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미국신문에서 줄기세포 관련 헌재결정을 토론

공석환 2010. 5. 30. 13:23

 

출처 위키미디아 공용

 

위 그림 내용을 한국어로 설명하면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여 처음 분화되기 전에 "전능성 세포(totipotent)"를 이루고 그 세포가 분화하여 배반세포(blastocyst)를 이룬다. 배반세포가 여자의 자궁에 착상하면 태아가 되기 시작한다. 배반포  내부에서 다기능성(pluripotent)의 줄기세포를 분리하여 하나의 기능만을 가진 각종  인체 내부의 심장. 뇌, 면역계통 등 다양한 장기를 만들수 있는 것이다.

 

5월 27일 헌법재판소는 "배아를 연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생명윤리법 규정은 배아가 갖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를 전원일치로 각하 결정하였다.  냉동 상태에 있는 초기 배아(胚芽)는 인간으로서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없고 5년 이후에 폐기 규정도 오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정당하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된다.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4202384

 

사실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이미 기대된 내용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법조계에서 인간으로서 완성된 기본권을 가지는 것은 출생 이후라고 보는 것이 다수의 견해이다. 

 

 그러나 일단 여자의 자궁에 착상된 태아는 비록 독립되고 완전한 기본권을 누리는 주체는 아니더라도 일정 조건 보호를 받아 현행법상 낙태를 제한하는 여려 규정이 있다. 다만 낙태를 제한하는 법을 실제 시행하는 것과 관련하여 최근 논란이 있다. 낙태의 논란에 관한 것은 다음에 다루어 보고 여기서는 인간 배아 줄기세포에 관한 것만 논한다.

 

그런데 이 내용이 미국 전국 일간지인 USA Today에 소개되어 미국독자들간에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영어 원문을 볼 수 있다. 한국 법원의 판결이 미국 신문에 언급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http://content.usatoday.com/communities/Religion/post/2010/05/embryos-are-not-life-forms-south-korea-court-rules/1

 

다만 유럽의 통신사인 AFP가 소개한 내용에 중대한 오역이 있어 신경에 거슬린다 .헌법재판소는 수정된 인체 배아가 "생명체(life forms)" 가 아니므로 연구에 사용되거나 폐기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으로 보도하였다.(관련 원문 The Constitutional Court there has ruled that "human embryos left over from fertility treatment are not life forms and can be used for research or destroyed)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는 "초기 배아가 인간으로 발전할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원시 생명체"라고 하였다. 다만 독립되고 완성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기본권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따라서 올바르게 번역을 한다면 다음과 같이 하여야 한다.  

 

 The Constitutional Court there has ruled that "human embryos left over from fertility treatment are not entitled to rights as human yet and can be used for research or destroyed

 

 

 미국 신문에서 다음과 같은 주제로 독자의 토론 대상으로 되었다.  한국에서 배아세포 연구에 대한 법적 제한이 적다. 그러면  "한국연구자가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당신이나 당신이 사랑하는 가까운 사람이 직면한 난치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할 경우 당신이 배아세포에 대한 연구가 허용된 것에 대해 윤리적으로 혐오하더라도 그 치료방법을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If Korean researchers, using these embryonic stem cells, find a cure to a dread disease, one that you or someone you love is facing, would you accept that treatment even if you abhor the ethics behind the research?

 

 

위 토론 사항에 90개 이상의 댓글이 붙었다. 다만 위에서 지적한대로 배아세포를 "생명체"가 아닌 것처럼 번역한 중대한 오류로 왜곡된 댓글도 있다.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을 몇개 소개하여 본다. 

 

thank goodness, a country with some common sense! a "fertilized egg" cannot survive on it;s own therefore is not a "baby"...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A born baby can't survive on it's own, many senior citizens can't survive on their own, children can't survive on their own, many handicapped can't survive on their own.....and the list goes on on. I think you get the point.

 

추천 10을 받은 글로 "수정된 알"이 자신으로 생존할 수 없어 "아기"가 아니라고 그런다면 상식이 부족한 국가이다. 노약자나 장애자처럼 자신이 생존할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and what else does this mean, S. Korea is going to kick us in the pants when it comes to biotech research. And we wonder why we're falling behind economically - "christian values". we may as well go back to the dark ages..."

 

추천 17을 받은 댓글로 생명공학 분야에서 한국은 미국을 앞서 나갈 것이다. 우리는 "기독교 가치" 때문에 중세 암흑시대처럼 경제적으로 뒤떨어질 수 있다.

 
 

Here's one more that thinks it's the right decision. After 45 yrs. of delivering health care, I don't need to argue with idiots. Keep your religion in church. Believe what you will, but don't transfer those beliefs to anyone else. Stem cell research is LEGAL and it's good for humanity.


19개로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을 글이다. 이 것은 올바른 결정이다. 45년간 의료계에 있으면서 나는 더 이상 천치들하고 논쟁하고 싶지 아니하다. 당신의 신앙은 교회에서나 믿어라. 내 신앙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아라. 줄기세포 연구는 적법하며 인류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종교관점에서 한국 법원 결정이 잘 못되었다는 취지의 댓글이 더 많았으나 추천을 많이 받은 글은 줄기세포 연구를 자유화하여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미국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대립이 심한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논쟁의 배경에 대한 것을 이해하기 위하여 현재 유럽이나 미국에서 배아세포 연구 관련 규제 조치를 알 필요가 있다.

 

유럽국가중 오스트리아, 덴마크, 프랑스, 독일과 아일랜드는 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을 허용하지 아니한다. 반면에 핀랜드, 그리스, 네델란드, 스웨덴, 영국은 허용한다.

 

미국에서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 허용범위와 연방정부 연구비 보조가능 범위가 아직도 뜨거운 사회적, 정치적인 이슈이다.  1988년 만간이 지원하여 처음 인간 배아 줄기세포가 만들어졌었다. 그 것을 정부연구 자금으로 지원할 것인가 여부에 대해 클린턴 대통령은 인공수정시술 과정에서 남은 배아세포에 대해 줄기세포 연구가 배아를 직접적으로 파괴하지 아니하는 조건을 달아 허용하려 하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보수적인 종교계를 의식하여 연방정부비 지원을 제한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3월  인간 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재개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배아를 죽이거나 폐기하여서는 안된다는 딕키-위커(Dickey-Wicker) 조항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정부 연구비로서 새로운 줄기세포를 만들 수는 없다. 다만 기존에 민간자금으로 만들어진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연구비 지원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미국 신교 및 구교 등 기독교 단체에서 아직도 인간 배아세포연구에 대한 반대의견이 상당히 있다. 수정을 하는 순간 신이 인간으로서 생명체를 창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다만 대부분의 기독교계에서 성인세포나 태반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를 하지 아니하거나 찬성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정리를 하여 보자. 우리나라에서 황우석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 데이타를 조작한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있었다. 그 당시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음해하기 위한 것아라는 음모론도 돌았다. 황우석 교수가 일반인에게 생명공학 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홍보를 한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당시 데이타 조작은 언제가는 드러날 사건으로 우리나라내에서 검증된 것이 차라리 다행한 일이였다. 다만 황우석교수 연구와 관련하였던 팀들이 과거 잘 못된 것을 뉘우치고 새로 다시 연구를 시작할 기회는 주는 것이 국익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자연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생명공학 산업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중의 하나이다. 생명공학에서 줄기세포 이외에도 신약개발, 생물학적 제재(바이오 시밀라), 기타 첨단 의료기기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과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같이 노력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