 쓰는 "철밥통"을 가진 것이다.

 

그안에 인용된 재미있는 다른 통계자료를 살펴본다. 지역적으로 보면 수도 워싱턴에서 근무하는 168,000명의 공무원들이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비율이 99.74%로 가장 높고, 인디애나주의 공무원들이 98.35%로 그나마  일자리를 잃을 비율이 그 중 높다고 한다.

 

관공서별로 보면 우주항공국(NASA)가 자진하여 퇴직하거나, 죽거나 , 해고당하는 소위 변동(Turn-over)비율이 2010년말 기준으로 4%로 가장 높다고 한다. 올해 우주왕복선(Space Shuttle)프로그램이 종료되므로 올해 2011년 기준으로 그 비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많다. 인류 지식 진보의 최첨단 과학분야인 우주연구 분야의 공무원들이 가장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직업 안정성도  떨어지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로 돌아와 보자. 직업의 안정성 때문에 청년들에게도 공무원이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가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각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하여 수년간의 시간을 쓰기도 한다.

 

반면 일부에서 공무원의 수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불필요한 정부규제를 줄이고 정부예산을 절약하기 위해 과잉의 공무원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행정전산망 완료로 정부 민원서류도 집에서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어 단순 직무에 종사하는 하급 공무원의 필요 수자가 적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지금 공무원수를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국가 전체의 실업률이 불안한 가운데 공공분야의 취직 기회도 사회에 첫 걸음을 뒷는 초년생들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그리고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수 감축을 주장할 정치인들도 적을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절충적인 입장을 펴하여 본다. 필자는 캐나다 밴쿠버가 위치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 교환교수로 나와 있으면서 신재생에너지 관련하여 캐나다 및 미국 워싱턴주(수도 워싱턴이 아닌 밴쿠버 바로 아래 있는 시애틀이 있는 주)의 공무원들을 만나 본 적이 여러번 있다.

 

 

그런데 학문적인 목적외에 다른 사람들의 사업환경을 위한 사전조사로서 캐나다 및 미국 공무원들에게 협조를 구할 때 너무나 친절하고 속도가 빠르면서도 잘 대해주었다.  특히 특별한 접대(?)없이도 친구처럼 대하여 주고 가급적 도와주려 하였다.

 

 

여기 공무원들의 공직윤리는 매우 강하다. 공무원은 업무 관련상 선물을 받거나 식사 대접을 받는 것을 금기로 한다. 그래서 약속 시간을 잡으면 식사시간을 피하고 그 전에 미팅이 끝나거나  점심 후 시작하도록 되어 있다. 저녁에 식사를 같이 하는 것은 여기 습관으로서는 없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술자리는 더욱 있을 수 없다.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공무원들이 접대를 받고, 선물을 받고 더 한 경우에는 뇌물을 받아 문제가 된다. 공직윤리를 바로 잡아 투명성을 기하는 것 외에 공무원들이 "공복(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별명처럼 일자리의 안정성을 받는 대신 국민들에게 성심껏 친절하고 최대한 노력하여야만 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하겠다. 따라서 공무원들이 일체 외부인들에게 접대나 선물을 못 받게 하고 그 위반에 대한 철저한 처벌규정을 마련하고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체 공무원수를 줄이지 아니하는 대신 각 행정청의 입장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행정수요를 다시 파악하여  더 필요한 곳에 인원을 옮기는 작업도 사전에 철저한 조사를 거쳐 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리하면 미국 공무원들의 직업안정성도 매우 높다. 그러나 그들은 절대 민간인에게 접대를 받지 아니하고 민간인의 합리적인 행정요청에 최대한 성심껏 일을 한다. 대한민국도 공무원의 직업안정을 보장하여 주는 대신에 공직윤리를 강화하고 필요한 곳에 인원을 배치하여 효율적이면서도 투명한 행정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