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의 위세와 대한민국의 장기전략

공석환 2012. 2. 6. 20:30

2020년이면 중국이 국내 총생산(GNP)에서 미국을 앞서 세계 최대의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미 중국은 국제관계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에 중국은 참여하지 아니한다고 발표하였다. 그 여파로 이란에 대한 실효성있는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이란 소비시장에서 중국기업과 전자, 자동차 분야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도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랍의 봄" 이라고 불리우는 중동지역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과정에서  끝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 시리아의 장기독재자인 아사드 대통령이다. 아사드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무력진압을 비난하는 유엔 안보리 성명 채택에 러시아와 중국이 같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반대하여 결의가 무산되었다.

 

러시아의 경우는 시리아에 해군기지를 운용하면서 무기수출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많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시리아의 독재자를 옹호하는 것이 합리화되지는 아니하지만 일면 러시아의 입장을 들여다 볼 수는  있다.

 

중국은 아사드가 퇴진한다고 하여 그 것을 대체하여 집권하는 세력이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민주주의를 이룬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이러한 유엔 안보리 결의가 부당한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하였다. 리비아의 카다피가 물러나고도 리비아에 민주주의나 자유가 온 것이 아니라 종족간의 내전상태만 발생하였다고 지적한다. 티벳 등 소수민족의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간섭 여지를 막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2012년 2월 6일 중국정부는  EU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EU를 운항하는 항공사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는 것에 중국항공사가 참여하여 세금을 내는 것을 금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항공업계가 치솟는 유가와 국제적인 경제위기로 승객과 물류운송량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부당한 일방적인 세금 부가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조치에 EU는 당황하고 있다. EU가 이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한다면 중국정부도 다시 대응하여 중국과 EU간에 광범위한 무역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결국 WTO에까지 이 문제가 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EU가 내부적으로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중국정부에 EU 각국의 채권 매입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과연 EU가 중국에게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2년 들어 와서 유럽과 대한민국을 포함한 극동아시아 지역에 혹한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혹한의 원인이 지구온난화 현상에 따른 제트기류의 변화로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저위도 지역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라는 것이 설명이다. 즉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국지적으로는 더 추운 겨울과 가뭄 등의 이상 현상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현상이 더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서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계속되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2010년 기준으로  중국은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다. 그리고 다른 선진국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고 있거나 정체인 것에 반하여 2009년부터 2010년 사이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 늘었다. 남아프리카 연방  더반에서 열린 기후합의에서 2015년부터 각국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목표를 설정하여 2020년부터 시행하기로 중국과 미국도 합의에 참여하였다. 그에 관하여 더 자세한 것은 이 블로그의 글 "절반의 성공인 더반 기후 합의" 참조 http://blog.daum.net/shkong78/1143

 

지구온난화의 진행을 막기 위하여 2020년이 도달하기 전에  중국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자진적으로 줄이는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들은 과연 중국이 그러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율을 신뢰하기 어려워 선진국의 과학자들이 대한민국 상공에서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를  측정한다고 한다.  중국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제트기류를 타고 한국 상공으로 날라오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과 함께 G2라고 불리우는 강대국이 되어가고 있으나 주변국가와 평화롭게 공존하기 보다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남중국해에 부존되어 있는 석유 등의 자원에 대한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영해에 침범하여 불법어로를 하는 것에도 자기 반성이 없이 무례한 태도를 보여 대한민국 국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이제 중국은 대한민국의 최대 무역 교류국으로  중국과 향후 더 밀접한 경제협력을 위하여 한중 FTA체결을 하는 방안도 발표되었다. 그러나 중국과의 FTA체결은 미국과의 FTA체결보다 더 신중하게 고려하여야 할 사항이 많다. 중소제조업 및  농업의 보호와 중국에 투자한 대한민국 기업에 대한 보호가 문제된다. 한미FTA에 포함되어 있는 ISD(국제중재기관)의 규정이 대한민국의 사법권을 침해하는 여부에 관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ISD규정이 없으면 중국에 투자한 대한민국 기업의 이익을 중립적으로 보호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다만 향후 북한과 통일을 이루기 위하여서도 중국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밀접하게 협력하여야 한다는 점은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중국을 무조건 경계하고 멀리 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생존하기 위하여서는 미국, 중국, EU, 러시아,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다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즉  장기적으로  스위스와 같은 중립국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에 관련하여 이 블로그의 글 "스위스를 본받자"의 참조 http://blog.daum.net/shkong78/10

 

스위스와 같은 국가가 되기 위하여서는 홀로 설 수 있는 자체적인 국가경쟁력이 필요하다. 2007년말에 발생한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경제는 비교적 선방하였다는 평을 받는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대기업이 선방하면서  꾸준히 무역흑자를 낸  것이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제가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큰 리스크를 준다. 노키아에 의존하던 핀란드의 경제가  노키아의 몰락과 함께 어려움을 겪는 사실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이 국가 경제의 기둥으로서 잘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대기업이 협력하는 중소기업을 무시하고 국제경쟁과 관련없는  국내 중소기업이 영위하던 분야에서 문어발처럼 확장하고 대주주의 지분이 높은 기업에 일감을 몰아 주어 편법상속을 꾀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국제경쟁과 별 관련이 없는 국내 통신사업이나 정유사업 등에서  과점사들이 서로 담합하여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주주들에게만 고배당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당장 통신비를 기본요금과 추가 사용료 모두 일률적으로 10% 삭감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12년 총선, 대선을 맞아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에게 호응을 받기 위하여 복지 공약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는 교육비 절감 등 꼭 필요한 사항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학교 점심 무상급식도 반대하여 서울시장 재선거를 치룬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이 아침 무상급식까지 공약으로  내는 것은 너무 극단적인 조치이다.

 

대한민국에  필요한 개혁방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잘 협력하여 국제경쟁력을 유지하여  나가면서  대주주들의 편법 상속이나 특수 이익을 얻는 반칙행위는 막고 국내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통신, 정유사들의 횡포를 근절하면서 IT, 의료바이오, 신재생에너지, 소재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기술 혁신 중소기업을 더 많이 육성하는 것이다.   한류 등의 문화관광사업을 육성하여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실업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분야도 학교폭력을 방지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인재들을 각 개인의 적성에 맞게 육성하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복지를 향상시키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쳥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더 창출하여 청년실업을 줄이는 것이다. 그와 관련하여 이 블로그의 글 "청년실업 해결이 우선정책이 되어야 한다" 참조 http://blog.daum.net/shkong78/814

 

정리하면 중국이 조만간 경제적으로 세계 최강국이 되는 것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은 이미 국제적으로 큰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다른 국가들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국제적인 리더로의 성숙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인접한 대한민국은 중국은 물론 세계 여러 강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자립하여 설 수 있는  국력을 키워야 한다. 2012년 총선, 대선을 맞아 각 정당이  단순히 지역 표를 얻기 위한 공항 건설 등의 근시안 적인 공약보다는 국가의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자리 창출 등과  연관된  개혁적인 정책 공약의 대결을 펼치면서 국민에게 합리적인 선택권을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