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토끼해이다. 그런데 토끼는 이미지가 약한 것인지 연초에 토끼에 대한 언급이 있은 후 조용하다. 반면에 말띠, 용띠, 호랑이띠 등은 튀는 느낌을 준다. 개띠도 58년 개띠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베이비부머 세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별주부전에서 토끼는 약으나 자기 꾀에 넘어가는 동물로 나온다. 그런데 실제 토끼를 접하여 보면 빠르기는 하지만 덩치가 작아서 그런지 겁이 많고 순한 동물이지 꾀가 있어 보이지는 아니하다.
토끼와 사슴의 공통점은 무엇일가. 첫째 둘다 순한 초식동물이라는 점, 둘째, 위 사진에서 잘 나타나듯이 가까이 보면 초식동물이라서 그런지 눈이 이쁘다. 마지막 공통점은 캐나다 밴쿠버 교외의 우리집 뒷마당에 자주 나온다는 점이다. 위 사진들은 작년에 우리집 마당에서 찍은 사진이다. 뒤의 사슴새끼는 만화영화에 나오는 "뱀비"와 눈이 닮았다.
차이점은 우선 덩치가 큰 차이 난다. 둘째 이미지상으로 토끼라는 말이 그리 이미지가 좋은 편은 아니다. 경망스러운 경우나 심지어는 남자들의 성적인 문제에도 토끼라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사슴은 노천명 시인의 "목이 길어 슬픈 짐승"이라는 시에서 처럼 이미지가 좋다. 물론 숫사슴의 녹용이 보약으로도 쓰이니 더욱 사슴의 이미지는 순하면서도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세째 토끼띠는 있어도 사슴띠는 없다.
네째 사슴은 덩치가 크고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우리집 뒷 마당에서 낮잠도 자고 가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 쉽다. 그러나 토끼는 덩치도 작지만 빠르고 겁이 많아 조그만한 소리에도 숨기 때문에 야생 상태에서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아니하다. 마지막으로 토끼는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아니하지만 사슴은 마당에 이쁘게 핀 꽃들을 마음대로 뜯어 먹기 때문에 내 마음에 상처를 준다. 그러면 최근 찍은 사진을 보면서 다시 설명하여 본다.
이번주 4월 25일 산책을 나가다 옆집 마당에서 서서 명상을 하는 토끼를 발견하였다. 풀밭이 아닌 곳에 토끼가 가만히 있는 것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살짝 가까이 가서 다시 클로즈엎 하여 사진을 찍었다. 귀여운 토끼야 무슨 생각하고 있니?
결국은 내 존재를 느끼자 마자 잽싸게 움직여 소나무 밑으로 들어 갔다.
그런데 다시 사진을 찍다 보니 토끼 한마리가 더 있었다. 친구인지 부부인지 모르겠는데, 자기 짝이 어디 갔나 하고 여기 저기 보면서 찾고 있었나? 위 사진에서 여기 캐나다 토끼의 모습이 가장 뚜렷하게 보인다. 귀는 짧아서 나비 넥타이 처럼 보인다. 다리도 짧은 데 저 다리로 어떻게 그리 빨리 움직이는지. 몸은 아주 통통하다. 여기 먹을 것이 풍부하나 보다.
위 사진은 저번 주인 4월 23일 우리집 뒷마당 화단에 피어 있던 튤립의 모습이다. 노란색 튤립은 조금 늦게 피면서 아직 몽우리 상태이다. 조금 있으면 만개하여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하였다.
4월 25일 일어나자 마자 튤립이 아직 멀쩡한 것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그리고 약 한시간 후 장난꾸러기 사슴 두마리가 뒷마당에 나타났다. 사람으로 치면 중고생 나이 정도로 가장 장난이 심할 나이이다. 무엇인가 느낌이 안 좋아서 튤립이 있는 화단을 쳐다 보았다.
아이고 방금 전에 멀쩡하였던 튤립이 이미 쑥밭이 되었다. 시간상으로 이 말썽꾸러기 사슴들이 튤립을 먹어 치운 것이 확실한 것이다.
이 놈들 튤립을 먹고 나서 기운이 나는지 머리를 맞대고 씨름을 하기 시작한다.
조금 있다 보니 캥거루처럼 발을 들고 꼭 싸우는 것처럼 장난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두마리는 아마 형제 내지 남매, 아니면 자매로 추정하는데 금방 다시 친하여져서 얼굴을 맞댄다. 여러번 관찰하여 보았는데 서로 장난은 하면서도 가끔은 서로 몸에 있는 벌레를 입으로 제거하여 주기도 하면서 서로 친하다.
우리집 마당의 튤립은 명복을 다하였지만 저 장난꾸러기들을 탓해 보아야 소용이 없어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저 놈들은 향기로운 튤립을 오늘 특식으로 맛있게 얌얌하였을 것이다. 작년보다도 더 빨리 튤립을 없엔 것 같다.
위 사진은 작년 4월말에 찍은 사진이다. 붉은 색 뿐아니라 노란색 튤립까지 아름답게 피었었다.
그러나 작년에도 며칠 후 튤립은 쑥 밭이 되었다. 위 사진은 이미 튤립꽃을 다 먹고 나서도 아쉬움이 남는지 다시 와서 줄기까지 먹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이 블로그의 이름이 '사슴의 정원"이라 이 얄미운 사슴을 용서하기로 한다. 작년에 일어난 일에 대해 자세한 것은 "튤립 도둑은 누구일까요?" 참조 http://blog.daum.net/shkong78/602
사슴은 우리집 뒷마당을 자기 보금자리처럼 생각하고 낮잠도 자면서 쉬고 간다. 위 사진은 이번주 4월26일 찍은 사진이다. 용서하고 우리 집 뒷 마당을 사슴과 같이 쓰기로 한다.
다만 사슴들이 주인의 사생활은 존중하여 주었으면 한다. 작년에 찍은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뒷마당 앞으로 난 거실 창을 통하여 집안을 들여다 보는 것은 좀 피하여 주었으면 ! 가끔 창문을 보다가 눈을 마주치기도 한다. 처음에는 놀란 적도 있는데 이제는 서로 태연하다.
토끼로 시작한 글을 토끼 이야기로 마무리지면 마당에서 토끼는 빨리 움직여서 사진을 찍기 쉽지 아니하다. 사진은 캐나다 현지 날자 4월30일새벽에 운좋게 찍어 추가한 것으로 두마리가 다정한 짝으로 보인다.
토끼는 겁이 많아 나하고 눈을 마주쳐 본 것은 며칠 전 옆집 마당에서 처음인 것 같다. 그 것도 눈을 마주치자 마자 잽싸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반면에 사슴은 내가 마당에 나가도 10m 이상의 거리에서 떨어져 있고 내가 특히 사슴을 놀라게 하는 동작을 취하지 아니하면 그냥 그 자리에 태연히 앉아서 쉬기도 한다.
이틀전 한국은 4.27재보선이 치루어졌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말이 많다. 민심을 읽고 존중하겠다는 것은 빈말로 지나가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이 정치인들에 대해 가지는 인식이 일반적으로 좋지 아니하다. 민심을 존중한다는 말만 앞세우지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4대강사업에 대해서 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정부는 막무가내로 밀어 부치고 있다. 국민들이 정치인의 눈을 볼 때 위 토끼나 사슴의 눈처럼 친근하고도 편하게 느끼면서 신뢰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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