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

하이닉스의 매각에 관한 의견

공석환 2009. 9. 23. 16:25

국내기업에 대한 M&A는 우리가 IMF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는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일어났다. 그 이전에도 한국중공업의 두산에 대한 매각, 유공의 SK에 대한 매각  한화의 신동아생명 인수 등이 있었지만  항상 특혜 시비가 일었다. 대우그룹 전체가 해체된 것은 마음에 아픈 일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우중 대우 전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구호를 아주 좋아 한다. 지금 시점에서 다시 새겨 볼 말 같다.
 
IMF 구제 금융을 받을 때는 주로 해외에 기업을 매각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 경우에도 뒷말이 많았다. 외환은행의 론스타에 대한 매각의 특혜시비, 썅용차 매각후 기술유출 의혹, 그리고 대우자동차의 매각이후 GM본사의 어려움에 따른 추가 후속 지원 여부 등이 그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커다란 기업인수를 하였다가 금융비용의 어려움 때문에 대우건설은 다시 시장에 매각하려고 진행중이다.
 
작년에는 경기가 냉각되면서 기업인수가 주춤하였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준비하다가 포기를 하고 나서 3000억이라는 큰 증거금 처리 문제로 지금 소송진행중이다. 그리고 동국제강도 증거금을 포기하고 쌍용건설에 대한 인수를 포기하고 말았다.
 
오늘 하이닉스에 대한 효성의 인수의향과 관련하여 다시 경제계나 시장에서 그리 나오는 반응이 그리 좋지 아니하다.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국내기업에 인수를 시키고자 한 정부 방침이 있었다. 나도 정부 방침에 동의한다. 다만 아직 세계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아니한 이 시점에 하이닉스라는 큰 기업을 인수하여 재투자할 국내기업이 마땅치 않은 것이 문제였다. 
 
몇년전에는 LG가 다시 하이닉스를 인수하는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들었었다. 참고로 모르는 사람을 위해 이야기 하면 하이닉스는 과거 LG반도체와 현대반도체가 합병하였던 것이기 때문에 LG에서 과거 인연이 남아 있다. 그런데 지금은 LG전자에 집중하기 위하여 하이닉스의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
 
삼성전자는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세계 시장에서의 독과점 문제 때문에 득보다 실이 많다. 그리고 거론 되던 포스코나 다른 대기업들도 하이닉스에 큰 투자를 하기는 아직 시기 상조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효성이 단독으로 하이닉스에 대한 인수의향을 낸 것으로 보도가 되었다.
 
다만 효성이 반도체 산업과 직접 시너지 효과가 적고, 하이닉스를 인수하거나 인수 후 재투자할 현금 동원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최근 효성은 기존의 섬유, 전선 사업에서 풍력 등 그린에너지 사업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하여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것은 좀 무리라는 의견이다. 오늘 효성의 주가가 하한가까지 떨어진 것도 그러한 것을 반영한다.
 
나는 하이닉스의 매각에 대해 두가지로 의견을 가지고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다른 경쟁자가 나타날 시점까지 매각을 미루는 것이다. 즉 단독매각은 향후 특혜 시비도 있을 수 하여 좋지 아니하다고 본다.
 
만약 채권단이 지금 이 시점에 꼭 하이닉스를 매각할려고 그럴 경우 매각가를 낮추어 효성의 부담을 늘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반도체 시장이 최악을 지났다고 하여 하이닉스 주가가 많이 올랐다. 그러나 회사의 재무 상태를 보면 현재 주가에 거품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과거 기업 매각시에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것을 붙이던 관행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세계경제가 불안한 지금  시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개념 자체가 어울리지 아니하다고 본다. 시장에서 소량의 주식들은 쉽게 소화되지만 대량의 주식은 블록딜 형태로 하여 장외에서 보통 10-20%정도 디스카운트 하여 거래된다.
 
LG디스플레이는 과거 LG필립스라고 하여 필립스하고 합작기업이었다. 필립스의 지분이 실제로  장외로 디스카운트되어 대량이 블록딜로 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즉 이번에 채권자 은행들이 하이닉스를 꼭 매각할 경우 아직 경기의 불확실성 향후 재투자의 필요성을 감안하여 매수하는 회사에 감사하는 뜻으로 위의 장외 블록딜의 경우와 같이 거래소 주가보다 10-20% 디스카운트를 하여 인수하는 회사의 부담을 줄여 주어야 할 것이다. 만약 효성이 과거 금호그룹의 경우처럼 하이닉스를 인수한 후 두 기업이 같이 어려워지게 된다면 그 것은 국민경제에 최악의 시나리오 일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디스카운트가 특혜시비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가장 최선의 방법은 이번에 효성이 단독 입찰할 경우 절차상 이유로 더 진행하지 아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하이닉스의 매각에 여러 국내기업이 경합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매각 시점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