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읽고 한마디

세계 첨단 휴대폰은 아모텍 칩을 쓴다

공석환 2009. 11. 2. 08:40

#1.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야심작인 휴대전화 ‘아이폰’에는 한국 업체 아모텍의 부품이 들어간다. 정전기를 막는 칩 배리스트다. 애플뿐 아니라 삼성전자·모토로라도 이 회사 제품을 쓴다. 연간 생산량은 10억 개. 날씨에 따라 생산 환경을 바꿔야 하는 민감한 제품이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아모텍은 2005년 이후 세계 1위를 뺏긴 적이 없다.

#2. 금속기계업체 심팩은 1987년 회사가 생긴 후 한 번도 노사분규가 없었다. 매월 경영 현안 설명회를 열고 노사가 회사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안정된 노사관계와 기술력이 결합하면서 이 회사 제품은 세계 52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9월 심팩을 ‘아시아의 200대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아모텍과 심팩처럼 우리나라 수출을 책임질 중소기업 300곳을 선정해 앞으로 10년간 20조원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1일 처음으로 12개 기업을 선정했다. 이름은 ‘히든 챔피언’.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국 경제를 이끌 회심의 카드라는 의미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 CEO의 역량, 재무 건전성 등을 기준으로 뽑았다. ‘히든 챔피언’에 대해선 우대금리가 적용되고 대출한도도 늘려준다. 또 수출입은행에서 20명 안팎의 전문가가 재무 자문 서비스도 한다.

1차 선정 기업 중 아모텍과 열 수축 튜브 제조업체 무등, 광학필름인 프리즘 시트를 만드는 엘엠에스는 해당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다. 엘엠에스는 제품 국산화에 성공한 후 6년 만에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3M의 독점체제를 무너뜨렸다. 회사가 보유한 특허만 71건에 이른다.

실리콘 생산업체인 실파인은 제품을 100% 수출한다. 자본금 200만원으로 시작해 4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절삭공구 제조업체인 와이지-원은 세계 15개국에 법인이 있을 정도로 국제화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1748억원으로 12개 기업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이번에 선정된 12개 기업의 연평균 매출액은 648억원, 수출액은 464억원이다.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평균 73%다. 12곳 중 6곳은 녹색기술 등 신성장산업에 관련된 기업이다. 손영수 수출입은행 히든챔피언육성팀장은 “2019년까지 300개 기업을 육성해 연간 수출 480억 달러, 고용 49만 명, 세수 5000억원을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영훈 기자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일반인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시장을 이끄는 강소기업을 일컫는 말. 독일 경영컨설턴트 헤르만 지몬이 『히든 챔피언』이란 책에서 소개해 유행한 용어다. 그가 정의한 히든 챔피언은 연매출 40억 달러를 넘지 못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해당 분야 3위 이내 또는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선 기술력이 앞서고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을 가리키는 말로 보통 쓰인다.


우리나라 경제개발이 대기업 위주로 이루어져 중소기업들이 더 기동성을 가지는 부품소재나 소프트웨어 산업이 약한 것이 문제라는 것은 항상 지적되는 사실이다.

 DJ 정권 때 벤처바람을 일으킨 것은 기술기업을 위주로 새로운 중소기업 창업을 유도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지만 반면  도덕적 해이나 거품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필자도 벤처업계에 직접 종사하면서 실상을 상당히 냉정하게 본 바 있다. 이 블로그에 있는 글 "벤처업계의 경험"  http://blog.daum.net/shkong78/266 참조

그러나 장기적인 국가졍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기업으로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필요하다. 그와 관련한 현실적인 문제점과 관련하여 전자신문에 기고한 내용이 있다. "같이 가는 그림을 만들자"  http://blog.daum.net/shkong78/43

한편으로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혁신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대기업들과도 장기적인 틀에서 협력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