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2019년 12월 백건우 쇼핑 연주회 소감

공석환 2021. 2. 7. 14:34

2019년 12월 막내가 한국에서 출산하려고 캐나다에서 서울로 만삭의 몸으로 나와 둘이서 예술의 전당 백건우님 독주회를 다녀 왔었다.

레퍼토리는 쇼팽이었다. 오랜만에 들린 예술의 전당 분위기가 깔금하였다.

백건우 님의 부인은 과거 유명한 배우 윤정희님이다. 치매로 가족들도 잘 알아 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연주회 전에 이미 들었다.

연주회 시작에 나온 백건우 님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그러나 윤정희님의 근황을 들어서 그런지 어째 어께에 힘이 조금 빠진듯한 느낌이었다.


쇼팽의 야상곡은 감상에 젖어 있었다. 피아노 터치가 힘을 강조하기 보다는 거장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 하였다.

전체적으로 잔잔하면서도 담담한 분위기를 만삭인 막내딸 손잡고 들으면서 인생을 다시 생각하였다. 그 연주회 다음달이면 첫 손주를 얻어 할아버지가 되는 것을 기대하면서.

 

 

연주회 중간에는 사진 촬영을 하지 못한다. 다 끝나고 인사를 하러 나온 백건우님 무엇인가 인생을 초연한 듯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시는 백건우님의 모습을 보고 나서 우리도 그 자리를 떠났다.

나오면서 연주회는 참 좋았지만 백건우님의 고뇌가 느겨졌다.

이 연주회 이후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지금까지 연주회를 더 이상 못 가 보았다. 그래도 만삭의 막내딸과 둘이 다녀 온 이 연주회 인생 잊기 어려운 경험이었다. 이 연주회 다녀 오고 7 주 후 첫 손주가 태어났다.


최근 엉뚱한 국민청원이 올라 오면서 그것을 기사화한 기자가 있다.

주위에 치매 환자가 있는 분들 마음 고생이 심하다. 정신이 멀쩡히 돌아 올때 가끔은 가족을 알아 보고 의사 표시를 하고 그렇지 아니할 경우 그냥 아무 것도 모른다. 간혹은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분도 있다.

윤정희님이 중한 치매 상태로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그날 본 백건우님 표정에서도 고뇌의 표정이 너무 역력히 드러났다.

하나 있는 외동딸도 현재 파리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치매 환자가 한국에 돌아 오고 싶은데 다른 가까운 가족들이 제대로 보살피지도 못하면서 파리에 나 두고 있다는 허무 맹랑한 내용 한마디로 백건우님 가족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위이다.

당장 그 말도 안되는 국민청원 내리고 기자들도 사과 기사 올리기 바란다.

젊어서 그 부부는 잉꼬 부부로 유명하였고 지금도 백건우님은 연주활동은 계속하면서도 부인에 대한 걱정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그날 연주회에서도 뚜렷히 알 수 있었다. 치매환자는 자신의 의시를 잘 표시하지 못한다. 가까운 가족을 떠나 한국에 가고 싶다는 것 마음대로 지어낸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

남의 집 가족 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건방진 국민청원을 하는 사람이나 그 것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을 것이라고 기사화하는 삼류 기자나 세상이 무섭다.

 

 



진실이 밝혀진 기사가 나왔습니다.

 

 

 

배우 윤정희(77)와 피아니스트 백건우(75) 부부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이달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외부와 단절된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 주세요"라는 글이 게시됐다. "배우자와 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중”이라는 내용으로 윤정희 배우를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7일 현재 2700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에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7일 공연기획사 빈체로를 통한 입장문에서 “거짓이며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윤정희는 가족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하고 있다. 파리고등법원의 최종 판결과 함께 마무리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2년 전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윤정희 배우의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인터뷰에는 딸 진희씨가 동행했다. 당시의 인터뷰, 이달 국민청원, 백건우의 입장문, 파리고등법원의 지난해 판결문을 종합하면 투병 공개 이후 2년동안 윤정희의 동생들은 백건우 부녀를 상대로 프랑스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패소했다. 국민청원 게시글은 파리고등법원의 판결 3개월만에 올라왔다.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증세는 10여년 전 시작됐다. 백건우는 인터뷰에서 “10년동안 둘이서만 해결해보려 했다. 전세계 연주 여행을 둘이 다녔는데 얼마 전부터 도저히 안되는 거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정착할 곳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던 부부는 2019년 초 윤정희가 모친상을 당하면서 한국에 들어왔고, 이때 한국에서 요양원 등 머물 곳을 찾았다. 백건우는 “하지만 한국에서 너무 유명한 사람이라 좋지 않겠다 싶었다. 그때 고맙게도 딸이 돌보겠다고 해서 딸 집의 근처에 조용한 집을 하나 얻었다”고 했다. 딸 진희씨는 “다행히도 제가 아는 사람 중 알츠하이머를 돌보는 간호사들이 있어서 돌아가며 어머니를 살펴봐주고 있다”고 했다. 파리 근교에 집을 구해 윤정희의 거처를 마련한 때는 2019년 5월이었다.

윤정희의 동생 3인은 2019년 프랑스 파리의 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프랑스 법원이 백건우와 진희씨 부녀를 윤정희의 재산ㆍ신상 후견으로 지정한 데 대한 이의 신청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패소했고 파리고등법원에 항소해 지난해 11월 최종 패소했다. 판결문에서 고등법원은 “손미자(윤정희의 본명)가 배우자 및 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현재 그녀는 안전하고 친숙한 환경에서 안락한 조건을 누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배우자와 딸이 그녀에게 애정을 보이지 않으며, 그녀가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고 금전적 횡령이 의심된다는 주장은 서류를 살펴본 결과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파리고등법원은 백건우와 딸의 후견인 지위를 유지시켰다. 또한 7일 나온 백건우 측의 입장문은 “(국민청원)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의 판결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등법원의 판결문은 "손미자의 형제자매들이 그녀와 통화하거나 직접 방문하여 그녀가 배우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영화 촬영에 대해 이야기하며 피성년후견인(윤정희)의 심적 불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했다.

딸 진희씨는 2019년 본지와 인터뷰에서 “엄마는 조용히 지내야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되는 방문은 금하도록 의사가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무와 호수가 보이는 곳에 집을 구했고, 칸 영화제에 갔던 사진으로 사진첩을 만들어 드렸다. 아버지는 방문하실 때마다 작은 화분을 사서 발코니에 놓고 온다”고 설명했다.

윤정희는 1960년대의 대표적 배우로 한국영화의 중흥기를 열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1972년 독일 뮌헨에서 처음 만났고 76년 결혼해 프랑스에 정착했다. 딸 진희씨는 바이올리니스트로, 프랑스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9073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