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정책에 대한 제안

제약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

공석환 2009. 5. 12. 07:22

우리나라에서 산업정책적으로 가장 고민을 해 보아야 할 부분이 제약산업이다.
 
제약산업은 의료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영리산업으로만 볼 수는 없다.그리고 우리나라 제약산업을 국제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키울수 있는 가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에서 연구를 해 보아야 한다.
 
의료정책과 관련하여 먼저 이야기 해 보자. 나는 미국과 캐나다를 같이 겪어 보면서 미국에서 가장 잘 못되고 우리가 모방하여서는 안되는 부분이 의료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의료를 영리산업으로 인식하여 돈이 없으면 최소 기본적인 의료도 받기 어려운 미국 사회는 문제가 있다. 이번에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고 나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도 일반 국민에게 최소 기본적인 의료보험 체계를 공적으로 하여 주려는 것이다.
 
지금 재정경제부가 영리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의료사보험도 고려하려는 것에 대해 나는 기본적으로 반대한다.  다만 외국인 전용 의료영리법인만을 예외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이미 이 블로그에 올린 바 있다.
 
제약산업은 양면성을 가진다. 제약산업은 의료를 밀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산업인데도 불구하고 그 효율성을 위하여 영리형태로 유지해 왔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제약산업이 기로에 섰다.  신약을 개발하여 다국적 제약회사와 경쟁하기에는 힘이 모자라고 특허 만료로 생산할 수 있는 복제약(generic)에 대해서도 점점 이윤이 박해져서 회사 경영이 어려워 지고 있다.
 
지금 복제약에 대해 제약회사들이 과다한 이윤을 가져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제약회사들이 영업비용이 많아 의혹을 받고 있다. 노골적으로 이야기 하면 제약회사들이 의사나 약사들에게 직접적이든 아니면 세미나 비용을 보조하는 등의 간접적인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리베이트를 주는 관행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갑의 입장에서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의사나 약사, 병원 등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이 복제약을 효율적으로 제조하는 것에 대해서는 적정한 이윤이 주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외국계 제약회사들이 특허가 만료된 복제약에 대해서도 가격을 금방 낮추지 아니하는 경향이 있어 견제할 수 있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약 10년전만 하더라도 외국계 제약회사가 신약을 개발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직접 마키팅을 하지 아니하고 국내 제약회사에 마키팅을 의뢰하거나 아니면 특허료를 받고 한국 제약회사에서 당해 특허된 약을 생산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국적 제약회사가 특허된 약을 국내에서 직접 마키팅하거나 아니면 국내 제약회사에게 3년에서 5년 정도의 단기 기간만 마키팅을 위탁하였다가 국내 시장에서 당해 약이 자리를 잡히면 마키팅 계약을 연장하지 아니하고 직접 한국시장에서 판매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름이 알려진 제약회사들도 해외 유수 다국적 제약기업에 비하면 매출액이 1/50도 안될 정도로 규모가 작다. 예를 들어 LG와 신약임상에 협조한 GSK 2007년 매출이 450억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매출액인 큰 동아제약의 2008년 매출이 7000억 정도이다.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은 복제약을 생산하거나 신약도 해외 제약회사로부터 기술이전이나 마키팅 대행을 받을 것을 기대하고 신약개발에 소흘히 하고 안주하다가 지금 상당히 어려운 위치에 있다.
 
즉 자체 신약개발의 길은 험난하고  복제약에 대해서는 의료보험에서 점점 약가를 낮추다 보니 그 것 만으로는 회사의 경영이 어려운 것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여러 제약회사들이 복제약 제조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한미약품은 그 중에도 특이한 이력을 가진다.  외국 제약회사와 특허소송도 많이 겪었고(사실 필자도 법무법인 재직 당시 외국 제약회사를 대리하여 한미약품에 소송을 낸 적도 있다) 노바티스에 특허소송을 이긴후 꺼꾸로 면역 억제약의 제조기술을 큰 액수를 받고 넘긴 적도 있다.
 
그런데 복제약 제조만을 고집하던 한미약품도 작년에 '크리스탈 지노믹스'라는 바이오 벤처기업에 지분 및 경영참여를 하면서 신약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FDA허가를 받고 제대로 시판을 된 경우가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이다. 그런데 그 속사정을 보면 LG그룹도 임상과정에서 다국적 제약회사인 GSK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였다. 안타까운 것은 임상과정에서 임산부에 대한 사소한 부작용이 드러나 의사가 그러한 주의를 하고 처방을 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의사들이 처방을 꺼리는 관계로 미국에서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이다.
 
최근 다른 중소제약에서도 자체적으로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상당히 고무적이기는 하나 냉정하게 보면 중소제약회사들이 신약개발에 목숨을 걸기는 여력이 부족한 것이다. 물론 동아제약이나 광동제약 등과 같이 사실상 음료수 매출로 얻은 이익으로 신약개발 자금에 충당한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한다.
 
일본에서 최근 15여년간 제약회사의 합병이 여러 이루어졌다. 그 목적은 다국적 제약회사와 신약경쟁을 하기 위한 충분한 회사 크기를 갗추기 위한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제약회사 오너들 여러 사람들과 잘 알고 지낸다.  그 분들도 지금 이대로 가서는 어렵다는 것을 인식한다.
 
이제  우리나라 제약회사의 개편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약개발을 본격적으로 할 의지가 있는  기업들은 서로 통합하여  지금 우리나라에서 매출이 가장 큰 동아제약의 최소 3배 즉 매출액 2조정도의  기업을 2-3 정도 만들어서 투명 경영하면서도 복제약 매출 및 신약개발 양자를 같이 갈 수 있는 그림을 만들어야 될 것이다.
 
 정부에서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신약개발을 할만한 여력을 가진 기업이 통합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분 교환 등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면서 다른 한편 신약개발 자금을 통합된 기업에 우선 공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신약개발의 경우 바이오 벤처기업의 노력으로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는 경우가 많아 대규모 제약회사와 바이오 벤처기업간의 협력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제약회사와 신약개발 벤처기업의 구체적 협력방안은 나중에 다시 정리하여 글을 올리기로 한다.
  
다만 제약산업이 과점화되면 복제약 단가가 오를 수 있어 20-30개 정도 중소규모로 기존의 복제약 제조를 효율적으로 유지할 기업들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복제약을 만드는 중소 제약회사가 200여개가 넘는데 품질 관리 등 문제가 많으니 그 생산시설인 KGMP규격을 점차 강화하여 미국 CGMP규격에 접근시켜서 내수뿐 아니라 멀리 보아서 선진국에 대한 수출도 가능할 정도로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할 경우 복제약만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제약사도 20-30여개로 자연적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리를 하면 의료산업은 해외종속이 될 경우 국민 의료비의 상승으로 이를 것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국내 제약기업의 생존방향을 연구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업계와 정부 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좋은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