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아에서 시작하여 이집트로 번진 시민혁명이 그 중간에 끼인 리비아로 번지고 있다. 27세에 쿠데타로 집권하여 40년 넘게 리비아를 독재정치하였던 무하마드 가다피가 시민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그러나 2월 22일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전에 받았던 상징적인 건물에서 열린 공개 기자회견에서 가다피는 자진하여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위 CNN 보도 내용과 같이 코란을 내세우면서 자신은 끝까지 싸워 순교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리비아내 석유생산시설을 파괴하겠다고 협박하였다. 그 것은 외국 군사력의 직접적인 개입을 막으면서 반대파에게 정권을 넘겨 주더라도 석유생산으로부터 나오는 수익이 끊긴 상태가 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가다피에게 불리하게 가고 있다. 리비아 제2의 도시인 벵가지가 반대파에 의해 장악되었고 그 곳을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은 공군 조종사가 비행기를 추락시키고 탈출하면서 그 명령을 저항하였다는 소식도 들린다.
중요한 석유수출국인 리비아 정국의 불안정은 2년만에 국제 원유가를 배럴당 100불 가까이 올리고 있다. 전세계 주식시장도 불확실성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월 22일 리비아 정부에 평화적인 시위를 하는 시민에 대한 무력을 가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 바가 있다. 그러나 미국도 단순한 성명이외에 적극적인 군사적 개입을 하는 것에는 조심스럽다. 아직 수백명의 미국인이 리비아에 남아 있어 그 들의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 지금 미국무성에서는 모든 미국인에게 리비아를 떠나라는 지시를 하였다.
이집트 사태와 리비아 사태는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다. 이집트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항의 사태가 진전되자 미국 정부가 이집트 군부를 배후에서 설득하여 무바라크의 평화적 퇴진을 이끌어 내었다. 이집트의 경우는 석유수출국이 아니고 경제적인 면에서 미국정부의 군사원조에 의존하였다. 군부의 핵심 인원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미국과 밀접히 연락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배후 조종을 받은 군부가 시민들하고도 원만하게 임시적인 권력을 이양 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집트의 경우도 향후 민간권력 이양과정에서 누가 정권을 잡을 것인가에 대한 미지수가 남아 있다. 지금 예상되는 것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친서방인물을 내 세울 것이다. 이미 미국의 향후 이집트 원조가 여성인권향상과 연계될 것이라는 것이 보도되고 있다. 즉 여성을 탄압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집권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 이집트는 아랍권에서 가장 서구화되었고 미국의 주도하에 향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집권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리비아의 가다피는 미국과 계속하여 대립관계에 있었다. 팬암 항공 폭파사건에서 리비아 정보국이 직접 개입되었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고 가다피의 처소에 미사일이 발사 되었으나 그는 생존하였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가다피는 테러국가의 오명을 벗기 위하여 미국에 대해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미국이 가다피를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리비아 사태는 가다피의 장기집권에 따르는 부패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리비아가 여러 부족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면에서 지금 사태를 부족간의 다툼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실제 가다피의 연설한 내용을 보면 그에 대한 도전을 이슬람교에 대한 도전이나 내전으로 몰고 가면서 부족간의 갈등을 강조하는 면이 있다. 그러나 벵가지의 폭격 명령을 거부하고 탈출한 공군 조종사 한 명이 가다피와 같은 종족 출신이라는 것이 보도된다. 이제 가다피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으므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정의"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국가들이 리비아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할 것인지 아직 불분명하다. 미국의 경우 이미 장기로 끌고 가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처리 문제로 국내 여론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비아에 군사적 개입을 결정하기 쉽지 아니하다. 유럽 국가들도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국가들이 의견을 일치하여 군사적 개입에 나서기는 어렵다.
미국 동부시각으로 2월 23일 오후 5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가다피에게 시민들의 행동에 대해 무력진압을 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멈추라고 최후통첩 형식으로 발표하였다. 그리고 가다피가 이에 응하지 아니할 경우 다른 국가들과 연합하여 제재 조치를 하겠다고 언명하였다. 이러한 제재에 군사적인 조치가 포함될 것인가는 밝히지 아니하였다. 지금 가다피가 경제적 제재를 두려워 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가 성명으로서는 강경하지만 실제 효용이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그리고 가다피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미국이나 유럽이 생각하는 국민의 의사가 존중되는 민주주의 정부수립이 가능한지 확실하지 아니하다. 극단 이슬람 종교정권이 자리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입장에서 중동지역의 민주화 도미노는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원칙상으로는 찬성하여야 옳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태가 사우디 아라비아, UAE 등의 왕정국가에 불이 붙어 과격 이슬람 정권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 우려할 것이다. 그러한 최악의 사태가 아니더라도 아랍 전체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유가가 천장을 모르고 치솟을 경우 아직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회복을 더디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의 경우 리비아의 가다피가 퇴진하더라도 향후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현실적인 입장이 더 복잡하다. 민주주의 정의로 보면 가다피의 시민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는 것이 옳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2월 23일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브라질 외상이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리비아 가다피의 시민들에 대한 무력탄압을 강력하게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리비아 현지에서 건설공사를 하고 있는 회사관계자들의 안전과 경제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가다피와 그 반대파 어느 쪽도 편을 들지 못하고 조용히 있어야 하는 입장이다.
리비아의 가다피가 무너지면 중국과 북한의 김정일도 더 긴장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국민의 자유를 늘려 주기 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시민혁명을 막기 위하여 사전 언론 검열을 강화하고 최악의 경우 진압할 병력을 준비하려는 개악의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퇴진 후 중국이 인터넷 및 SNS(소시얼 네트워크)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였다는 소식이 있다.
가사 가다피가 물러날 경우에도 집단적인 반대세력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북한정권이 당장 무너질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그러나 국제 유가의 상승 및 그러한 불안의 여파로 식량 가격이 동반 상승할 경우 북한 주민들의 불만은 정권을 무너뜨리지 못하더라도 지역적인 폭등이나 탈북 주민수의 급격한 증가로 이끌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 대한민국도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여야 한다.
정리하면 리비아에서 가다피의 40년 넘는 장기집권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가운데 국민에게 다시 권력을 넘겨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러나 리비아 사태의 경우 미국, 유럽 등의 서구국가가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개입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따라서 가다피의 퇴진 과정에서 내전에 가까운 혼란이 예상된다. 그리고 퇴진 후의 집권세력이 과연 국민들의 의사를 민주화 형태로 수용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있다.
리비아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큰 대한민국은 신중하게 사태를 관찰하면서 현지 교민들의 보호에 주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제적인 불안정 상황에서 가장 우선적인 것은 국민을 통합 단결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있는지 먼저 반성해야 한다. MB집권 후 국제적인 경제 불황에서 무난하게 거시적인 경제를 이끌어 왔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집권 3년 내내 , 세종시 사업 수정, 무리한 4대강사업 진행, 그리고 과학기술벨트 및 남동신공항 입지 문제 그리고 최근에는 개헌문제로 국민의 여론이 계속 분열되고 있다.
MB정부나 여당인 한나라당도 기본적인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 자신들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국민들에게 주입시키기 보다는 국민의 여론을 먼저 겸허하게 듣는 자세로 바꾸어야 한다. 최근 구제역 사태가 번지는 것이나 아마츄어 보다도 못한 국정원의 치졸한 스파이 활동을 보면 과연 현정부가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가를 의심하게 한다.
국민의 여론을 분열시키고 있는 사안 모두에서 공개적이고 다양한 의견을 듣는 철저한 토론을 거친 후 대다수 국민의 여론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우선 치수사업인지, 운하 건설 및 선상 카지노 운영으로 레저개발사업인지 목적불명인 4대강사업에 국민이 낸 소중한 세금을 20조 넘게 사용하겠다는 대해 국민의 여론을 묻고 지금이라도 재검토하여 순수한 치수사업이 아닌 개발사업은 전면 중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다수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는 정치가 대한민국에서 계속될 경우 2012년 총선 및 대선에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이 선거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국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과 향후 전망 (0) | 2011.05.03 |
---|---|
이제 중국의 원자력발전을 점검하여야 한다. (0) | 2011.03.16 |
일본 대지진의 여파를 보면서 대한민국도 화합을 추구해야 한다. (0) | 2011.03.13 |
개가 사람을 먹으면 뉴스? (0) | 2011.03.05 |
유로화의 위기 (0) | 2010.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