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독일 혼탕의 경험

공석환 2009. 6. 25. 06:50

한국에 '네이키드 뉴스'가 서비스된다는 소식이 돈다. 그리고 그저께 조선일보에서 한국은행 현지 지점장의 독일 혼탕 경험기사가 나온다.

 

사람들이 원초적인 누드상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그러한 것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이 문제일 것이다.

 

캐나다에서 서비스되는 '네이키드 뉴스'의 예고편을 들어 가 보았더니 뉴스를 진행하면서 완전히 알몸으로 치부가 다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뉴스 내용이나 발음은 전문 아나운서 수준이다.

 

1980년대 버클리에서 대학원 다닐 때 샌프란시스코 부근에 누드비치가 있다하여 서로 이야기 한적은 있는 데 가보지는 못하였다. 

 

200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일로 출장을 간적이 있다. 당시 3명이 같이 동행하였는데 거기서 두가지 색다른 경험을 하였다.  벤츠를 렌트하여 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에서 시속 220km로 달린 경험하고 다른 하나는 독일 혼탕를 경험하여 본 것이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한국식당에 가서 저녁식사를 한 후 독일 혼탕이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장소를 잘 몰라 식당주인분에게 물어 보았더니 자세하게 안내를 하여 주었다. 북쪽으로 20분 정도 가는 거리였다.

 

막상 가려고 하였더니 동행하던 두 한국 신사분들은 피곤하다면서  검연쩍은 표정으로 피하였다. 할 수 없이 두 사람을 호텔에 내려주고 나만 독일 혼탕으로 향하였다.

 

처음 가 보는 것이지만 외국에 많이 다닌 경험으로 잘 찾아 갔다. 도착해 보니 정원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다. 일본인이 현재 운영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선 입구에서 기본요금 (약 2만원 정도인 것으로 기억한다)을 내고 지하철 표 같은 것을 받아  우리나라 지하철 개찰구와 비슷한 곳에 넣고 들어 갔다.  2시간인가(3시간이였는지 정확한 시간이 기억이 안남) 기본요금이고 나올 때 그 시간이 넘으면 더 돈을 내야 되었다.

 

그런데 들어가면서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상당히 규모가 컸는데 남녀 혼탕으로 운영되는 곳에 각종 사우나 등의 방이 10곳,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수영장도 따로 있고, 남녀 혼탕을 원하지 아니하는 여자전용 사우나 방도 2곳이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복도에서는 원칙적으로 수건을 감고 다니는 것이라고 한다.

 

들어가서 우선  나체로 수영하는 곳에 들어 갔다. 젊은 독일 사람들 남녀가 평화롭게 잡담을 하고 있었는데 동양인인 내가 들어 갔더니 경계를 하는 표정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내가  적당히 근육있고 뱃살이 없어 나이는 이미 40대 중반이지만 몸매(?)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다가 나와서 복도로 향했는데 왠 걸 독일 여성으로 30대 중반으로 보이고 키는 나 정도 여자로서는 큰 키로 꼬챙이처럼 마른 여자가 수건을 전혀 안 가리고 복도에서 알 몸으로 다니는 것이었다. 순간 앞면이 그대로 마주쳐 당황하였다. 물론 눈길을 오래 두기는 그래서 금방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는 스팀이 뿌옇게 나오는 사우나 방이었다. 상당히 여러 사람 열명 이상이 그리 크지 않은 방을 같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뿌연 증기 때문에 덜 어색하였다. 여기서는 사우나를 10여분 정도 즐기다가 다시 다른 방으로 옮겨 보았다.

 

선탠룸이 있었는데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자외선으로 눈에 비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자 하는 것하고 백열등으로 그냥 온실처럼 따스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 그런데 플라스틱 간이 침대에 편히 누워 있을 수 있어 좀 따스하게 쉬려고 누워 있었다. 그런데 왠 걸 얼마 시간이 안 지나서 바로 옆 침대에 20대 날씬한 아가씨가 와서 눕는 것이다. 호기심어린 가자미 눈으로 보다가 쑥스러워서 5분 정도 있다가 쉬지를 못하고 일어나서 다른 사우나로 향하였다.

 

핀란드 사우나로 증기 없이 열탕인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서 한바뀌 돌아서 수영복 입고 하는 수영장은 입장은 못하고 멀리서 분위기만 보았다. 수영복 입고 하는 곳에서는 아이들이 보였다.

 

입장하는 사람들을 보니 부부, 또는 남녀 친구가 같이 오는 것이 많이 보였다. 독일 혼탕에 가면 노인들만 많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내가 갔을 때는 의외로 20-30대의 남녀들도 보였다. 다만 미성년자는 입장이 안되는 것인지 확실치 아니한 데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위 곳이 절대 신체적인 접촉이 있거나 문란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냥 10개의 방이 있는 큰 규모의 우리나라 찜질방 같은 사우나인데 남녀들이 자연스럽게 같이 사용하는 것이었다.

 

독일은 지역마다 여러 곳에 혼탕이 있고 벨기에에도 혼탕이 있다고 그런다. 그런데 택시기사에게 잘 못 이야기 하면 유곽(독일은 매춘이 합법이다)으로 안내해 주기 때문에 사전에 정보를 가지고 잘 찾아가야 한다고 그런다.  

 

사족으로 일본을 여러번 갔어도 혼탕은 가 본적이 없는데(도시지역에는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1999년 파리에 갔을 때 골프를 마치고 욕탕으로 갔는데(보통 유럽 골프장에는 욕탕이 잘 없는 데 위 곳은 일본인이 운영하여 욕탕이 있다고 한다) 일본인이 중학생 정도의 사춘기 딸을 데리고 남탕에 들어 와서 놀라 슬그머니 빠져 나온 적이 있다.

 

짧은 인생에 혼탕도  한 번은 다녀올만한 문화적 체험관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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