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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와 '4대강'에 매몰된 나라

공석환 2009. 11. 30. 11:05

[시론] '세종시'와 '4대강'에 매몰된 나라

  •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입력 : 2009.11.29 22:04 / 수정 : 2009.11.29 23:31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권력 이양기의 북한,세계화의 등에 업힌 중국,
국내 중산층 붕괴, 양극화, 그리고 리더십의 위기!
지금 이 문제들은 누가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가

나라가 온통 세종시, 4대강에 매몰되어 있다. 커다란 선거판이 다가오고 있으니 대립적 이슈들이 각광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런데 나라 밖의 정세를 보면 우리가 찬반으로 나뉘어 격한 대립을 할 만큼 한가롭지 않다. 경제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나려 하고 있지만, 두바이사태에서 보듯이 여진이 만만하지 않다. 더욱이 금융위기보다 더 무서운 태풍들이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지난 18년에 걸친 북한 핵개발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두 차례 핵실험으로 사실상 실패했다. 현재의 협상체제로는 북한 핵미사일 부대가 실전에 배치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국 정부가 주창하는 그랜드 바겐은 평화적 해결의 마지막 시도일지 모른다.

그런 북한이 권력 이양기에 들어갔다. 그것도 사회주의 전대미문의 3대 세습을 모색하고 있다. 군을 동원하여 사회 불만을 잠재우며 3대 세습을 모색하지만, 북한이 성공한 것이라고는 핵과 미사일뿐 주민을 굶기고 경제는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권력 이양 과정은 유동적이며 혼란을 동반한다. 과연 우리에게는 북한의 핵무장과 3대 세습 과정에 대해 어떤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인류 역사는 새로운 대국의 등장이 불안정·불확실성과 폭력을 수반하여 왔음을 말해준다. 우리 역사도 새로운 대국의 등장이 국가 존망의 문제였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고조선의 멸망은 대륙에 한나라라는 강력한 통일국가의 등장으로 초래됐다. 당나라의 부상은 고구려와 백제의 멸망으로 이어진다. 원나라의 부상은 30년간의 전쟁을, 명나라의 등장은 고려 멸망을 가져왔다. 청나라는 병자호란을, 명치 일본의 등장은 조선의 멸망을 초래한 바 있다. 이제 대륙에 다시 대국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이 초래하는 지역 역학관계의 변화와 각축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철저히 고민해야 한다.

중국의 부상은 사실 우리에게 닥친 가장 큰 태풍과 연관이 있다. 바로 '세계화'다. 중국의 부상은 세계화의 산물이다. '흑묘백묘(黑猫白猫)'로 이념과 중국적인 것을 버린 중국은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로 세계의 굴뚝공장이 되었다. 글로벌 기업이 만든 중국 제품은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19세기 말 구미(歐美)로부터 근대화란 사조가 우리에게 닥쳤을 때 우리는 그것을 부정했다. 그 결과 나라를 잃는 뼈저린 실패를 맛보았다. 근대화가 얼마나 우리에게 심각한 영향을 주었는가는 현재 우리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정치제도, 행정조직, 교육제도, 주거환경 등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변했다.

세계화도 우리에게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IT혁명으로 지구촌은 하나가 되고 있다. 금융 질서, 기후 변화, 환경오염 등 잘 알려진 세계화 문제 이외에도 우리 사회가 직면한 중산층 붕괴, 양극화, 고용 없는 성장, 빈곤 등의 문제도 세계적 현상이며 세계화로 촉발되고 있다. 세계화가 진전된 성숙한 민주국가일수록 리더십의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일본 등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났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세계화로 촉발된 사회문제로 국내 리더십이 책임을 지는 형국이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상당수의 문제들이 국내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을 넘고 있다. 결국 세계화에 여하히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스스로를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변환(transformation)할 수 있는가는 우리의 최대 도전일 것이다.

북한문제, 중국의 부상 그리고 세계화는 이미 진행 중인 태풍으로 잘못 대처할 경우 우리에게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태풍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지혜와 노력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저출산·노령화로 탄력을 잃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유동적인 북한 상황을 잘 활용하여 남북한이 상생할 수 있는 통합된 한반도 시장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한 보고서는 통일한국이 일본을 능가하고 국민소득에서 미국 다음의 세계 2위 국가가 된다고 전망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통일에 대한 적극적인 비전이다.

중국의 부상은 정치·군사적 어려움을 초래하지만 또한 중대한 반전의 기회다. 중국이 세계 굴뚝공장에서 세계적 소비국가로 전환되는 현 시점은 우리 경제의 도약 기회다. 중국도 한국도 모두 세계화라는 한배를 탔다. 세계화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끝부터 머리까지 변화해야 한다. 다가오는 선거의 계절에서 세종시나 4대강이 아니라 중산층 붕괴, 양극화, 빈곤 등의 문제에 관해 성공적인 대안을 놓고 고민하는 대립이 필요하다. 그것은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일로 여야는 물론 세계와 같이 고민해야 할 일이다.

 

 

공감하는 내용이다. 이 블로그에 나는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부상에 대해 여러번 글을 썼다.  중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우리가 중국에 수출이 늘면서 덕을 보기도 하였지만. 이제 다수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자로 부상을 하였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도 중국은 북한에 대한 원조를 통하여 가장 영향력이 큰 나라이다. 이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도 중국의 위상변화가 느껴졌다. 과거 경제나 인권문제에 관하여 미국이 일방적으로 지적하던 시대에서 G2로 미국 중국이 세계 양대 강국이라고 치켜주면서 국제적인 책임을 강조하는 시대가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는 위 시론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세종시'와 '사대강'에 묻혀있다. 지금 국제정치와 경제흐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가경쟁력 우선을 목표로 국민을 내부적으로 화합하여 단결해야 될 상황에서 분열만 일어나고 있다.

 

 세종시에 관한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도 처음 이야기된 것과는 달리 '국민과의 대화'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자신의 의사 표명에 지나지 아니하였다.

 

세종시에 대한 국민의 분열은 그대로 남아 있다. 국민여론조사도 수정과 원안 고수가 거의 비등한 상황으로 혼란을 가져 오고 있다.

 

특히 '사대강사업'에 관하여서는 수질개선에 관하여 방침이 있으니 믿어달라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는 식으로 대다수 국민의 우려를 그냥 무시하는 식으로 지나 갔다.

 

이런식으로 나가서 국정운영이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지금 본류사업 위주로 계획된 사대강 사업은 앞뒤가 바뀌었다는 지적을 널리 받는다. 즉 지류에서 우선 깨끗한 물을 흘러 내려와야지, 지류의 물이 정화가 먼저 안되고 본류에서 보로 물을 가두면 수질오염은 더 심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담화에서는 토목기술이 발달되어 가능하다는 주장만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 온다. 여론 조사에 의하면 70% 이상의 국민이 반대하고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모르쇠식으로 4대강사업을 밀고 나가려고 그런다면 큰 역풍이 올 것이다. 더 늦기 전에 MB가 직접 결자해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국회에서 양심있는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여 사대강 본류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지류정비예산만을 나두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법원까지 가서 본류위주의 사대강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결여 등의 법적 절차 위배로 위법으로 판명되어 가처분 결정이 될 경우 대통령이나 의회의 위신이 크게 떨어질 것이다.

 

물론 그냥 진행된 후 국민들이 직접 거리에 나서서 의사를 표시하게 될 경우 국가 전체가 혼란에 빠지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것이다.

 

이제라도 세종시나 4대강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수긍할 안을 만들면서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적응하여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지금 정부, 국회 그리고 모든 국민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