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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성적 최하위권인 고3생이었는데 각종 경시대회에 참가하고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도록 했다. 면접 준비를 위해 현직 CEO와 매달 만나도록 주선했다."
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S유학원 김모 원장이 밝힌 입학사정관 전형 컨설팅 사례다.
이 학원 같은 '입시 컨설팅' 업체들은 한 달에 150만원 정도를 받고 각종 경시대회 정보를 제공하거나 모의 면접을 하는 등 학생이 지망하는 대학의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비한 '맞춤형 서비스'를 한다.
김씨는 "요즘은 하루 10명가량의 학부모가 상담하러 찾아온다."며 "지난 5년간 특례입학 전형 및 해외유학 컨설팅을 통해 수많은 경험을 축적해 왔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중심의 기존 학원과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선 고교는 절대 우리를 따라올 수 없다"고 단언했다.
입학사정관제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이와 같은 맞춤형 사교육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학원가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대우증권 교육업체 담당 유정현 애널리스트는 "수능 강의 등 '일대 다'의 서비스에 익숙한 기존 학원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맞는 '일대 일'의 서비스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례입학이나 해외유학을 담당하던 업체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입시제도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한 특정 전형요소의 비중을 축소해도 그에 따른 시장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 사교육 시장의 특징이다. 수능시험이 없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므로 학부모들은 이중의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 입시 트렌드에 맞춰 또 하나의 사교육 시장이 형성됨으로써 사교육을 줄인다는 목적으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가 되레 학부모들의 짐을 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고생 자녀를 둔 이모(51.서울 송파구)씨도 "학생들이 수능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경력'도 관리해야 하는 상황 아니냐"며 "학교가 입학사정관제에 맞는 진학 지도를 해주지 못한다면 학부모는 학원에 의존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선 고교의 입학사정관제 준비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장기간에 걸쳐 학생의 적성을 파악하고 잠재력을 평가해야 하는데 이를 담당할 교사가 없고 제도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도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려 K어학원에 다니는 이모(19.서울 강남구)양은 "어학원에서 매일 논술을 첨삭지도해주고 모의 면접ㆍ토론 등을 실시해 장단점을 분석해 준다. 학교는 이런 부분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이용해 학교를 상대로 돈벌이에 나서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S유학원 김 원장은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우리의 풍부한 진학지도 경험을 전수하는 '스쿨 컨설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내 H고와 K고가 관심을 보였으나 연간 2억원이라는 금액이 부담됐는지 불발됐다"고 말했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입학사정관제가 올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수업을 맡지 않고 대입 관련 업무만 전담하는 진학지도교사제를 도입하는 등 고교 시스템에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업체 이투스 입시정보실장 유성룡 씨는 "대학별로 천차만별인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해 정통한 전문 교사가 없다면 학부모들은 입시 기관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C고 구모 교사는 "입학사정관 전형에는 추천서, 포트폴리오 등 많은 서류가 필요한데 이를 담임교사 혼자 준비하기는 불가능하고 학생을 맡은 지 몇 달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도 어렵다. 고교 3년 동안 학생을 꾸준히 지켜보며 입시 전략을 세워 줄 진학전담 지도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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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전면 채택을 지시한 후 부작용으로 그에 대비한 과외나 학원이 나오고 있다.
입학사정관 제도는 단순히 학교 성적이나 수능 점수 이외에 각 개인의 개성을 감안하는 좋은 제도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입학사정관 제도는 아이비리그 등 일부 명문대학의 문과 계통에서 다양한 사회활동과 경험을 평가하는데에 사용된다.
꺼꾸로 이야기 하면 명문 공대인 MIT나 칼텍도 일단 수업을 따라가는 것을 중시하기 때문에 입학사정관의 재량 폭이 적다. 그리고 버클리 같은 주립대학은 지원자수가 많아 사실상 학교성적, SAT점수가 주가 된다.
즉 입학사정관 제도는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일부 명문대학에서만 실제 운용되고 있는 제도이다.
그런데 벌써 우리나라에서 입학사정관 제도를 악용하여 그에 대비하는 학원이 생긴다는 것이 한심한 일이다.
전에 문장력이나 사고능력을 시험한다고 논술시험을 도입하였더니, 널리 책을 읽어서 그런 능력을 키우기 보다는 논술유형에 따라 작문하여 연습하는 학원이 성행한 것이 우리 현실이다.
결국 우리나라 사교육은 거의 죄악 수준이다. 공교육에서 못 해주는 것을 보충하여 학생들의 실력을 도와 주기 보다는 입시에 필요한 점수나 방법만 편법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
별도로 사교육 규제에 관한 글을 정리하여 게시할 예정이다.
정리하면 지금 입학사정관 제도를 사전에 준비없이 전면 시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의 현지 운용경험을 미리 충분히 연구하고 우리 현실에 맞게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