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정책에 대한 제안

의료 보험 정책에 관하여

공석환 2009. 7. 16. 08:23

최근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하였을 때 미국이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을 보고 배우겠다는 기사가 여러 신문에 게재되었다. 이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보다도 우리나라의 향후 의료보험 정책에 관하여 참고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미국에서 왜 의료보험정책이 문제되고 우리나라 제도에 대해 배우려고 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 경제적 정의라는 개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러한 경제적 정의를 찾아 보기 위해 역사적인 고찰이 도움이 된다.
 
인류의 역사에 대한 여러가지 명언이 많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홉스)' '도전과 응전(토인비)' 그리고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신채호)' 등을 몇가지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 인류는 국가나 민족 단위에서의 또는 국가 내에서 계층간의  투쟁 내지 경쟁이 지속된 것이다.   과학기술이 인류의 역사에서 한 역할도 이러한 투쟁의 도구가 되기도 하면서 인류에게, 경제나 의료 복지에서 도움이 되기도 한 것이다.
 
동양과 서양의 역사에 있어 경제력 등이 동양 특히 중국이 서양보다 18세기 이전에는 크게 앞서 있었다는 것이 경제사학자들의 다수적인 견해이다. 그런데 유럽에서 18세기 이후 왕권이 아닌 대중이 힘을 얻어 시민혁명 및 그에 부수하여 증기기관 등 실용적인 과학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오히려 중국을 경제적, 군사적으로 능가하는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유럽의 시민운동이 미국의 독립운동으로도 연결되어 미국에서 모든 사람에게 신분에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경제적 기회를 가지는 자본주의가 발전한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흑인도 백인과 같은 권리를 가진 것인가에 관한 의견 차이로 미국내에서 내전인 남북전쟁도 일어난 것이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1, 2차 세계대전을 승전으로 이끄는 힘을 보임으로써 전세계 정치, 경제, 과학기술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되었다.  공산주의와의 냉전도 미국의 자본주의가 이긴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의 자본주의가 승자로 평가되는 이유는 결국 일반 시민이 더 잘 살고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자본주의 경제 체재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중간 중간 여러 문제점이 나타났다. 우선 19세기에도 철도회사 들이나 석유회사들의 독점이 문제되어 결국 미국의 독점규제법이 생겨났다. 그리고 1930년 대의 대공항도 자본주의 체재하에서 자유경제가 자율적으로 제대로 작동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최근의 미국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인한 경제위기도 이러한 문제점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미국 사회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이 의료 보험 정책이다. 미국은 의료 및 제약 분야에서 아직 세계에서 앞서가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의료 비용이 너무나 지나칠 뿐 아니라 의료보험을 안 가지고 있거나 가사 일부 의료 보험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보험으로 보장이 안되는 질병을 앓을 경우 자가로 지급해야 되는 의료 비용이 너무 높아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수년전에 자식이 심장병을 앓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아버지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료보험이 그러한 치료에 대해 보장을 하여 주지 아니하고 자비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자. 그 문제성을 알리기 위해 인질극을 벌이는 내용이 '존큐'라는 영화로도 나온 적이 있다.
 
자본주의가 모든 국민들에게 평등한 경제 기회를 준다고 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의료에 대한 보장을 안 해준다는 것은 경제적 정의에 합당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후 경제회생과 함께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의료보험 개혁이다. 최근 미국 여론도 그에 대해 호의적이고, 미국 현지 시간 7월 15일 상원 보건 위원회 소위에서 6000억불 예산으로 의료 보험 개혁을 돕기 위한 예산안이 통과되었다는 것이 미국 신문에 주요기사로 나오고 있다.
 
그럼 왜 미국이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가 절대 완전한 제도는 아니다. 아직 일부 난치병에 대해 개인 부담금이 많아 큰 부담이 되는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료관련 비용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서 낮다. 그러한 예산의 제약조건 내에서 비교적 많은 질병에 대한 기본 보장을 한다는 것에 미국이 유의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미국이 우리나라 제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비용 대비 효과가 우월하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 미국 경제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의료개혁에 대한 취지를 국민들이 공감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소요되는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최소 예산으로 최대 효과를 얻는데 우리의 의료보험제도를 참고하려는 것이다.
 
작년에 우리나라 의료 관련제도에 관하여 의료사보험을 활성하자,  영리 의료법인을 허용하자는 제안들이 나왔다. 의료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논의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의견이다.
 
즉 지금 우리 공공 의료보험체재가 완전하지는 않아도,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비교적 괜찮다고 보는 것이 대다수 의견인데 그 토대를 무너뜨릴 위험성이 있는 제도의 도입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즉 의료분야는 산업적인 관점보다는 공공복지적인 관점을 더 중시해야 된다고 본다.
 
 의료관광의 활성화를 위하여 외국인 전용 영리 의료법인만을 허용하자는 의견도 이미 이 블로그에 올린 바 있다. 

 http://blog.daum.net/shkong78/90
 
의료 사보험제도를 확장하는 것도 시기상조라고 본다. 오히려 의료보험 수가를 일부 늘리더라도 의료 공보험이 보장하는 범위를 넓히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라고 본다. 특히 치과 일부 치료의 경우 의료상 필수적인 치료인데도 불구하고 의료보험의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불가피하게 발치한 후 크라운을 대용물로 쓰는 것이 불가피한데 그 상당한 비용을 개인이 거의 다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지금 우리 의료보험제도는 세부적으로 더 향상시킬 분야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비용대비 효과가 높다고 본다. 따라서 일부 수정하더라고 그 골격을 유지하여야 하고  그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의료사보험의 본격 도입이나, 영리 의료법인의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국민적인 합의를 얻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