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방미하여 오바마 대통령과 협의한 것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북핵에 대해서는 일치되어 결과가 좋았으나 한미 FTA에 대한 확실한 답을 못얻은 것이 아쉽다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지금 오바마가 한미FTA 인준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지금 오바마는 한편으로는 의료보험 개혁과 다른 편으로는 금융기관 감독강화라는 두가지 큰 경제적 과제를 밀고 나가고 있다.
그런데 위 두 과제다 그리 쉽지 아니한다. 금융기관 감독강화에 대해서는 작년에 미국 금융기관들이 문제가 많았으므로 일반적인 여론은 호의적이나, 공화당 등 보수 정치권에서는 지나친 정부의 간섭으로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반대가 강하다.
의료보험의 경우는 막대한 소요 비용과, 의료업계 특히 의료사보험쪽의 반대 로비가 만만치 아니하다. 결국 오바마가 위 두개의 큰 과제에 주력해야 될 입장이다. 더구나 한미FTA에 대해 민주당 일부에서 반대가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야 될 것이다.
따라서 오바마가 지금 한미FTA를 추진하겠다고 약속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여야 한다.
오히려 이번 방문에서 '스마트 그리드'기술과 '탄소포착 및 저장'기술 분야에서 공동협력에 대한 의견이 실무진에서 오간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간의 기술협력은 사실 많은 예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우리는 거의 미국으로부터 일방적으로 기술을 전수받은 입장이었다. 내가 1982년때 처음 미국에 유학갔을 때 버클리에서 석사를 받으시고 벡텔엔지니어링에 중역으로 근무하시는 한국분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때도, 건설분야에서 어려운 설계는 미국회사가 하고 단순 시공만을 한국의 현대건설 등의 회사가 하는 것으로 이야기 할 정도이다.
퀼컴사가 처음 개발한 CDMA기술을 한국전자기술연구원(ETRI)이 공동연구하여 상용화한 것이 가장 대표적으로 한미간에 공동 기술협력한 사례일 것이다. 당시 유럽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TDMA(GSM)기술을 이전받기 어려운 상태에서 기술 독립을 한 것에 의미가 있다.
퀄컴사와의 공동연구 과정에서 우리가 기술에 대해서는 다 습득하고 오히려 실용화에 대해 기여한 바가 많다. 그래서 컬컴사가 받는 특허기술료의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일부를 ETRI가 받는다.
그러나 특허나 지적재산권 관리 및 회사전략에 관하여서는 아주 바보천치 같은 일을 당시 우리나라가 한 것이다. 당시 퀄컴사는 미국의 초기 벤처기업으로서(startup company)로서 아마 ETRI와 한국의 삼성전자 및 LG전자가 같이 기술개발에 협조를 하여 주지 않았다면 위 CDMA기술을 실용화할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개발을 시작할 당시 특허권의 공유나 아니면 우리가 퀄컴사의 상당한 지분을 취득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단순 공동연구 개발에만 신경을 쓰다가 그러한 기회를 놓쳐 버린 것이다.
그런데 특허에 관한 권리는 다 퀄컴에 놓아두고 실용기술은 우리가 거의 다 개발한 후 퀄컴으로부터 무리한 특허권 실시료 및 칩 판매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회사가 휴대폰 제조 판매로 부터 발생하는 매출 중 상당부분이 퀄컴에게 나가고 심지어는 퀄컴이 다른 개발 기술을 팩키비로 같이 매수를 할 것을 요구하여 그러한 부분이 지금 공정거래 위원회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반면에 LG전자가 미국의 제니스(Zenith)사를 인수 하였을 때 처음에는 제니스사의 브랜드 가치와 현지 기술진을 이용하려 하였다. 그러나 제니스사의 브랜드가 실제 영업을 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되고 기존의 기술진도 많이 퇴직을 하여 위 인수는 실패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모든 TV가 디지탈로 의무화됨에 따라 제니스가 종전에 보유하던 디지탈TV의 특허권은 LG전자에게 큰 실속을 가져다 주었다.
지금 '스마트 그리드 기술'과 '탄소 포착 및 저장'기술 은 멀리 보면 CDMA 못지 아니하게 중요한 기술이다. 미국은 기초기술이나 특허권을 가지고 있어도 실제 실용화를 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하는 데 느리거나 실용화에 적합하게 제조나 응용 비용을 절감하는 데에도 익숙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이번에 미국에서 위 기술에 대한 공동협력이 제시된 것으로 생각한다. 전에 CDMA기술 개발에서의 나쁜 전례를 피하기 위해 이번에는 향후 개발된 특허기술에 대한 공유권리나 크로스 라이센싱 또는 관련 미국회사에 우리나라가 지분을 가져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스마트 그리드 기술'과 '탄소 포착 및 저장'기술'에서의 한미간의 공동 기술개발에서는 서로 노력한 만큼 공평하게 결과를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먼저 틀을 짜고서 기술협력에 착수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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