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나도 젊어서는 노벨상을 받는 꿈이 있었다.

공석환 2012. 10. 10.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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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생물학을 공부하지 아니한 일반인에게 위 그림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는 하지만 생소할 것이다. 위 그림은 인체에서 진통 마취제의 신호를 전달하는  수용체 막 단백질의 생화학적인 특징구조를 보여 주는 것이다.


2012년 노벨 화학상은 "G단백질 연결 수용체(G protein-coupled receptor)"의 기능과 구조를 연구한 업적으로 미국의 로버트 레프코비츠, 브라이언 코빌카 교수가 공동수상하였다.  이 단백질은 인체의 세포 안팍에서 중요한 신호 전달 기능을 하는 것으로 생리적으로 필수적인 역할을 하여 각종 신약을 개발하는 데에도 필수적인 참고가 되는 것이다.


File:Signal transduction pathways.png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생물은 기본 단위로 각종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2012년 일본의 신야 야마나까와 영국의 죤 거든 교수가 공동으로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주제인 줄기세포도 세포의 일종이다. 세포는 외부로부터 보호하고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방질로 된 세포막에 둘러싸여 있다. 위 그림의 노란색 막 부분이 그 것을 표시한다. 그러나 외부에서 신호 전달을 받고 필요한 분자나 이온을 통과시키기 위하여 막에 일종의 문처럼 있는 것을 "막 단백질(membrane protein)"이라 한다.


쉽게 설명을 하면 지방질 막은 세포 내부를 외부로부터 지키는 도시의 성벽과 같은 작용을 한다. 성벽 사이에  필요한  사람이나 물자가 다니기 위한 남대문이나 동대문과 같은 존재가 바로 "막 단백질"인 것이다.


막 단백질 중에서 특히 "G단백질 연결 수용체"라는 단백질은 면역 호르몬이나 진통제의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그 단백질이 없다고 그러면 진통제나 마취제가 잘 듣지 아니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마취가 쉽게 되고 어떤 사람은 마취가 덜 되는 것이 이 단백질의 활성도에 달려 있다.


이 단백질은 단순히 진통, 마취 이외에 면역 신호 등이 전달되어 세포가 외부로부터 신호전달을 받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201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레프코비츠, 코빌카 교수는 이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규명하여 그에 작용하는 각종 신약을 개발하는 데 지대한 기여를 하였다.  비록 일반인들에게 줄기세포는 익숙하여도 "신호전달 수용체 단백질"은 낯선 존재지만 생물학적으로나 약리적인 가치에서 굉장히 중요한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이 분들은 생화학 분야의 탁월한 연구로 노벨 화학상을 당연히 받을만한 업적을 남긴 것이다.


사족이지만 2012년 노벨 화학상 수상을 보면서 이 글을 쓰는 필자도 개인적인 감회가 깊게 든다. 30년전인 1982년 미국 버클리 대학원에 유학을 가서 생물물리학 박사 학위 주제로 연구한 것이 이번 노벨상 수상과 관련된 ":수용체 막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였다. 다만 필자는 자세한 구조를 정확히 밝히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1991년 귀국하여서는 다른 길에 접어 들었다. 그러나 필자도 대학원 연구 당시 이러한 구조를 밝혀서 노벨상을 받는 것이 "젊은 날의 꿈"이었다. 필자가 못  이룬  연구를 성취한 훌륭한 학자들이 올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2012년 노벨 의학상 뿐 아니라 노벨 화학상도  의료, 바이오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의 업적에 대해 수여 되었다.  최근 인류의 수명이 늘어 가면서 의료, 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져 가면서  2012년 노벨 의학상 및 화학상도 그러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이 IT 및 자동차 조선 산업에서는 세계 다른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진다. 그러나 의료, 바이오 분야는 취약하다. 대한민국의 일자리 창출과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서 의료, 바이오 산업의 진흥이 필요하다. 다만 IT, 자동차 산업의 육성에  물량 및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것에  비교하여 의료, 바이오 산업의 육성은 계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매년 노벨상 과학 분야의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쉬움을 가진다. 노벨상은 남들이 하지 아니한 창의적인 연구를 제일 먼저 한 사람들에게 수여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이나 과학 연구는 단기적인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남이 가지 아니한 길을 먼저 개척하기 보다는 남들을 추종하여 금방 성과가 나는 개량 연구 분야를 선호한다.   창의적인 연구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원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만 대한민국도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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