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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덕에 차입매수 매력 커져 사모·국부펀드도 ‘기업 사냥’ 대기

공석환 2009. 9. 29. 17:07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1986년 4월 어느 날. 캐나다 ‘기업사냥꾼’ 로버트 캠푸가 미국 월스트리트에 나타났다. 그는 뉴욕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스위트룸에 여장을 푼 뒤 맨해튼 거리를 어슬렁거렸다. 순간 그의 눈에 백화점인 앨리드스토어가 들어왔다. 그는 주거래 투자은행인 퍼스트보스턴(현 크레디트스위스)에 전화를 걸어 인수합병(M&A) 기술자 브루스 워서타인을 월도프 스위트룸으로 호출했다.

이후 과정은 기업사냥 매뉴얼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들은 정크본드를 찍어내고 아직 사들이지도 않은 앨리드스토어의 현금자산을 미끼로 돈을 빌려 40억 달러를 조달했다. 두둑한 자금으로 무장한 캠푸는 앨리드스토어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1년쯤 뒤인 87년 3월 마침내 앨리드스토어를 수중에 넣었다.

23년이 흐른 2009년 9월 현재 캠푸 같은 사냥꾼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이들은 80년대 사냥꾼인 캠푸보다 훨씬 강한 존재다. 막강한 자금력·정보력·네트워크 등을 자랑한다. 바로 사모펀드(PEF)들이다. 그들은 요즘 심한 허기를 느끼고 있다.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7년 하반기 이후 이렇다 할 먹잇감(기업)을 잡지 못했다. 이제 다시 사냥에 나설 때가 됐다. 그래서 내부정리 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실버레이크, 포트레스투자그룹(FIG), 블랙스톤그룹, 세버러스 등 세계 메이저 사모펀드들은 2007년 이전에 사들인 기업의 지분을 기업공개(IPO) 방식으로 매각하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M&A 담당 회장인 마이클 보브릭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뉴욕 주가가 올 들어 50% 회복되는 바람에 사모펀드들이 그동안 팔지 못한 지분을 거의 정리했다”며 “그들이 예전처럼 왕성하게 기업을 사들일 수 있는 조건이 무르익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 기업이 쌓아둔 돈 10조 달러 이를 듯
요즘 글로벌 시장은 극심한 양극화를 맞고 있다. 한쪽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실적 악화로 빚을 갚지 못해 파산을 선언하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상당수 기업이 현금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패닉 순간 생존을 위해 확보한 현금이 금융시장이 안정돼 무수익 자산이나 다름없어졌기 때문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것일까. 미국 상무부는 올 7월 흥미로운 자료를 내놓았다. 올 6월 말 현재 미국 기업들이 지닌 현금 자산이 1조5000억 달러(1800조원)에 이른다는 내용이었다. 세계의 기업들이 현금자산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길은 없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영국·유럽연합(EU)·일본·중국·인도 등 주요 경제권 기업들의 현금 자산이 올 6월 말 현재 적어도 10조 달러(1경2000조원)는 될 것으로 추정했다. 엄청난 자금이 기업들 금고에서 잠자고 있는 셈이다.

미국 금융전문가 피터 번스타인은 “현금자산은 양날의 칼”이라며 “기업에는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력이면서 동시에 탐욕스러운 사냥꾼을 부르는 사향”이라고 말했다. 현금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기업은 다른 회사를 손쉽게 사들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사모펀드 등 기업사냥꾼의 표적이 된다는 얘기다. 최근 세계 최대 식품회사인 미국 크래프트는 막대한 현금자산을 이용해 M&A에 나선 케이스다. 이달 7일 메이저 초콜릿 메이커인 영국 캐드버리에 160억 달러를 제시하며 합병을 제의했다. 반면 앞서 소개한 백화점인 앨리드스토어는 현금이 많다는 이유 때문에 기업사냥꾼 표적이 된 대표적인 예다.

크레디트스위스 M&A 분석가인 앤드루 가스웨이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업이 현금자산을 이용해 다른 회사를 사들이기까지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걸린다”며 “시너지 효과 등을 분석해 전략적 가치를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기업들보다는 사모펀드 등 기업사냥꾼들이 먼저 돈 냄새를 맡고 포획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저금리가 포식자를 부른다
이중침체(더블딥) 직후인 84년 미 실물경제가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이 안정 기미를 보이자 10%를 넘나들던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돈의 흐름이 다시 좋아진 것이다.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도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실업이 늘고 있었고 상당수 기업들이 순이익을 내지 못해 파산을 선언해야 했다. 당시 월가에서는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왔다.

바로 그해 미국 역사상 ‘가장 독특한 M&A 열풍’이 시작됐다. 전문가들이 ‘제5차 M&A 열풍’이라고 부르는 기업인수 바람이다. 이전과는 달리 일반기업들의 주도가 아니었다. M&A시장에 나서지 않던 사모펀드·투자은행·큰손이 앞장섰다. 그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거나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기업을 사들이지 않았다. 싸게 사서 나중에 비싼 값에 되팔아 먹기 위해 기업을 통째로 매수했다. 그들은 세계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식성을 자랑했다. 일반기업 경영자들은 그들을 ‘포식자(Predator)’로 부르며 두려워했다.

그들의 공격 본능을 키운 것은 ‘저금리’였다. 84년 미국 금리는 급격히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인플레 사냥을 위해 10% 넘게 끌어올렸던 기준금리를 84년 들어 공격적으로 인하했다. 자금 기근이 한순간에 풍년으로 돌변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끌린 사모펀드·큰손들이 돈을 빌려 기업을 사들이는 차입매수(LBO)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사실상 제로금리인 요즘을 84년 상황에 견준다. 기업사냥꾼들이 값싼 돈(저금리 자금)을 조달해 기업 사냥에 나서기 딱 좋은 환경이란 것이다. 여기에다 인수합병을 위해 많이 발행되는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수요도 되살아나고 있다. 금융패닉이 진정되면서 투자자들이 서서히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고수익을 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도 아직 낮다. 올 들어 주가가 50% 회복되기는 했지만 현금자산을 잔뜩 보유하고 있고 침체를 견디는 과정에서 수익력·생존력 등이 검증된 기업의 가치를 모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업사냥꾼이 값싼 돈으로 기업을 사들여 나중에 되팔면 고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부실기업 M&A부터 시작될 듯
지금까지 미국·유럽에서는 다섯 차례 M&A 열풍이 불었다.<그림> 그 과정에서 US스틸, AT&T, GM, IBM, 씨티, 도이체방크, UBS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등장했다. 반독점법이 제정돼 한때나마 짝짓기 열풍이 주춤하기는 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이윤을 차지하기 위한 짝짓기는 사라지지 않고 주기적으로 불꽃처럼 되살아났다.
월가 전문가들은 많은 현금자산, 저금리, 경제·증시 회복 등을 근거로 6차 열풍이 불어 닥칠 가능성을 아주 크게 보고 있다. 미 보스턴대학 M&A 전문교수인 브라이언 퀸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반독점법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는다면, M&A 붐이 일어날 조건은 거의 100% 갖춰졌다”고 진단했다.

먼저 부실기업 정리를 위한 M&A가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 M&A컨설팅회사인 닉슨피바디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지 위기와 침체 때문에 파산한 기업의 자산을 정리하는 이른바 ‘땡처리 M&A’가 붐을 이룰 듯하다. 이어 중소기업을 사들이는 바람이 분 뒤 내년 하반기에 대기업에 대한 사냥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닉슨피바디는 글로벌 M&A시장 주도 세력의 교체도 예측했다. “아시아 지역 사모펀드나 국부펀드, 큰손, 기업들은 2003~2007년에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그들은 글로벌 M&A시장의 신흥세력이었을 뿐이었다. 다시 M&A 열풍이 불면 그들이 핵심 세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닉슨피바디는 내다봤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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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M&A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미국 현지 9월28일에 애보트 제약회사가 벨기에의 솔베이 화학의 제약부문을 66억불(약 8조원)에 인수하다는 발표와 함께 지락스(Xerox)가  어필리에이티트 컴퓨터 서비스(Affiliated Computer Services )를 64억불(약 7조7천억원)에 인수하는데 동의하기로 하였다는 소식이 나왔다.

위 발표 결과를  이제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서 미국 다우지수가 1.28%나 상승하였다.

사실 우리나라 경제가 한 단계 위로 올라가기 위하여서는 시너지가 가능한 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만 기업활동을 하여서는 한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  우리나라는 스위스처럼 강국에 둘러싸인 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해외기업에 대한 인수도 하면서 커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스위스 기업중 해외기업의 인수로 세계적인 기업이 된 대표적인 예가 '네슬레'이다. 더 자세한 것에 관하여서는 이 블로그에 있는 '스위스를 본받자'라는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http://blog.daum.net/shkong78/10

최근에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외국의 사모펀드들이 우리나라 기업과 협력하여 기업인수를 할 의향들을 보이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가 해외기업을 인수한 예는 그리 많지 아니하다.

2년전에 두산중공업이 미국의 건설장비회사 밥캣을 인수하였다가 작년 경기하강으로 고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성공적인 예로는 LG가 미국의 제니스(Zenith)를 인수하여 디지탈 TV에 대한 원천특허기술을 취득한 것이다.

최근에 한전이 캐나다의 우라늄광산을 확보하기 위하여 광산회사를 인수하기도 하였다. 석유공사도 자원확보차원에서 기업인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우리가 놓친 가장 안타까운 기회가 두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미국에서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자력 발전소 사건 후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여 원자력 발전소에 관한 원천기술을 가진 웨스팅하우스가 시장에 거의 헐값에 매물로 나왔다.

그 때 한전이나 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이 인수를 하였으면 우리가 원자력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엇다. 그러나 도시바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고 나서 최근 우리가 중동지역에 원자력발전소 플랜트 건설 수주를 하려다가 일부 핵심기술이 부족하여 문제가 생겼었다.

두번째 안타까운 경우가 삼성과 LG가 CDMA기술로 휴대폰 사업을 시작하면서 미국 퀄컴사의 일부 지분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지배지분도 인수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하고 나서 계속 부당한 특허 실시료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기업과 연기금, 산업은행 필요하면 해외 사모펀드와 협력하여 우리나라 기업과 시너지가 있는 기업을 찾아 인수 합병을 하는 것을 고려햐여야 한다. 특허기술, 시장확보, 자원 등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것이다.

정리하면  국가졍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해외기업의 M&A를 국내 금융기관이나 연기금에서도 같이 검토하여 필요할 경우 국가가 후방에서 지원하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