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아쉬움을 남긴 신지애(내년을 기약하며)

공석환 2009. 11. 24. 06:49

 

 

  오늘 경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 하던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주인공들보다 조역들의  활약이 더 큰 날이었다.

 

위 사진에 있는 올해 신인으로 맥도날드 챔피언싶인 메이저 대회에 우승하였던 안나 노드크비스트(Anna Nordqvist, 발음하기도 어렵다. 스웨덴선수로 키가 183cm의 장신이다)가 최종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치는 발군의 실력으로 최종성적 13언더로  로레나 오초아를 앞지르고 우승을 하였다. 

 

만약 신지애 선수가 공동 6위를 지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제일 고마워 할 사람이 노드크비스트였다.

 

최나연선수도 종잡기 어려운 경기를 하였다. 어제 못다한 2홀의 경기를 오전에 하면서 2홀에 2번 보기라는 거의 최악의 결과를 가진 후,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8언더를 쳐서 최종 10언더로 공동 3위로 올랐다. 아침 잔여 경기에서 타수를 잃지 아니 하였으면 우승을 노릴 수 있었다.

 

다른 조역으로 전날 선두에 오른  미국선수인 크리스티 맥퍼슨은 보기 없이 2언더를 하면서 최나연선수와 함께 공동 3등을 하였다.

 

로레나 오초아 아직 세계랭킹 1위를 내 주기는 빠르다는 것을 보여 주는 태도로 경기를 시작하였다. 첫 3홀 연속 버디 그리고 7번 홀에서 거의 이글에 가깝게 버디를 잡았다.  그런데 8,9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면서 주춤하다가 다시 3개의 버디를 줏어 담았다.

 

그러다가  파3 17홀에서 벙커로 공이 들어 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마지막 퍼팅이 그리 쉬운 거리가 아니었지만 성공하여 보기로 선방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18홀에서도 그리 가깝지 않은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최종 성적 11언더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오늘 신지애 선수는 국민들의 기대가 부담이 되는지 무엇인가 몸에 힘이 들어간 모습이었다. 퍼팅도 아깝게 비켜 나갔다. 그래도 7언더를 지켜 공동 6위만 하면 간발의 차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파3 17홀에서 벙커에서도 안 좋은 자리에   볼이 빠지고 결국은 보기를 하게 되었다. 마지막 18홀에서 버디를 꼭 해야 되는 상황에서 드라이버도 좋았고 두번째 7번 우드 샷도 좋았다. 그러나 그린에 약간 못 미치고 마지막 칩인 버디 시도도 살짝 홀을 피해 나갔다.

 

오늘의 경기를 정리하면 우승은 노드크비스트가 후반부에 독주하면서 거의 결정이 되면서도  '올해의 선수'상을 놓고 끝까지 피를 말리는 듯한 긴장감을 주는 경기였다.

 

이제 올해 미국 LPGA를 정리하여 보면서 내년을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신지애 3승, 최나연선수 2승, 지은희 US Open 메이저 대회 우승 등 총 11승으로 풍성한 해였다.

 

그러나 신지애 선수가 상금왕을 하면서도 '올해의 선수'상을 받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올해 미국 LPGA는 존속이 어려울 정도로 위기를 겪었다. 경제 위기로 스포츠 업계 전반의 사정도 좋지 아니한 상황에서, 직전 커미셔너인 캐롤라인 비벤스는 대회를 후원하는 스폰서 들과의 관계를 어렵게 하여 결국 선수들의 반란에 의해 사표를 썼다.

 

미국 선수들은 올해 5승만을 거두어 거의 최악의 성적을 냈다. 특히 폴라 크리머 같이 탄탄한 실력을 가진 선수도 올해 우승을 하지 못하였다. 다만 미셸 위가 시즌  마지막 대회 바로 직전에 우승을 하여 내년의 기대를 가지게 하였다.

 

마지막 대회에서 다시 위력을 보여준 안나 노드크비스트는 올해 메이저 대회 포함하여 2승을 거두어 작년 신지애 선수를 연상시킨다.

 

내년  4강 4중 의 구도를 예상한다. 오초아, 신지애, 미셸 위, 안나 노드크비스트가 최우수 선수나 상금왕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폴라 크리머, 크리스티 커, 최나연, 아이 미야자또가 중간에서 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할 것이다.

 

사실 지금 더 큰 문제는 미국 LPGA의 인기가 떨어져서 대회주최나 광고주가 잘 붙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만약 미셸 위가 내년에 최소 2승 이상을 얻지 못하면 그 후년에는 LPGA의 독자 생존이 어렵고 PGA에 합병되어 곁방 살이를 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미국 현지에서 나온다.

 

여러 우리나라 선수들이 내년에도 꿈을 가지고 미국 LPGA에서 도전할 것이다. 부탁할 것은 미국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영어로 인터뷰도 하고 프로암에서 손님들과 영어로 어울릴 수 있는 영어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아니면 실력이 있어도 찬 밥 대접을 받는다.

 

그러한 준비가 아직  안된 경우  국내나 일본 LPGA에서 활동하다가 충분히 영어가 준비된 후 미국 LPGA로 나가야 할 것이다.

 

올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신지애나 최나연 선수 둘 중 한사람이 내년에는 꼭 LPGA의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를 바란다.

 

 그리고 미셸 위도  내년에 최소 3승은 하여 인기에 어울리는 성적을 내면서 '여자 타이거 우즈'가 되어   LPGA에 스타파워를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