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

중국과의 관계

공석환 2009. 7. 6. 07:16

오늘 인터넷 중앙일보에서 이원복교수의 연재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 중국1편'내용을 보았다.  최근 북한 핵문제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여 주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시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우리나라와의 관계에서 '먼나라 이웃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가끼이 있기에 사이 좋게 협조하여야 하는 나라이면서도 마음으로 가깝게 되기 쉽지 아니하여 '이웃나라 먼나라'처럼 느끼기 쉽다.  
 
버클리에서 유학중에 일본, 홍콩, 중국, 대만의 유학생들을 접촉할 기회가 있었다. 같은 동양사람으로서 가까이 할 수는 있었다.
 
만나다 보면 일본유학생들이 가장 친하기 쉬었다. 과거사를 뒤로 하고 우선 정서적으로 잘 통하였다. 그리고 비록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한 적이 있더라도 일본의 지식층은 과거에는 일본이 한국에서 문화를 전수해간 것을 알기 때문에 한국사람을 동등하게 대접을 한다.
 
홍콩출신들은 서구화가 되어서 편하였다. 그러나 대만이나 중국 본토(내가 유학할 때는 아직 본토학생은 드물었다)는 서로 인사는 잘 하는데 친해지기가 쉽지 아니하였다.
 
중국사람은 우리나라 사람에 대해 '공부를 못하다가 어떻게 최근에 잘 하게 되었는데 곧 따라 잡아야지'(못 살다가 갑자기 졸부가 되었는데 조금 있으면 내가 더 부자가 된다) 하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은연중에 보인다. 즉 중국사람이 한국사람을 보는 시각에 은연히 내려 보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이원복교수의 만화 내용 1편에 중국이 대국이었다가 갑자기 서양에 무시를 당하다가 다시 최근에 힘을 회복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역사경제학으로 보면 로마시대 전성시기의  경제력도 당시 중국 당나라의 경제력에 못 미친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은 18세기까지는 세계 최대 경제강국이었다.
 
그런데 서구의 증기기관의 발명과 함께 밀려드는 서구인에게 중국이 군사적으로 수모를 겪을 뿐 아니라 경제력도 뒤쳐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과거 관계도 평등한 관계가 아니었다. 고조선을 멸하고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고 고구려 광개토대왕 시절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가 신하에 가까운 관계였다.
 
내가 미국에서 중국학생을 만났을 때 은연중 그러한 자존심을 느낄 수 있엇다.
 
한국전쟁에서 중국이 전쟁에 참여한 것은 남북한이 미국의 힘을 얻어 통일될 경우 당시 대만에 있던 장개석 총독이 다시 본토를 노릴지도 모른다는 도미노 효과를 우려한 것이다.
 
중국이 없었다면 우리는 통일 한국으로 북한 공산정권의 행패를 받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현 시점에서 중국을 등 돌리고 있을 수는 없다. 경제적인 협력도 중요하고 북한과의 관계에서 외교적인 협력도 구해야 되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북한을 공산주의 동맹으로 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이나 미국관계에서 우리가 중국을 직접 접하는 것보자는 북한이 절충지역으로 남아 있는 것이 낳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붕괴될 경우에 접경 지역에서 일어날 혼란을 원하지 않는 면도 있다.

 

중국에 한류가 유행하면서 상당히 가까워진 적이 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친밀하게 한 공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을 겪으면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인터넷에서의 악플이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켰다. 내가 유학시 느낀 것처럼 중국은 대국(어쩌면 과거 종주국이라는)이라는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데 그 것을 철 없는 젊은 사람들이 건드린 것이다. 중국 사람이 한일전에서 일본을 더 응원하였다는 것은 충격적이고 반성해 보아야 하는 일이다.
 
인터넷 악플의 악효과는 크다. 이러한 것에는 우리나라 교육과 방송의 책임이 크다. 각자의 개성보다는 석차를 내세우는 경쟁위주의 교육제도하에서 뒤 쳐진 사람들이 그 불만을 여과없이 인터넷에 쏟아 내는 것이다. 단순히 인기를 의식하여 비속어를 공중파에 남발하는 저질 방송도 책임이 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우리는 중국과 친하게 지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블로그 초기에 '스위스를 본받아야 된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스위스 사람들처럼 다른 주위 강대국에게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속으로 실력을 길러 무시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과의 관계 어렵다. 일본은 일부 우파 정치인이 문제이다. 그러나 일본의 정치인들은 빈깡통이다. 반대로 중국은 집권층은 아주 현명하다. 큰 시각을 가지고 이제 전세계 경제와 자원시장을 흔들고 있다. 우주탐사를 나서는 것은 과학기술의 첨단분야까지 미국과 겨루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상당히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겉으로 자기 의사를 잘 안 내세우는 중국 정부와 미국 사이에서 너무 한편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줄달리기 외교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작년 1년간의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관계를 포함한 외교활동을 보면 일본 우파 정치인들을 연상시킨다. 국내용으로 빈 깡통처럼 실속없이 큰 소리를 내었다.
 
이제 중국과의 외교관계에서 신중하고도 내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뿐 아니라 개별 국민들도 중국인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자존심을 세워 주는 조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이 국익을 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