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프트웨어 산업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공석환 2011. 8. 19. 04:18

 

7월 18일 블로그에 "소프트웨어 산업의 육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라는 글을 실은 후 http://blog.daum.net/shkong78/1072

 

아는 후배로부터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받았다. 그 내용을 본인의 신원을 지우고 공개하면

 

 

선배님!!  ooo

입니다.

 

오늘 oo 신문에 난 선배님 글을 잘 보았습니다.

 

"소프트웨어 육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라는 제목입니다.

캐나다에 계시면서도 왕성히 활동 하시네요.

 

15년간 소프트웨어 개발자이면서, 또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기업의 대표로서 마음에 와닿는 글이었습니다.

 

선배님 글을 읽으면서 다음과 같은 부분으로 연구를 하시면 어떨까 해서 메일을 드립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 있으면서 느끼는 점은 이제 소프트웨어는 저작권의 시대가 아닌 자기 편을 많이 만들어야 되는 시대라는 겁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내놓으면서 소스코드를 거의 대부분 공개했습니다. 100%는 전부 공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만, MS가 소스코드를 공개안하는 거에 비하면 대단한 수준으로 공개를 했고, 여기에 자극받아 노키아도 심비안 OS를 공개한 상태입니다.

 

소스 코드의 공개는 핵심기술의 유출이라는 면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자기 편을 빨리 확보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소스코드를 공개하더라도 이를 설명할 설명문서가 없다면, 분석이 그리 쉽지는 않기에 핵심 기술 유출이 생각보다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은 오픈소스 개발 방식과 오픈소스 활용은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오픈소스를 활용한 사업모델을 만들어 내는 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오픈소스를 통한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과 아울러, 공 선배님이 이런 분야에 좋은 아이디어를 내실 거 같아 메일을 드렸습니다.

 

건강하세요. ^^

 

그에 대한 필자의 답은 다음과 같다(개인 신원부분은 삭제하였다)

 

오픈 소스로 돈을 벌 수 있는가가
벌써 7년전 전자신문 미래모임에서 토론한 적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자체는 무료로 배포됩니다.
그런데 구글이 그 것을 포탈처럼 이용하여 온갖 수익을 올립니다.
처음에 대한민국 포탈이 생겼을 때 수익모델을 걱정하였는데
지금 네이버와 다음은 독과점 체재입니다.
결국 오픈소스로 돈을 벌자고 그러면 큰 사업모델이 필요합니다.
작은 벤처기업으로 되지 아니하지요.
다만 어제 주식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가 오르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이제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폭 키우고 인력양성하는 것이 큰 과제인데
썩어빠진 한나라당이 아직도 국회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예산심사의 칼 자루를 잡고 있어서 어떨지.
그래서 내 글이 지금 온라인 oo일보 토론마당에도 떠 있습니다.
여당에서 보라고 시위하는 것입니다.
 정태명교수가 오늘 자 조선일보 게재한 시론도 보기 바랍니다.
나중에 한번 협의해 보려 합니다.
ooo 사장 열심히 해 보고 나중에 내가 도와 줄 기회되면 노력하여 보겠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의 IT산업이 너무 하드웨어 쪽에 치중되어 있고 소프트웨어가 약한 기형적인 현상을 보인다는 것은 이미 10여년전부터 많이 논의되었다.

 

필자도 참여하였던 전자신문의 "정보통신산업을 위한 미래모임(미래모임)"에서도 그 주제로  상당히 일리 있는 의견이 개진되었다. 그 모임에 안철수 교수,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정태명 교수 등이  참여하였었다. 

 

그러나 그렇게 개진된 소중한 의견이 실재 국가정책으로 실행된 것이 별로 없다.

 

 

대한민국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되지 못한 중요한 이유는

 

1. 소프트웨어를 돈 주고 사용한다는 인식 부족

2. 대기업들이 중소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단순 하청기업으로서 무시

3. 소프트웨어의 독점성과 표준 문제

 

등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자신의 일하는 것 만큼 대우와 보람을 가지지 못하고 충분한 추가 인력 양성이 되지 아니한 것도 문제이다.

 

더구나 한국 사회는 서열사회로서 위에서 지시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창작성을 가지고 도전하는 것이 대기업에서 쉽지 아니한 면이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이 성공한 사례가 포탈, 게임 이외에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2011. 7. 18자 조선일보 기사 "IT강국 한국, 소프트웨어엔 약한 5가지 이유"에서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8/18/2011081800130.html

 

① 무형자산 가치에 인색… 투자 안했다
② SW 업계 대기업 중심 하청구조
③ S급 전문가는 대부분 미국으로
④ 개발인력, 돈되는 게임에 몰려
⑤ 미국이 세계표준 사실상 독점

 

위와 같은 사유를 들고 있다. 1, 2, 5번은 이미 필자가 2009년 4월에 쓴 글에서  지적한 것과 같다. S급전문가가 미국으로 몰린다는 부분에 대해 과연 대한민국에서 아직 천재와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과연 많이 배출되어 미국으로 갔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유능한 개발인력이 게임에 몰린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그 부분이라도 대기업을 거치지 아니하고 직접 수익을 낼 수 있어 게임산업을 이루어 낸 것이다.

 

 

향후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우선 인력양성을 하여야 한다. 물론 인력 양성은  배출된 인력이 충분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결국 대한민국이 국가지원을 통하여서라도 소프트웨어 인력을 적극적으로 양성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컴퓨터 공학과에 능력있는 사람들이 지원하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분야를 전공하였어도 소프트웨어 기술에 관심이 있는 전문대 졸업자나   대졸자 중에서 2년 정도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양성교육 프로그램을 싦무적인 것을 위주로 하여 운영하는 것을 고려하여 보아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는 풍토를 만들면서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키우면서 코스닥 등 상장이나 정당한 가격에 M&A하는  길도 넓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근 토종 소셜 컴머스 기업을 해외에 매각하는 논의에 대해 논란이  많다. 벤처기업이 계속 투자를 받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느 단계에서 대기업에 정당한 가격을 받고 매각하는 것을 색안시하면 안 될 것이다.

 

 

문제는 국내 대기업이 이미 자리를 잡은 중소벤처 소프트웨어 기업을 정당한 가격에 인수하기 보다는 뒤로 인력을 스카우트하여 같은 비즈니스 모델로 경쟁하는 데에만 치중하고 있다. 그런 것을 막아야 한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핵심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으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나 오라클의 데이타 베이스 프로그램처럼 장기적인 독점 체재로 갈 수 있다. 반면 보조 프로그램의 경우 그 수명이 짧아 어느 정도 완성되었을 때 대기업에 매각하여 그 쪽에서 효율적으로 마키팅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기업들은 거의 다 시스템 관련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명분은 회사비밀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시스템 관련 계열사들 중에 본격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 많지 아니하다. 어쩌면 그 것은 대기업 속성상 당연할 수도 있다. 개발을 시작하면 꼭 성공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혁신적인 도전을 억누를 수 있다. 

 

따라서 대기업은 중소벤처기업이 시도한 소프트웨어가 어느 정도 기술적으로 완성되었을 때 투자나 M&A틀 통하여 입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구글이 모터롤라 휴대폰 사업부를 인수하여 스마트폰에서 협력자 위치에서 경쟁자로 바뀐후  삼성이나 LG가  자체 소프트웨어 역량을 늘리기 위하여 고민을 하고 있다.  삼성이 국내외 기업을 M&A하는 것도 고려한다고 하지만 지금 입에 맞는  기업도 많지 아니하다.

 

이미 떠나간 기차지만 오러클이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을 인수한 후 자바 플랫트폼을 사용하는 댓가를 구글이나 다른 회사들에게 요구하는 것을 참조해야 한다. 그와 비슷한 회사의 경우를 계속 주시하여야 할 것이다.

 

정리하면 IT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하여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명제는 10여년전서부터 나왔다. 그러나 실제 정책적으로 실행된 것은 별로 없다. 오히려 닷컴 벤처붐이 꺼지면서 소프트웨어 기업의 창업이나 활동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마트폰, 소시얼네트워크(SNS)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의 사용과 함께 다시 소프트웨어 산업이 활발하여 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그 동안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의 하드웨어의 경쟁력에 안주한 것이 지금 독으로 돌아 오고 있다. 지금이라도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여 전반적인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들의 육성을 촉진하여야 한다. 그리고  향후 국내 대기업과도 "윈앤윈"으로 협조하거나 정당한 가격에 M&A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대기업은 중소벤처기업에서 배출한 소프트웨어를 전세계에 키우는 분업적인 역할을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