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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서울 양재동 동원그룹 회장실에서 지구본을 놓고 장보고의 개척 정신을 설명하고 있다.김 회장 왼쪽으로 김문경 숭실대 명예교수, 최장현 국토해양부 제2차관. [김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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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보고는 중국과 일본 정사에 기록된 거의 유일한 한국사람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반역자로만 알고 있었다. 장보고의 개척정신을 재조명하는 것이 역사 바로 세우기다.”(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화제를 불러일으킨 본지 창간 44주년 특집 ‘장보고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장보고의 개척 정신과 경제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21세기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다시 부각된 장보고 정신이 무엇인지 전문가들과 좌담회를 했다. 좌담회는 지난달 17일 서울 양재동 동원그룹 회장실에서 이뤄졌다.
사회=김시래 중앙일보 산업경제데스크
▶사회=해상왕국 건설의 계기가 된 장보고와 흥덕왕의 만남을 재조명해 반향을 일으켰다.
▶김 교수=흥덕왕은 전제 군주사회가 무너져 가는 통일신라 말의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개혁의지가 컸다. 다른 군주들과는 달리 깨어 있었다. 통일신라는 거의 매년 흉년으로 당시로서는 핵심 산업인 농업만으로는 부국을 만들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흥덕왕이 장보고를 만났다고 볼 수 있다. ‘개혁 군주’와 ‘글로벌 마인드가 있던 장보고’가 만나 해상왕국을 건설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사회=지금 왜 장보고인가라는 물음도 있었다.
▶김 회장=우선 역사상 장보고는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살렸다는 점에서 재조명할 필요성이 크다. 한국 사람 중 중국과 일본의 양국 정사 기록에 이름이 남은 유일한 사람이다. 그런 조상이 있었는데도 한동안 그를 반역자로만 취급했다. 둘째는 우리가 지향하는 동북아 물류 중심지의 역할 모델을 한 사람이다. 당시 청해진을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의 중개 무역을 하고, 이슬람 세계까지 무역을 했다. 청해진이 그 중심이었다. 셋째는 해양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인물이다. 지금 지구촌은 ‘물 부족, 물 부족’ 그러는데 바닷물이 있는 한 물 부족은 없을 것이다. 현재의 정수 기술로도 곧 원가에 가깝게 바닷물을 정수해 마실 수 있다. 육상에서는 1년에 한 번밖에 농사를 못 짓는다. 그런데 해양 농장은 1년에 네 번은 가능할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다. 육상의 자원 부족 문제도 해양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조선업 1위 국가가 된 것도 장보고 선단의 전통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거쳐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울산 조선소까지 장보고 정신과 기술이 계승 발전됐다고 본다. 넷째는 ‘해외로 나가라’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가난한 어촌 출신인 장보고도 중국에서 크게 성공했다.
▶김 교수=장보고는 굉장한 인격자다. 포용력이 있었고, 용서할 줄 아는 사람이다.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컸던 사람이다. 같은 고향 사람으로 당나라에서 함께 활동했으나 원수지간이 된 정연(鄭年)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뒤 정연이 초라한 모습으로 청해진에 오자 반갑게 마중했다고 한다. 법화원을 만들어 더불어 먹고 살자는 사상도 찾아 볼 수 있다.
▶사회=장보고를 통해 알 수 있듯 바다가 중요한데 우리 국민정서는 바다에 가깝지 않다.
▶김 회장=우리에게는 해양인을 ‘뱃놈’으로 보고 무시하는 정서가 많다. 정월에 토정비결을 봐도 ‘물가에 가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한다. 육지에서 못 살 사람이 바다에 가는 거지 똑똑한 사람은 바다에 가는 것이 아니라는 정서가 있다. 나도 수산대학을 나왔는데 주변에서 왜 ‘뱃놈’ 대학에 가느냐고 말렸다. 바다 하면 멀고, 즐겁지 않게 생각한다. 일본이나 미국 초등학교에 가면 수영장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거의 없다. 바다와 친근해지기가 어렵다. 장보고를 부각시켜 해양 사상을 고취해야 한다. 우리는 전국을 산골짜기 뜻의 ‘방방곡곡(坊坊曲曲)’이라는 말로 쓴다. 그런데 일본은 전국을 바다 항구 뜻의 ‘진진포포(津津浦浦)’라고 한다. 해양 지향적인 표현이다. 우리는 수백 년 역사 동안 안으로만 들어가려고 했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라는 말이 있다. 섬은 말이나 가는 곳으로 비하했다. 겨우 논두렁 가지고 싸웠다. 밖으로 나가야 한다.
▶최 차관=석유 고갈 얘기가 있지만 태양도 있고 다른 에너지원도 있다. 문제는 광물 자원이다. 요즘 금 등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 앞으로도 굉장히 오를 것이다. 육상에 있는 광물 자원은 110년 정도 쓸 것밖에 없다. 반면 바다의 광물 자원은 1만 년 정도 더 쓸 수 있다. 물류도 중요하다. 세계 경제가 평균 3.5% 성장하는데, 물류 산업은 4.5% 성장하고 있다. 물류의 성장 속도가 경제 성장 속도보다 빠르다. 어느 나라에서나 물류 산업을 희망하고 좋아한다. 김 회장이 말한 대로 우리의 해상 항로는 세계 ‘메인 트렁크’에 있다. 한마디로 미국-일본-한국-중국-동남아-유럽으로 가는 항로의 한 중심에 있다는 얘기다. 남미 국가들이 자원이 많고 여건이 좋아도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해상항로의 중심이 아니라서 그런 거다. 하지만 우리는 그 중심에 있다.
▶김 회장=해방 이후 남한이 급성장한 이유는 북쪽이 막혀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무역을 하고, 배를 만들고, 화물을 운송해 성장했다. 한반도를 크게 보면 유라시아 대륙의 대표적인 부동항이다. 유라시아 대륙에는 어는 항구가 많다. 그래서 한반도를 부두로 볼 수 있다. 부두라는 것은 개방해 놓고 많은 배가 와서 짐 내리고 싣고 하는 곳이다. 문 닫으면 의미가 없다. 이런 사실을 아는 지도자라면 우리나라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고 가야 할지 알 수 있다.
▶최 차관=우리도 조속히 선진국형 해양국가로 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경인운하는 수도권 사람들에게 바다를 접하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이 해양국가로 발전하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제3의 물결’을 쓴 앨빈 토플러는 21세기 미래산업으로 우주, 정보통신, 해양, 그리고 생명공학을 꼽았다. 사실 생명공학도 육상보다는 해양에서 할 것이 훨씬 많고, 부가가치도 높다.
정리=강병철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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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 글의 내용에 공감한다. 현재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산업국가로 인정받게 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이 크다.
박정희 대통령의 만주 군사학교시절을 놓고 친일 논란도 많지만 우리가 일본을 이기기 위하여 꺼꾸로 배운다고 들어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만주를 보면서 우리 민족이 한반도에서만 갇혀 지내서는 미래에 비젼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경제개발계획을 세울 때 가장 신경을 쓴 것이 수출이다, 당시 무리를 하면서도 조선소를 세우고 싶어하였다. 북한에 가로막힌 우리나라 형세가 사실상 섬이 된 것으로 조선산업을 키워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정주영 회장에게 조선소를 세우라고 거의 명령조로 권유하니까 정주영 회장도 자신이 없어 도망 다니다가 붙잡혀서 할 수 없이 영국에 조선소 건설자금에 대한 융자를 받으러 갔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우리나라 지폐에 있는 거북선을 보여 주면서 우리나라는 수백년전에 철갑선을 지은 조선의 전통이 있는 나라로 돈만 빌려 주면 할 수 있다고 설득한 것도 유명한 일화이다.
그런데 정주영회장이 그렇게 밀어 붙인 것도 결국은 박정희 대통령이 뒤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언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한 연유로 건설된 현대중공업 이외에도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으로 우리는 조선 강국이 되었다. 그 다음 단계로 해운산업의 강국이 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스위스는 바다를 접하지 못하는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스위스의 컨테이너 전문 해운회사인 머스크가 세계 2위이고 지금도 더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3면이 바다이고 중국, 일본, 러시아 사이에서 중간에 운송업을 하기 좋은 우리나라가 예전 장보고의 길을 다시 밟아 세계 1위의 해운국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아니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전세계 해운회사가 위기라고 그런다. 꺼꾸로 우리가 이럴 때 투자를 하여 해운강국을 세울 기회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민간이 태스크 포스 팀을 만들어 같이 협력하는 방안을 세웠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