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미국과 유럽간 여자 프로골프 대항전인 솔하임 컵이 열렸다.
이번 대회 시작하기 전 부터 논란이 많았다. 솔하임컵은 2년 간격으로 열리며 대회전 2년간 각종 대회 성적을 집계한 점수를 매겨 10등까지는 자동 출전권을 얻고, 2명은 주장이 지명하게 되어 있었다.
이번에 주장인 LPGA 명예전당(Hall of Fame)의 멤버인 베스 다니엘은 노장 쥴리 잉스터와 미쉘 위를 지명하였다.
쥴리 잉스터는 명예전당의 멤버로 현역에 뛰는 선수중 가장 최고령인 49세이다. 비교적 나이가 젊은 미국 팀 선수들에게 경험을 전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지명에 반론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미셸 위는 미국내에서도 안티가 상당히 존재하여 그 지명에 반론을 거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다. 즉 아직 승수를 쌓거나 LPGA내에서 충분한 성적을 못 올리고도 인기로서 지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셸위가 개인적으로 튀기 때문에 팀 플레이에서 다른 선수들과 잘 화합할 수 있는 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는 견해가 있었다.
사실 미셸 위는 작년에 LPGA 정식 멤버가 아니었다. 그래서 작년에는 점수를 쌓을 기회가 없었다. 최근 성적만으로는 미국팀에 참여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이번 솔하임 컵 대회가 열리기 전에 그 대회를 평가절하하려는 시도도 많았다. 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선수간의 대항전인 라이더 컵은 현재 미국과 유럽의 남자선수들이 최상급으로 의미가 있는 것을 당연히 인정한다.
그러나 지금 여자 프로골프계에서는 멕시코인인 로레나 오초아가 세계 랭킹 1위이고 국가별로 대항전을 한다고 그러면 우리나라 여자선수들이 한 수 위라서 미국 단체팀이나 유럽 단체팀에게 압도적으로 이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아니카 소렌스탐이 은퇴한 후 유럽 여자 프로골프선수들의 층이 약해진 것도 위 대회의 의미를 약하게 하였다.
영국 도박사들은 대회시작전 미국팀에게 돈을 걸면 1/3만을 준다고 하였다. 즉 미국팀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막상 금요일, 토요일 이틀 두명씩 조를 이루어 경기를 치뤄 본 결과는 예상과는 달랐다. 유럽 여자선수들이 분전하여 토요일까지 동점을 이룬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날인 일요일에는 개인전이 벌어진 것이다.
미셸 위는 금요일, 토요일 경기에서 2승 1무로 미국 여자선수들중 가장 좋은 성적을 얻었다. 특히 크리스티나 킴하고 조를 이루었을 때는 초반에 3타를 뒤지다가 극적으로 역전하는 뒷심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개인전에서 미셸 위는 유럽팀에서 두번째로 경험이 많은 스웨덴 출신의 헬렌 알프레드손과 붙게 되었다.
알프레드손은 비록 나이가 44세로 많지만 작년에 2승을 거두고 대회 시작전에 세계랭킹 10위로 24위이고 아직 승수가 없는 미셸 위보다 객관적으로는 전력이 위인 선수이다. 그리고 알프레드손도 여자선수로는 키가 큰 편인 178cm로 드라이버 평균거리도 260야드가 넘어 비교적 장타인 선수이다.
경기는 팽팽하게 시작하였는데 이번 솔하임 컵 대회 중 베스트 샷으로 뽑힌 멋진 장면이 나왔다. 파5인 2번홀에서 알프레드손이 두번째 샷을 홀에서 3미터 거리에 붙여 이글 기회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미셸 위가 다음으로 친 샷이 굴러가면서 홀에서 2미터 이내의 거리로 더 가까이 간 것이다.
여기서 알프레드손은 이글 퍼팅을 놓치고 버디로 만족하고, 그러나 미셸 위는 이글을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파5 15번 홀에서 미셸 위는 드라이버를 305야드를 날린 것이다. 이에 대해 알프레드손은 나는 이미 나이기 들어 그렇게 멀리 날릴 수 없다고 이야기 하다 정정을 하면서 젊어서도 그렇게 길게 날려 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 하였다.
결국 미셸 위는 단순히 장타뿐 아니라 섬세한 쇼트게임에서도 알프레드손에 뒤지지 않으면서 한타차의 승리를 거둔다.
마지막날 미국팀이 분전하여 유럽팀에게 승리를 거두는 가운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선수가 미셸위라는 것에 대부분의 시청자나 방송관계자가 동의를 한 것이다.
사실 미셸 위는 과거 다른 미국 여자 프로골프선수들에게 왕따였다. 우선 나이 어린 선수가 나이키와 소니로부터 큰 후원계약을 맺은 것도 시샘의 대상이고, 여자대회에 우승하기 전에 남자대회에 참가하는 등 튀고 다닌 것이다.
더구나 같이 경기를 하면 드라이버가 길어 최소 30야드 이상 더 나가니 다른 선수들의 기를 죽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른 미국 여자 프로골프선수들에게 미셸 위는 기피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최근 LPGA가 인기가 떨어지면서 그 것을 극복할 스타파워를 가진 선수는 미우나 고우나 미셸 위밖에 없다는 것을 다른 선수들도 동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최근에 미셸 위도 남자 대회에 참가를 유보하고 행동을 조심하면서 다른 선수들과 부드러운 관계를 가지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솔하임 컵에서 미셸 위는 3승 1무라는 미국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세계정상급 선수인 알프레드손과의 진검승부에서 보여준 실력과 침착성은 사람들에게 큰 기대를 가지게 하고 있다.
몇년내에 미셸 위가 로레나 오초아를 물리치고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러나 1년에 2번 이상 가능하면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미셸 위가 올라설 경우 LPGA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한국언론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 우리가 미셸 위나 크리스티나 킴을 '위성미', '김초롱'으로 불르면서 한국인으로 표기하는 것을 삼가하였으면 한다.
두 사람의 현재 위치는 한국계 미국인이지, 한국인이 아니다. 본인들의 생각도 그러한 것 같다. 크리스티나 킴은 한일 여자국가 대항전에 출전한 후 솔하임 컵에 미국대표로 다시 출전하는 과정에서 큰 오해를 겪은 적도 있다.
두 사람이 한국인의 피를 얻으면서 잘 하기를 뒤에서 조용히 기대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나중에 한미 여자프로 골프 대항전이 생기더라도 두선수는 아마 미국팀의 멤버로 나오게 될 것이다.
그래도 한국인의 피를 이어 받은 미셸 위가 이번 솔하임 컵에서 얻은 경험으로 향후 LPGA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좋은 결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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