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신지애의 세계 랭킹 1위가 위험하다.

공석환 2010. 6. 15. 12:35

 

출처 LPGA 홈페이지

 

 

월드컵 열기로 국민의 관심이 축구 대표팀인 태극 전사들의 활약에 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자 골프선수들이 미국 LPGA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흐뭇하다.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6월 11일 부터 열린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서 위 사진에 보이는 미국선수 크리스티 커 가 우승을 하였다. 올해 미국선수로는 처음 우승을 하는 것이다.

 

우승까지 우여 곡절이 많았다. 현지 시간 6월 13일 토요일 비로 경기가 중단되어 3라운드를 마치지 못하고 잔여 경기를 일요일 새벽에 마쳤다.   3라운드를 마친 결과 19언더파로 크리스티 커가 선두로 나섰다. (2라운드까지 상황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의 글 "바람빠진 공처럼 되어버린 LPGA"   http://blog.daum.net/shkong78/671  참조)

 

그런데 오후에 최종 4라운드를 진행하다가 비로 다시 경기가 중단되었다. 여기서 진행자측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경기를 축소하여 3라운드 결과까지 하면 크리스티 커가 자동으로 우승을 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선수들이 4라운드 18홀을 다 마쳤다는 점에서 3라운드까지의 성적으로 순위를 매기면 불공평하다고 판단을 하였다.

 

그래서 월요일 오전에 잔여 경기를  한 것이다. 그 결과는 크리스티 커가 22언더파로 최나연, 안나 노드크비스트(스웨덴선수)를 한타차로 아슬아슬하게 재치고 우승을 하였다.  그리고 다시 한타차인 공동4위에 박희영, 중국본토 출신의 샨샨 펭이 있고 한국 선수들은 우승은 못하였어도 10위안에 이지영, 민나옹, 김송희를 포함하여 5명이 드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지금 미국 현지에서 LPGA가 위기 상황이다. TV 중계 빈도나 시청률도 그렇고 골프 사이트에서 댓글 붙는 수나 반응을 보아도 그러하다.

 

신체적인 조건으로 여자선수들이 남자선수들처럼 호쾌한 샷을 날리기는 어렵다. 미셸 위가 남자 프로대회에 참가하면서 남자 선수들을 무리하게 따라하다가 "뱁새가 황새를 쫓다가 가랭이가 찠어진다"는 속담처럼 스윙이 상당 기간 망가졌었다.

 

그러나 아마츄어 입장에서는 여자 선수들의 플레이가 더 친숙하고 배울 것이 많다. 프로암에서 남자 프로선수들은 같이 동반한 손님들의 기를 죽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자 선수들과 남자 상급 아마츄어는 거의 비슷한 거리로 나간다. 다만 숏게임이나 퍼팅 등의 세기에서 프로가 나은 것이다. 그래서 국내에서 여자 프로골프 대회 개최가 활발한 이유가  프로암에서 손님 접대하기가 좋다고 한다.

 

미국에서 여자 프로골프가 남자 프로골프만큼 인기를 가진 적은 없었다. 그러나 아니카 소렌스탐, 카리 웹, 박세리가 3대군왕으로 치열하게 경쟁할 때는 그래도 상당한 관중을 끌었다. 가장 전성기는 박지은이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우승하면서 3대군왕 사이의 틈을 끼어 들려고 한 시점이다.

 

최근 우리나라 여자선수들이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할 것 만은 아니라고 본다.  3대군왕중에 미국 선수가 없었다.

 

더구나 박지은은 한국서 태어나고 중학교 이후에 미국에 가서 학교를 다녔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같이 경기를 하고 싶어할 정도로 미국 현지에서  인기가 좋았다. 결국 한국선수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매너를 갖추면 미국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LPGA 가 미국 현지에서 위기를 벗어나 인기를 얻기 위하여서는 드라이버 장타로 대중성을 가지고 있는 미셸 위가 유일한 구세주로서 우승도 하고 좋은 성적을 내어야 한다는 기대가 많았다. 그러나 미셸 위는 스탠포드를 졸업하기 위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느냐고 아직은 제 실력을 못내고 있다.  참고로 타이거 우즈는 스탠포드를 입학은 하였으나 중퇴하였다.

 

크리스티 커도 훌륭한 선수이다. 키는 161cm로 미국선수로는 단신이다. 그리고 한 때 당뇨병으로 고생을 하였다. 그러나 드라이버 평균거리가 258야드(2010년 현재 24위)로 장타자이다. 작은 고추처럼 매서운 선수이다. 얼굴 모습이 팦스타 마돈나와 유사하여 잡지에 표지로 나온 적이 있다.

 

 크리스티 커는 LPGA 14년차로 통산 12승을 거두고 꾸준한 경기력으로 지금까지 상금 총액수도 일천만불을 넘는다. 스테이트 팜 클래식 대회 전에 롤렉스 세계 랭킹이 5위였는데 이번 우승으로 3위 또는 4위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신지애 선수가 맹장수술을 받고 최소한 다음주까지 결장한다고 그러는데, 크리스티 커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내면 신지애을 제치고 세계 랭킹 1위로 올라 설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 LPGA의 인기 부활을 위해 미셸 위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였는데 어쩌면 "꿩 대신 닭"으로 크리스티 커가 좋은 성적을 내면 그 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최근 미국에서 열리는 LPGA 대회의 코스 연장이 길어지고 있다. 장타 위주의 미국선수들에게 유리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 미야자또가 처음 아시아 지역에서 열린 대회 3개를 연속으로 우승하고도 미국 현지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는 예선도 탈락하는 등 부진하고 있다.

 

정리하면 크리스티 커의 우승은 우리에게도 환영할만한 것 같다. 미국 현지에서 LPGA가 인기를 잃어 대회가 계속 줄게 되면 곤란한 것이다. 그리고 크리스티 커, 앤젤라 스탠포드, 미셸 위 등의 미국 선수들이 우리나라의 신지애, 최나연, 김인경, 김송희, 박인비  등과 치열하게  경쟁을 하게 되면 관중 입장에서도 더 흥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지애 선수는 맹장염 수술 받은 결과가 잘 치유된 후에 무리하지 말고 적당한 시기에 복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대신 다른 우리나라 여자 선수들이 다음 대회에서는 우승을 하여 신지애의 세계 랭킹 1위를 지켜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