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읽고 한마디

벤처, 세계화의 길

공석환 2009. 5. 23. 15:15
2000년 글이니 벌써 9년전 글이다.
 
그 당시 벤처기업을 대리한다고 그러면서 실리콘 밸리를 뛰어 다니면서 적은 글이다.
 
요새 바이오 연료 관련하여 캐나다에서 직접 다시 벤처 사업을 할 가 하고 고려중이다.
 
남에게 충고하던 말을 자신이 지켜야 제대로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포럼> 벤처, 세계화의 길

 
공석환 CCC벤처컨설팅 대표

요즘 벤처기업의 위기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그 탈출방안으로 세계화라는 주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벤처기업의 세계화를 논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찾아보기에 앞서 우리나라 벤처기업 위기론의 원인부터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벤처기업에 대한 신규투자가 축소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우리 벤처기업이 타인의 투자를 받아 편하게 사업한 것이 얼마나 됐을까.

얼마전에 열린 한민족 글로벌벤처네트워크(INKE) 2000회의에서 이종문 암벡스그룹 회장이 강조한 것처럼, 사업이란 남의 돈을 투자받기 전에 부도위기를 겪어가면서 자기 나름대로 고생하면서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위기를 논하는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은 자생력을 갖추려는 충분한 노력과 경험이 없이 사업계획안만을 갖고 외부투자에만 의존하려는 안이한 자세를 가졌던 것은 아닌지 각성해 봐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벤처기업보다 초기기업(Start-up Company)이라는 용어가 더 널리 쓰이고 있다. 미국에서조차 초기기업들이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사업하는 것이 일반화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후반부터 벤처캐피털 및 엔젤투자를 받아 사업을 세우고 확장하는 것이 가능했지, 그 전에는 자기 돈이나 친지의 돈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해 말 벤처붐이 일자 단순한 사업계획이나 간단한 기술만을 가지고 남의 자금을 유치해 사업을 펼치면서 코스닥에도 상장한 기업들의 예가 생겨났다. 이런 환경 속에서 벤처기업들은 경영을 너무쉽게 생각하게 됐다.

최근에서야 소위 교통정리 또는 옥석 가리기를 통해 바람직한 벤처기업의 형태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즉 이제 살아남을 수 있는 벤처기업은 경쟁력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거나 치밀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시장이 아닌 전세계, 최소한 아시아 전체의 시장을 사정권으로 하는 기업이다. 투자자를 고려할 줄 아는 기업인 것은 물론이다.

필자가 벤처기업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아직도 많은 벤처기업 경영자이면서 소유자인 창업주가 개인회사와 타인의 투자를 받은 주식회사에 대한 구별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타인의 투자를 받은 회사는 비록 창업주가 다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고 남과 공유하고 있는 회사이므로 투명한 경영과 사업방안이 요구된다. 미국에서는 벤처 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은 이후 창업주가 경영능력에 대해 객관적인 확증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 벤처캐피털이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도록 투자계약서에 명시하는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창업주가 대표이사를 꼭 맡아서 자신이 사업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은 해외로 진출할 때 다시 문제가 된다. 미국 등 해외에 현지기업을 세워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사업능력이 인정된 기업인을 경영자로 선임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벤처기업은 대부분 창업주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과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창업주가 충분한 경영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당연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sia Pacific IT Summit 이라는 행사를 다녀왔다. 이종문 회장이 준비하고 오라클, 시스코, 선마이크로 시스템즈 등의 세계 굴지의 회사들이 참여한 행사였는데, 중국계의 활동이 특히 눈에 띄었다.

중국계 회사들은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활동무대로 생각했다. 중국계 벤처캐피털들은 벤처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에도 진출해 활발한 투자를 벌이고 있었다. 이 행사에서 중국계인 월든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그룹(Walden Internation Investment Group)의 부사장인 앤드루 카우(Andrew Kau)는 자기 회사의 투자대상은 전세계에서 고르고, 향후 나스닥에 상장될 때 최소 5억달러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업을 주 타깃으로 한다고 자신있게 언급했다.

우리나라도 국내에서 회사를 과대평가해 머니게임이나 하는 회사를 과감히 퇴출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전개해나가는 회사만이 벤처기업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또 3-5년 후를 바라보고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풍토도 빨리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