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굴하는 것이 사업성이 있을까?

공석환 2012. 5. 2. 05:55

 

File:Asteroidmining.jpg

출처 NASA  소행성에서 자원을 채굴하는 상상도

 

 

2012년 4월 24일 미국 위성턴주에 소재한 "플래니터리 리소시스(Planetary Resources, 행성자원)" 라는 민간 회사가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에 무인 로봇을 이용하여 채굴하여 백금 등의 희귀금속을 지구에 반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국제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회사의 창업자들이 우주탐사 분야에서 상당히 전문성을 가질 뿐 아니라 구글의 래리 페이지, 에릭 슈미트 및 로스 페롯 등의 재력가 들이 투자자로 참여하였다.  그 자세한 기자회견 내용은 아래 유튜브 링크로 들어가  볼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s15PeKzmcU4&list=PL96FC1A30D88E0638&feature=plpp_play_all

 

 

 

2009년 제작된 판도라라는 행성에서 희귀한 재료를 채취하기 위하여 현지  생명체인 내비족을 몰아내려는 시도를 막는다는 내용으로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공상과학 영화인 "아바타"를 감독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전직 우주항공사인 톰 죤스 박사 등도 위 회사에  자문단으로 참여하여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과연 소행성에서 희귀금속을 채굴하여 지구에 반입하는 것이 민간회사에서 추진하여 사업성이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그 후 많이 제기되었다. 참고로  여러차례 아폴로 탐사를 통하여 달의 암석 380Kg을 반입하였다. 그런데 아폴로 계획에 들어간 총비용이 1960년대 당시 260억불이었다. 현재 가치로 보면 최소 약 1000억불(한화로 115조)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 것이다.

 

 

다만 아폴로 계획을 추진하면서 달에 대한 과학적 지식뿐 아니라 다른 첨단 기술도 많이 개발되어 실생활에 응용되었다. 레이저로 거리를 재는 기술이나 고어텍스 등의 특수섬유 등이 그 예이다.

 

 

소행성에서 백금 등의 희귀금속을 채취하여 지구에 반입하려는 의도를 알기 위하여 지구의 역사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태양계는 약 46억년전 생성되었다. 당시 지구나 금성, 화성, 수성 및 소행성들은 태양 부근의 금속 등의 고체입자들이 중력으로 뭉쳐서 만들어 졌다고 본다.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지구는 생겨난지  2000만년 후 지구의 직경 반 정도 크기의 다른 행성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한다. 위 그림은 그러한 충돌의 상상도이다. 이러한 충돌 직후 떨어져 나간 것이 뭉치면서  달이 되어 지구를 공전하는 위성이 되었다.  그러한 충돌 과정에서 지구는 엄청난 열을 받아 전체가 녹게 되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철, 니켈, 금, 백금, 텅스텐, 우라늄 등과 같은 중금속들은 지구 핵으로 가라앉고 지구의 지각은 규소와 칼슘 등의 가벼운 물질로 구성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지각에서 중금속을 채굴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금속을 가진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여 그러한 금속 광상을 남긴 것이다. 그런데  백금, 이리디움과 같이 지구에서 희귀한 금속들은 인류가 사용하는 속도를 감안하여  50-60년내에 고갈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에 이러한 희귀 금속이 풍부한 소행성에서 직접 채굴하여 지구로 반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는 것이다. 아래 링크 기사 참조  http://www.science.org.au/nova/newscientist/027ns_005.htm

 

백금이나 이리디움은 전기차에 필수적인 이차전지와 의료기기 핵심 부품 등 여러 산업용도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백금의 가격은 1온즈에 1500불 정도 한다( 1온즈가 28그램으로 백금 1그램당 약 6만원의 고가인 것이다).

 

그러한 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플래니터리 리소스의 공동창업자인 에릭 앤더슨은 직경 30m의 백금이 풍부한 소행성을 채굴할 경우 500억불(약 57조원)의 가치가 있어 그것을 지구에 반입하여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이러한 희귀금속의 가격이 경제학의 수요, 공급의 법칙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즉 소행성으로부터   희귀금속이 다량 지구에 반입될 경우 그 가격이 폭락하여 위 계산이 맞지 아니할 것이다.   희귀금속의 채취까지 기술적인 문제로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고 그 비용이  수십조에 이른다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 희귀금속의 채취만으로 사업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2월 24일 열린 공개 컨퍼런스에서 소행성에 포함된 물을 이용하는 가치도 논의되었다. 50m 직경의 소행성으로 20%의 질량이 물로 된 소행성에서 태양전지로부터 얻어지는 전력으로 물을 분해하여 수소와 산소를 얻을 경우 그 것을 향후 화성이나 다른 천체를 탐사하기 위한 탐사체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주탐사과정에서 물을 우주 공간으로 반출하는 비용이 크다. 수십년간 지구 상공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우주정거장에 지금까지 약 1톤의 물을 거듭된 운반으로 반출하였다.  당일 컨퍼런스에 참여한 전직 우주인이었던 톰 죤스 박사는 우주정거장에 물 1리터를 반출하기 위한 비용이 약 2만불(2천3백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우주 정거장에서 사용하는 식수의 갸격이 그렇게 비싸기

때문에 물을 버리지 아니하고 재생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행성의 물을 채취하는 것도 상당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물을 사기 위한 수요자는 우주탐사를 진행하는 각국 정부가 될터인데 그러한 수요가 향후 어느 정도 존재할 지 불확실성이 있는 것이다.

 

File:Arkyd-100.jpg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http://en.wikipedia.org/wiki/File:Arkyd-100.jpg

 

"플래니터리 리소시스"는 소행성에서 광물이나 물을 채취하는 작업을 3단계로 추진하려고 한다. 가장 먼저 추진하려고 하는 일이 위 상상도에 보이는 것과 같은 "아키드 100(Arkyd-100)"라는 소행성 관측 망원경을 탑재한 위성을  2-3년 이내에 지구 궤도에 올리려고 하고 있다.   현재 지구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는 소행성이 약 9000개로 파악되고 있다. 그 중에서 광물이나 물을 채취하기 가장 적합한 소행성을 먼저 확정하고 그 다음 단계로 소행성에 접근하는 무인 탐사체를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최종적인 단계에서는 광물을 채취하는 탐사선을 보내게 된다.

 

 

 

2010년 하와이 제도의 사화산 정상에  소행성 관측 전용망원경이 위 사진과 같이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위 망원경의 공식 이름은 "Pan-STARRS (Panoramic Survey Telescope & Rapid Response System) telescope"으로 간단히 줄여 " PS1"라고 부르기도 한다. 위 공식 이름을 번역하면 "전망 관측 망원경 및 급반응 시스템"이다. 위 망원경은 해질 때부터 새벽까지 작용하여 한달에 하늘 전체의 1/6을 살펴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을 조기에  탐지하고 그 궤도를 추적하여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This artist's concept illustrates the first known Earth Trojan asteroid, discovered by WISE.

출처 NASA http://www.nasa.gov/mission_pages/WISE/news/wise20110727.html

 

위와 같은 강력한 소행성 관측 전용 망원경이 지구상에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플래니터리 리소시스" 회사가 독자적인 소행성 관측 망원경을 지구궤도에 올리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것은 지상에서 소행성을 관측할 경우 해가 진 이후에만 관측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구보다 태양에 더 가까이 위치한  소행성은 낮에만 보이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관측할 수 없다.

 

위 사진은 우주에서 작용하는 NASA의 적외선 망원경인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 (WISE)"가  2011년 7월 발견한 달과 같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 TK7 "이라는  소행성의 궤적에 관한 상상도이다. 비록 위 소행성은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2400만 km의 거리에 있어 탐사하기 적합하지 아니하지만 향후 지구를 공전하는 더 가까운 소행성을 발견할 경우 그 것을 탐사하여 이용하는 것이 더 손 쉬울 것이다.

 

 

이 시점에서 "플래니터리 리소시스" 회사의 사업성에 대해 냉정히 다시 살펴 보고 필자가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한 제안을 하여 본다.  희귀 금속을 채취하여 그 것을 지구에 반입하는 것은 최소 십년에서 현실적으로 20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적인 사업이 될 것이다. 기술적인 것을 떠나서 그 것은 경제성으로 보아서 상당히 불확실한 사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물이 있는 소행성을 찾더라고 그 물을 직접 판매하는 것은 우주탐사를 추진하는 각국 정부와의 이해 관계를 조정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2월 24일 열린 플래니터리 리소스사의 컨퍼런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직 CTO이었던  주요한 투자자의 한 사람인  "챨스 시모니"는 "이 사업이 위험도가 많아 자기 집을 담보 대출받아 투자를 하려는 사람에게 권할 사업이 아니고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투자할 사업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대주주인 래리 페이지나 에릭 슈미트와 같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업에 투자자로 참여하려는 것은  이 일이 설사 사업적으로 돈을 벌지 못한다 하더라도 인류의 우주탐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가스 배출의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는 점점 심각하여져 간다. 그러나 그 해결책을 찾는 것은 쉽지 아니하다. "국제 에너지 사무국(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은 1973년 중동발 오일 위기 때 에너지 문제를 협의하기 위하여 설립되어 현재 대한민국 및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서방세계 28개 주요국이 가입되어 있다. IEA 가입국가들은 현재 전세계 에너지 수요의 80%를 점하고 있다.

 

 

IEA는 2012년 4월 25일 "(청정에너지 보급의 추적)Tracking Clean Energy Progress," 라는 연례 보고서를 공개하였다. 이 보고서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청정에너지 보급이 충분히 빨리 진행되고 있지 아니하다는 점을 심각하게 지적하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경향이 그대로 지속될 경우 2050년까지 현재에 비하여 두배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 경우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6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급격한 기온 상승은 전세계에 상상하가 어려운 기상 이변을 낳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각국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더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IEA는  권고하였다. 이에 대해 자세한 것은 아래 링크 참조 http://www.iea.org/press/pressdetail.asp?PRESS_REL_ID=436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그런데 지구의 에너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위 그림과 같이 우주 공간에서 태양광발전을 하여 지상으로 송신하는 것이다. 우주 공간에서 태양광발전을 하는 것은 24시간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아니하여 안정성이나 효율성이 높다. 다만 우주에서 태양광발전을 시도하기 위하여 지구에서 그 시설을 반출하려고 할 경우 그 비용이 천문학적이 되어 경제성이 없는 것이다.

 

 

 

출처 NASA

 

일본 시미즈사가 주축이 되어 달의 적도에 태양광 발전을 하는 띠를 건설하여 그로 부터 발생한 전기를 지구에 마이크로웨이브나 레이저로 송신하여 지구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원대한 계획이 이미 발표되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달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에 막대한 자금이 들고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가장 큰 기술적 장애 요소가 물의 부족이다. 달의 일부 분화구에서 소행성의 충돌에서 남은 얼음 상태의 물이 일부 발견되었지만 그 양이 태양광발전 시설을 만드는 제조에 충분하지 아니한  것이다. 

 

 

"플래니터리 리소시스"  회사가 규소와 물이 풍부한 소행성을 발견하여 그 곳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만드는 시설을 가동하여 제작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 곳에서 제작된 우주 태양광발전 장비를 달보다 더 가까운 지구 궤도에 이동하여 지구에 전력을 공급할 경우 백금 등의 희귀 금속을 반입하는 것보다 더 큰 경제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러한 의견을 영어로 정리하여 플래니터리 리소시스 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리하면 "플래니터리 리소시스" 회사가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을 희귀금속과 물의 채취를 목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것은 자원부족 해결과 우주탐사에 기여한다는 면에서 고무적이다. 다만 희귀금속과 단순히 물을 채취하여서는 상업적인 사업성이 약하다는 것이 필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필자는 "플래니터리 리소시스"가 광물이나 물 채취 이외에 소행성의 자원을 이용하여 "우주 태양광 발전"사업에도  참여할 경우 더 큰 사업성을 가지게 될 뿐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추세를 막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감소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