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 전략론

대한민국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

공석환 2010. 4. 3. 15:42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3년차에 들어 왔지마 양식있는 국민들은 실망이 많다. 선거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이 국가가 안정되고 친기업적인 분위기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하여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을 기대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중에 교육개혁 및 일부 규제완화와 같은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4대강사업을 독단으로 추진하고, 세종시관련 국민 여론의 분열 그리고 2010년 3월에 들어 와서 해상초계함인 천안함 침몰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혼란은 도대체 이 정권이 흔히 쓰는 표현인  백년대계를 보는 국가전략을 가지고 있는 가를 의심하게 한다.

 

2010년 4월1일자 조선일보에 기고된 박세일 교수의  "이 나라에 국가전략이 있나"  는 시론은  현 국정의 혼란 상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 준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4/01/2010040101819.html

 

원문을  아래 그대로 옮겨 왔다. 나도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즉 현정부의 정책에 장기적인 국가전략이 부재한 것이 큰 문제이다. 우리나라 격언에 "지피지기(知彼知己)이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과 적을 다 알면 전쟁에서 백번을 싸워도 다 이길수 있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주위의 환경을 우선 보자.  18세기 이전에 우리 민족은 주로 중국, 일본, 그리고 만주족과 타협하기도 하고 투쟁도 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다 19세기에 동아시아는 큰 변화를 겪게 된다. 1840년 일어난 아편전쟁에서 청나라가 영국에 패하면서 서양의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명치유신이라는 자체 걔혁을 거친 후 일본이 서양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이기고 조선을 합병한다. 그리고 2차세계대전에서는 아시아 전체를 지배하려는 시도를 하다가 패배를 하였다.

 

20세기 전반에 일어난 1,2차 세계대전은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고 19세기에 제국주의로 전세계에 영향력을 미친 유럽국가들의 영향력이 줄어든다.  20세기 후반은 미국의 시대였다. 소련과의 양강체제로 냉전시대를 보내다가 소련 공산주의의 몰락이후 미국은 전세계에 경제, 군사, 정치 모든 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절대 강국이 되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서 미국은 경제력으로 절대적인 강국이 아니다. 막대한 무역적자, 재정적자로 심각한 문제를 보여 준다. 미국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잃고 금융산업에 과다하게 의존하다가 2008년 금융기관들의 부실로 인한 위기는 전세계로 번지게 되었다.

 

21세기에서는 통합된 유럽을 지향하는 유럽연합과 무역흑자에 기인한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한 중국이 미국의 독주를 막는 체재의 구성원으로 등장한다. 일본은 한 때 미국 다음의 경제강국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 활력을 잃고 하강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계속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우리나라와 계속 외교적인 마찰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은 100년전인 1910년에 일본에 합병당하였다가 2차세계대전 이후 타의에 의해 남북이 분단되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별개의 국가체재로 독립하였다가 60년전인 1950년에 내전을 겪고 잿더미가 되었다. 그 후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의 문턱에 드는 발전을 가져 왔다.

 

그러나 다음 단계로 대한민국이 도약하기 위하여 필요한 일이 많다. 국가경쟁력을 끌어 당기는 요소로 남북간의 긴장, 남한내에 지역, 사회 계층간의 갈등, 국민의 화합보다는 자신의 정략적인 이익을 위하여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 아직도 관료의식이나 부패가 남아 있는 정부 및 교육기관, 각 개인의 적성보다는 일률적인 순위나 석차를 내는 교육,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원만한 협력, 일자리 창출에 관한 전략 부재 등이다. 그리고 한반도에 영향력을 가지는 다른 국가들과의 바람직한 관계 정립에도 공감대가 적다.

 

나는 우리나라가 장기적인 국가전략을 세우기 위해 본이 될 만한 국가가 스위스라고 생각한다. 이미 이 블로그에 "스위스를 본받자"라는 글을 쓴 바 있다.  http://blog.daum.net/shkong78/10

 

스위스는 유럽중앙에 위치한 국가로 영토가 작아 자연자원이 부족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오스트리아(19세기까지는 강국이었다.) 등 강국사이에서 생존하였다. 국내적으로 보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 어 등 언어를 여러개 사용하는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잘 화합하여 고부가 가치를 위주로 한 제조업, 금융업, 관광 물류 산업 등을 발전시켰다. 영세중립국으로 평화를 중시하면서도 국방태세를 철저하게 갖추면서 유엔 국제기구들을 많이 유치하고 있다. 

 

이 블로그에 "대한민국 국가 전략론"이라는 새로운 폴더를 만들어 이 글을 이어 우리나라 상황과 스위스를 다시 자세히 비교하는 총론적인 내용,  국제및 대북관계, 국내정치, 교육 및 사회문제 , 과학기술, 경제 및 일자리 창출 등의  글을 각론으로 이어 쓸 예정이다.

 

 

 

여·야, 삼성·현대 전략은 있어도 국가 전략은 없어
천안함 사건도 정파적으로 이용하려 난리
표만 되면 무슨 일이든 해… 나라 성공해야 국민 성공

21세기는 '전략의 시대'이다.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높아져 미래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약의 기회와 추락의 위험이 공존하는 시대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성공을 위해선 전략을 소중히 하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지금 기업·학교·정당 등 개별조직들의 전략은 많은데, 도대체 '국가의 종합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국가공동체 구성원들의 '개별전략'은 있는데 국가의 '전체전략'이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아무도 국가전략의 실종을 걱정하지 않고 있다.

오늘의 정치권은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당내 권력투쟁에만 '올인'하고 있다. 국가비전과 국가전략에 대한 고민은 안 보인다. 지난 1년간 '수도분할'을 가지고 국민을 분열시키더니 요즈음은 '무상(無償)급식' 가지고 난리이다. 우리나라 경제계는 내 기업 잘되는 데는 수조원씩 투자하지만, 국가가 잘되는 데는 대단히 인색하다.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고 키우기 위한 연구·교육·홍보에 대기업이 큰돈을 기부했다는 소식은 없다. 학계도 마찬가지이다. 총장선거와 사외이사에 바쁘다는 이야기는 나와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연구와 고민에 침식(寢食)을 잊었다는 이야기는 없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어떠한 안팎의 도전이 있는가? 가장 급한 것이 북한의 체제와 리더십위기이다. 이번의 '천안함 침몰'도 이러한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이 북한의 위기가 한반도의 통일을 가져올 수도 있고, 새로운 분단으로 갈 수도 있다. 사실 해방 이후 최대의 민족사적인 도전이다. 북한에 티베트식의 친(親)중국 위성(衛星)국가의 등장을 막으려면, 그래서 한반도의 새로운 영구분단이라는 천추의 한을 남기지 않으려면, 국민 모두가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적극적 통일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지도층 어디에도 산사태처럼 몰려오는 한반도의 위기를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치열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천안함 침몰도 정파적으로 이용하려 야단이다.

역사는 기억하지 않는 국민들에게는 반복되는 법이다. 1945년 해방되기 전에 우리는 해방 후에 대한 준비가 너무 부실하였다. 그래서 해방 후 국론의 분열과 갈등, 그리고 결국은 6·25라는 민족상잔의 비극까지 치렀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실패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준비를 하고 있는가.

다음으로 시급한 국가과제는 교육개혁이다. 21세기는 공(公)교육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고 교육지배구조를 쇄신하여 세계최고수준의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면 어느 나라도 성공할 수 없는 시대이다. 그래서 전 세계가 교육개혁의 무한(無限)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권은 어떠한가? 지금이 어느 때인데 어떻게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이 가장 시급한 교육개혁과제가 될 수 있는가? 참 한심한 일이다. 국가전략은 표류하고 있는데, 표만 된다면 무슨 공약이든 만들어 내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가 되고 있다.

지금 이 나라에는 여당과 야당, 삼성과 현대의 개별전략은 있지만 국가의 종합전략은 없다. 그래서 2008년 새 정부가 등장할 때, 일부의 학자들이 모여 정부기구로서 '국가기획원'과 종합국책연구소로서 '국가전략원'의 설립을 건의한 바 있다. 그런데 정치권의 무관심과 기득권의 방해로 현재 그 추진이 중단되어 있다. 그러는 사이에 2009년 일본에서 등장한 새 정부가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이 신(新) 일본 창조를 위한 '국가전략국'을 세우고 '국가전략상'을 임명하는 일이었다.

도대체 나라가 성공하지 못하는데 그 나라 구성원들이 성공할 수 있을까? 면암 최익현 선생께서 의병을 일으키면서 "나라가 망하는데 백성이 어찌 보전되겠는가?"라고 한탄하셨다. 국가전략이 성공하지 못하는 나라에, 아무리 각자도생(各自圖生)한다고, 개별전략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나라를 성공시키는 것이 각자가 성공하는 최선의 길임을 우리 지도자와 국민 모두가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