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쟁의 악순환이 낳은 아프간의 비극

공석환 2012. 3. 13. 07:54

 

 

 

 

 

 

 

 

 

 

 

 

 

 

 

 

 

 

 

 

 

 

 

 

 

2012년 3월 11일 일요일 새벽 3시경 아프가니스탄의 남단으로 파키스탄과 전하고 있는 칸다하르 지역에 위치한 판즈왈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비극이 일어났다.

 

미국 군인 한명이 단독으로 미군기지를 나와 주변 민가에 침입하여 무고한 민간인을 살상하여 지금까지 16명이 사망하였다.(심각한 부상자로 사망자수는 추후 늘 수 있다.)   사망자 중에는 만 2살의 영아 등 어린이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은 2014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철군한 후에도 회교 과격 단체인 탈리반이 아닌 온건한 민간정부를 유지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주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희생자에 대한 위로의 표시를 표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와 법적 처벌을 약속하였으나 그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탈리반은 당장 보복행동에 나설 것을 발표하였다.

 

 최근 미군이 회교성전인 코란을 태운 후 탈리반의 보복으로 미군 7몀을 포함한 다수의 아프가니스탄인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민간인 학살 사건은 공무중이 아닌 시간에  개인이 단독으로 저지른 범죄로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주둔하고 있다는 명분을 무너트리고 있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민간인을 학살한 군인이 현재 조사를 받고 있어 공식적으로는 그의 신분이 감추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신상에 대한 정보가 흘러 나오고 있다.

 

그는 38세의 상사로 11년간 군복무 경험이 있고 더구나 결혼을 하여 미국에 자녀 두명도 있다고 한다. 그러한 사람이 한밤중에 기지를 나와 민간인을 무참하게 살해하고 다니는 "괴물"이 되었을까?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것은 그가 3번이나 이라크 전에도 참전하였다가 다시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후 자신을 조절할 수 없는 정신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사를 오가는 전투 상황을 겪은 후 심리적인 공황을 겪는 것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라고 부른다.  계속적인 정신적인 불안으로 인하여 우을증이나 폭력성을 보이고 심하면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잘 보여주는 것이 유명한 영화 "디어 헌터(Deer Hunter, 사슴 사냥꾼)"이다. 철광소에서 일을 하면서 당구도 같이 치고 평화롭게 살다가 베트남전 참전하여 포로과 되어서 "러시안 룰렛"이라는 생사를 넘나드는 게임의 종속물이 된 후 그 것을 벗어나지 못하고 러시아 룰렛을 계속 하다가 죽는 친구, 그리고 주인공인 로버트 드니로도 전역을 한 후  다시 사슴 사냥에 나섰다가 사슴이 자신의 친구의 모습과  겹쳐 보여 방아쇠를 당기지 못한다.

 

전투의 생사를 오가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괴물이 되어 버린 사람이 저지른 무고한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학살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근본적으로 전세계가 하나의 국가가 되어 전쟁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언어, 문화, 경제력이 다른 나라가 통합되는 것이 쉽지 아니하다는 것을 최근 유로존의 통합이 보여주고 있다.

 

정리하면 이번 아프가니스탄의 민간인 학살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참혹한 일을 저지른 사람 자신도 전쟁의 피해자가 아닌지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피가 피를 부르는 보복보다는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사태를 수습하여 아프가니스탄이 평화의 길로 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