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주연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1993년)이라는 로맨틱 코미다가 결혼을 앞둔 남녀의 감정을 잘 묘사하면서 인기를 끌은 적이 있다. 특히 암으로 아내를 잃고 난 초등학교 아들이 있는 남자와 운명적인 사랑을 받아 들이는 멕 라이언의 튀는 연기는 그녀를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여배우로 만들었다.
시애틀은 미국 서북 끝에 있는 워싱턴주의 가장 큰 도시이다. 시애틀 부근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보잉사 들의 첨단 산업도 있다. 그 도시의 가장 유명한 상징이 "스페이스 니들(우주선)"이라는 조형물이다. 1962년 " 세계 박람회(World Fair)"를 위하여 184m 높이의 탑으로 건축되었을 때 당시에는 미국 미시시피 강 서부의 가장 높은 건축물이였다. 위 건축물 앞에서 매년 신년을 기념하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위 사진은 2012년이 밤 12시가 되자 마자 시작한 것을 직접 찍은 사진이다.
2011년 12월 31일 우리 가족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분위기를 느끼기로 결정하였다. 캐나다의 집에서 출발하여 교통 혼잡없이 2시간반 걸린 후 저녁 8시경에 스페이스 니들 앞에 도착하여 부근에 스페이스 니들이 잘 보이는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평소에는 저녁시간에 그 다음날 아침8시까지 차를 세우는 요금이 7불(약8천원)인데 그 날은 특별 행사요금으로 30불(약 3만5천원)한다.
스페이스 니들 바로 앞에서 위로 보이는 그 모습은 당당하였다. 다만 그 날 스페이스 니들을 입장할 수 없었다. 평소에는 성인 입장료가 19불(약 2만2천원)이나 12월 말일 저녁에는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특별 행사 티킷을 저녁 포함 250불(약 30만원)으로 팔고 그 것도 매진된 상태였다.
우리는 그 앞의 장식 앞에서 연말 연시 분위기를 느끼는 것으로도 만족하였다.
이제 낭만을 즐기기에 너무 늦은(?) 부부일지 모르지만 가족들의 평화와 부부간의 사랑을 빌면서 처와 함께 다정히 기념 사진을 찍었다.
부근을 다녀 보니 다 흥청망청하는 분위기였다. "스포츠"라는 이름의 식당으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입장하기 전에 무려 40분을 기다려야 하였다. 항상 손님이 몰리는 그 식당의 큰 대기실에는 시애틀 방송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념물도 전시되고 있었다.
10시나 되어 식당에 들어 갔더니 식사를 하는 사람들보다도 친구들과 송년 모임을 가지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옆 테이블에 생맥주를 긴 홈통에서 내려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스포츠 기념품과 TV 중계가 식당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그래서 이 식당 이름이 "스포츠"인 것 같다.
우리 가족은 28일을 숙성하였다는 스테이크, 뉴올리언즈 캐준 볶음밥, 코베 스테이크 버거, 치즈 버거, 샐러드 및 클램차우더(조개 스프)를 시켜 먹었다. 큰 아들이 미국 대학에서 연구한다고 빠져서 그 밑의 딸 들과 함께 4명의 가족만이 같이 한 것은 조금 섭섭하였다. 그러나 가격이 부담스럽지 아니하면서 음식의 질은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끝내고 저녁 11시 반경 나왔더니 이제 스페이스 니들 타워 부근에 사람들이 몰려 들면서 그 가까이는 불꽃놀이를 위하여 통제하고 있었다.
먼저 차를 세워 놓았던 주차장에 도착하였더니 8시 경에는 텅텅 비어 있던 곳이 불꽃놀이를 관람하기 위한 사람들의 차로 꽉 차 있었다. 흥분된 마음으로 이제 12시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2012년 카운트다운과 함께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주위에서 함성과 호두라기 소리가 터진다.
스페이스 니들 타워 아래 옆에서 폭죽을 터트리면서 그 타워 자체가 화염에 싸여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타워 위에 찬란한 별들이 떠 있는 느낌도 준다.
마지막으로 가면서 불꽃의 강도는 더 강하여져 간다.
끝나기 전에 불꽃놀이는 그 절정에 이르렀다. 사람들의 목소리들도 커 졌다. 아쉬운 것은 불꽃놀이가 10분만에 끝나서 조금 짧은 듯한 느낌을 준 것, 그래도 2012년을 맞이하기 위한 흥과 기운을 도와 준 상쾌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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