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나라당과 나경원이 박원순을 검증할 자격이 있는가?

공석환 2011. 10. 21. 00:52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제기한 무상급식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투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후 치루어지는 서울 시장  보궐선거가 과열되면서 보기 좋지 아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세훈은 서울시 디자인 사업이나  서해뱃길 연결 등 외관으로 나타나는 사업에 시 예산을 집중하여 큰 금액을 사용하면서도  얼마 안되는 예산이 드는 무상급식 문제를 중요한 이념문제인 것처럼 부풀려 보수의 상징으로 행세하려다가 시민의 세금만 더 낭비하고 퇴진한 것이다.

 

이러한 사유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루어지는 경위를 생각하여  한나라당은 오세훈 시장을 공천하였던 당으로서 먼저 사과하고 시민의 뜻을 존중하는 겸허한 자세로 선거에 임하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은 대다수 서울 시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야당 단일후보로 박원순 변호사가 지명되고 한나라당에서 판사 출신의 나경원 의원을 공천하였을 때 서울 시민들은  법조인 출신으로서 두 후보가 공정하면서도 정책선거가 될 것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두 후보의 토론과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벌어진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서울 시민을 위한 정책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박원순 후보의 흠집만을 잡는 네거타브 비방전을 계속하고 있다.  더구나 한나라당과 나경원후보는 이러한 네거티브 비방이 박원순 후보의 검증을 위한 정당한 절차로 합리화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한나라당이나 나경원 후보가 과연 다른 후보를  검증한다고 나설 자격이 되는지 생각하여 보자. MB 대통령 취임 후 각종 장관이나 총리 후보마다 병역미필,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그리고 부동산 거래 가격을 낮추어 신고하여 탈세를 한 사람들을 천거하고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취임을 밀어 부친 것이다. 오죽하면 MB 정권에서 위 4가지 조건인 병역미필,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탈세가 고위 공직자가 되기 위한 선행조건이라는 말이 돌고 있는지를 한나라당은 반성해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MB에게 있었다. BBK나 도곡동 땅 차명 사건은 아직도 국민들에게 납득이 갈만큼 해명되지 아니하고 의문에 싸여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MB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소유하였던 서초동 소재 건물에 남편과 함깨 해외유학을 떠난 딸이 근무하였던 것 같이 꾸며 비용처리하여 탈세를 저지른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당시 MB캠프에 대변인으로 있던 나경원 의원은 단순한 실수라고 교언영색하면서 그 차액을 사후 반납하는 것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는 것처럼 넘어 갔다.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된 미국에서 정치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철저하게 이루어진다. 그런데 가장 치명적인 것이 탈세이다. 즉 정치인의 가장 큰 임무는 국민이 낸 세금을 전체 국민의 이익에 맞게 잘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따라서 탈세 경력이 밝혀진 후보는 정치인을 할 가장 기본적인 자격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그 것으로 더 이상 공직후보직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미국 기준으로 보면 MB가 미국 유학을 떠나 국내에 체제하지 아니하고 있는 딸 명의로 2년간 비용처리한 것은 고의적인 탈세로서 그 사실만으로 공직 후보에서 사퇴하였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은 탈세와 절세를 혼동하면서 관용을 베풀어 MB를 대통령에 선출한 것이다.

 

그런데 MB가 현재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요한 국책사업 진행과정에서 국민의 의사를 먼저 묻지 아니하고 강행하여 국민이 낸 세금을 낭비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경인운하는 처음에 민자사업으로 추진하여 국민이 낸 세금이 사용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수자원공사가 맡은 후 그 사업성의 결여로 2조가 넘는 공사비를 사용하고도 애물 단지가 될 운명에 처하여 있다.  그리고 비록 백지화되기는 하였지만 내곡동에 퇴임 후 사저를 준비하는 과정이나 논현동 자택에 대한 공시지가를 내리는 과정에서 국민이 낸 세금은 눈먼 돈 처럼 낭비하면서 자신의 이득은 챙기려고 한다는 국민적인 의혹을 받는 사실을 다시 상기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나라당은 MB나 다른 대부분의 국무요인들을  제대로 자체 검증하지 못하고 국민에게 불량품을 안겨버린 원죄가 있는 것이다.

 

박원순 후보에 대해 소위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행하여지는 사실들은 거의 다  사소한 일이다. 서울대 사회계열을 입학한 후 중퇴한 것이 서울 법대 중퇴로 일부 잘못 소개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타의에 의해 중퇴를 하지 아니하였을 경우 2학년 때 법때 진학할 가능성이 높았던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더구나  본인이 2006년 KBS1 <파워인터뷰> 방송에서 진행자의 ‘법대’ 멘트에 대해 "법대 아닌 사회계열을 다녔었다고 정정하였던 적"이 있던 사실에서 이 문제는 더 이상 큰 이슈가 될 수 없다. 더 나아가 한나라당에서 박원순 변호사의 하바드 교환교수 등의 경력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을 하는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박원순 변호사가 희망제작소 활동에서 대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은 사실에 대한 비판도 적절하지 아니하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이윤만을 추구하고 사회기여가 적다는 비판이 많다.  대기업이 직접 사회봉사 활동에 나서기 힘든 상황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희망제작소에 박원순 변호사의 권유를 받아 기부를 하였다는 사실은 오히려 긍정적인 것이다. 다만 참여연대의 비판 대상이었던 기업이  희망제작소에 대해 기부를 하였다는 의혹을 받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그러한 대가성을 입증할 만한 뚜렷한 근거 없이 일방적인 비판을 제기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

 

그런데 자신이 백조처럼 깨끗한 것으로 나서던 나경원 후보에게 최근 중대한 의혹이 쏟아 지고 있다. 부친이 관여하던 신흥학원에 대해 자신과 관련이 없던 것처럼  질문을 피하다가  나경원 의원이 최근 11년간 신흥학원에 이사자격으로 근무하고 그 학교에 재직중인 다수 교사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 그리고 신흥학원이 과거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회계서류를 소각한 것에 과연 나경원 의원이 이사로서 감독 책임이 없는 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나경원 후보가 변호사 개업을 한 이후 자신이 받은 수임료를 직원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받아 처리하여 탈세 의혹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자신의 사무장에게 넘기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해명하지 아니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본인이 직접 나서 당시 입금 관계를 사실 그대로 밝히기를 촉구한다.

 

나경원 의원이 신흥학원이나 본인의 회계 문제에 대해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밝히지 못할 경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 될 것이다.

 

시민들은 서울 시장 보궐선거가 정책 대결보다는 서로 상대방을 비방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진행함에 따라 대한민국 정치 풍토에 다시 회의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내년에 국회의원 총선 및 대통령 선거를 앞 두고 좋지 못한 전례를 남길 것이다. 국민은  새롭고 공정한  정치개혁을 바라는데 이번 서울시장 보궐 선거는 꺼꾸로 구태 정치 풍토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박원순, 나경원 두 후보는 자신들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모든 사실을 공개하여  답하고 더 이상 새로운 네거티브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삼가하기 바란다. 그리고 서울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 대결이 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정책안을 다듬어 다시 시민에게 명확하게 제시하기 바란다.

 

정리하면 한나라당이나 나경원 후보는 과거의 행태로 보아  상대방을 검증할 자격이 되지 아니한다. 박원순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충분하고 최종적인 검증은 서울시민이 할 것이다.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후보에 대해 제기한 의혹도 결국은 서울 시민이 검증하여 심판할 것이다. 그러한 철저하고 공정한  검증을 위하여 서울 시민이 나 하나 선거에 참여하지 않아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무책임한 태도를 버리고 모두 선거에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서울 시장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이 대한민국 주인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정치 풍토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본다. 다시 한번 선거 당사자들의 페어 플레이를 촉구하면서 서울 시민들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를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