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블로거는 사진기를 항상 가지고 다녀야 되는가.

공석환 2009. 10. 3. 10:32

오늘 한국은 추석이다 그러나 여기 캐나다는 평범한 금요일이다. 큰 아들과 둘째인 맏딸이 일리노이, 토론토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으니 뱅쿠버 교외인 이 곳에서 한국 추석을 같이 할 수도 없다.

 

오늘 아는 후배와 골프를 다녀 오기 위하여 같이 나섰다.

 

내가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고 가는 중  신기한 승용차가 앞에 보인다. 차 전체를 조개 껍질을 붙여 장식한 차이다. 혹시 바람에 날려서 조개 껍질이 날라올가 우려되어 가까이 붙는 것을 주저하였다. 그러다 그차는 2차선을 가고 있고 나는 추월하기 위해 1차선으로 가면서 가까이서 보았다. 차 외양에 촘촘히 조개 껍질이 완전히 덮여 있었다.

 

후배는  같은 차를 몇 달전에 여기 해안가 도시인 와이트락 이라는 도시에서 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 차를 처음 보게 된다.

 

비록 소형승용차로 그리 크지 않은 차이지만 차 바깥  모든 부분을 조개껍질로 촘촘히 붙이는 것은 보통일이 아닐 것이다. 자기만의 독특한 차를 가지고 싶어서 그럴 것이다. 미국에서 자기 차 외양에 히피 그림을 그린 차는 많이 보았다.

 

그러나 조개 껍질을 차 외양 전체에 붙인 차는 내 일생에 처음 보았다. 다만 차 겉에 조개껍질을 붙이면 공기의 저항이 많아져 기름이 더 들텐데 아마 그런 것 정도는 신경을 안 쓰니 그런 과감한 것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골프를 가던 중에 사진기를 가지고 있지 아니하였다. 그 순간 너무나 그 것이 아쉬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자기 생각이나 아니면 자기가 겪거나 본 것 중 신기한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 차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볼로거는  사진기를 항상 가지고 다녀야 되는 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골프장에서 후배와 둘이서 편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여유있게 라운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그린에 올라간 순간 그린 옆에 사슴 한마리가 있었다.

 

캐나다에는 사슴이 흔하여 골프장에서 사슴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가끔은 늑대나 곰도 보이는 적이 있다. 그런데 사슴은 친구, 부부, 남매 또는 자매 사이인지는 몰라도 둘이 같이 다니는 적이 많다. 그런데 이번에 본 사슴은 성년으로  뿔이 없는 것으로 보아 숙녀 사슴인데 혼자 골프장에 나타났다.

 

 신기한 것은 우리가 그린에서 퍼팅을 하는데 떠나지 아니하고 멀뚱 멀뚱 쳐다 보는 것이다. 내가 우호의 뜻으로 손을 흔들어 보아도 그냥 보기만 한다. 강아지도 아니니 꼬리를 흔들리는 없다.

 

내가 퍼팅을 먼저 끝내고 후배가 퍼팅 라인을 보는데  사슴이 후배 바로 뒤쪽 그린에서 바로 벗어난 곳에서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꼭 캐디 역할로 퍼팅라인을 보아주는 듯 보였다. 아차 이 때 다시 사진기가 있었으면 그 장면을 잡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후배가 요새 뱅쿠버 교외에 연어들이  많이 올라온다고 한다. 1m 정도의 큰 놈은 한시간을 씨름해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한다. 골프를 끝내고 오다 보니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작은 천가에 낚시꾼들이 몰려 있었다.  오늘은 낚시꾼들 옆에서 구경을 하여도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다음에는 사진기를 가지고 나와 연어 큰 놈이 펄떡펄떡하며 끌려 나오는 모습을 찍으리라 마음 먹었다.  한국의 추석날에 집으로 돌아 오면서 오늘은  대어를 여러 마리 놓친 것 처럼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