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

일본에서 민주당이 집권한 이유

공석환 2009. 9. 4. 05:51

어제 점심에 전직 장관을 지내고 일본에서 공부를 많이 하신 일본통인 분하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이번에 일본 선거에서 민주당이 자민당에게 이겨 정권이 바뀐 것은 사실상 명치유신 이후 계속 일본 정권을 잡은 집권세력이 물러난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한다.

 

 그 원인에 대해 일반국민이 자민당의 장기 집권 결과에 실망한 것이라는 일반적인 보도가 많다. 그런데 어제 같이 한 분은 국제외교적인 분석을 하여 주셨다. 올해 일본이 충격받은 두가지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첫째는 작년말로 중국의 국가 경제생산이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2번째 경제가 된것이다. 아사히 신문에서 올해 초에 이에 대해 심각한 보도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이 미국 다음으로 세계 제2의 경제강국이라는 자존심이 무너진 것이다.

 

둘째는 북한의 두번째 핵실험이다. 첫번째 핵실험 이후 미국이 북한에 압력을 넣어 재차 핵실험을 못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였는데 그렇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일본에 핵우산이라는 공중방위 체재만을 강조하는데, 북한과 근접한 일본은 핵에 대해 큰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일본은  약자에는 강하고 강자에는 약한 심리가 있다.  과거 2차세계대전 중에 중국과 북한에 대해 잔혹한 행위를 한 것이 많았지만 그러한 과거가 청산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제 중국이 경제적으로 일본을 추월하고 북한이 핵이라는 강력한 군사적 도구를 가지면서 일본 국민 전체가 위기의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바꾸어 보아야 겠다는 심리가 일본국민에게 들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압도적으로 대통령으로 당선 될 때에도 국민이 경제적 상황의 전환을 기대한 것과 비슷한 것이다.

 

새로운 민주당 정부는 아마 아시아 중심체라는 모토로 미국일변도 정책에서 전환하여 동아시아 중시의 정책을 필 것이라는 것은 기대된다.

 

그러나 일본 민주당 정부가 진보정권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우선 자민당에서 있다가 옮겨온 오자와 이치로는 자민당에 있을 때 전형적인 우파 경향을 보였다.

 

그리고 당수인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도 미국에서 교육을 받아 일부 진보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일본 재계의 대표적인 기업의 하나인 브리지스톤 가문의 출신으로 대기업 정책에서 한도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은 외면적으로는 온건 보수파와  진보진영이 결합한 형태이지만 진보진영은 둘러리이고 핵심 인물들은 보수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과거 자민당 정권보다 아시아 정책에 있어서는 좀 유연하여 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것도 일본이 아시아의 변하여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외면적인 방책이지 근본적인 내면적인 반성이 잇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것이다.

 

한일, 한중 해저터널에 관하여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 한일, 한중 해저터널은 동아시아를 하나로 묶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일본은 북해도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건설하면서 충분한 경험을 쌓아 영불 해저터널의 공사에도 자문을 하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일 해저터널의 공사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한일 해저터널을 공동으로 건설하면서 오히려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한일 해저터널의 경우 독도에 대한 분쟁이 발생하면 공사를 시작하였더라도 다시 중단하자는 여론이 생길 것이다.

 

즉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 있는 법이 '국민정서법'인데 아직 한일터널을 시작하는 데 국민의 정서가 그리 긍정적이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만약 일본 민주당 정부가 동아시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과거의 반성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줄 경우에 한일. 한중 해저터널의 추진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우리가 일본 민주당 정부가 들어 왔다고 하여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즉 겉으로는 상당한 진보로 보이지만 핵심부는 전통 보수 경향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다만 일본 민주당 정부가 동아시아에 대해 일단은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이므로 우리가 그에 대해 어떻게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일본 민주당이 집권하였다고 독도문제에 대해 일본이 더 이상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는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독도문제가 최소한 한일관계의 걸림돌이 되는 형태로 자꾸 부각되지 아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지금 실질적으로 우리가 독도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완전 포기는 하지 아니하더라도 추가적으로 문제화시키는 시도만 하지 아니하여도 나은 것이다.

 

국민들과 정부가 일본 민주당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아니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