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형제는 용감했다

공석환 2009. 11. 30. 06:11

 

2009년 11월 27일서부터 30일까지 중국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오메가 월드컵 대회에서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및 에도아르도 몰리나리 형제가 이탈리아를 대표하여 출전하여 우승하였다.  아래 사진에서 뒤에 있는 사람이 형인 프란체스코이고 앞에 있는 사람이 동생인 에도아르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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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는 각국이 2명의 대표를 내세워서 각각의 점수 중 좋은 점수만을 감안하는 포볼과 교대로 치는 포섬방식을 번갈아가며 4라운드로 치루어졌다.

 

다만 미국, 호주, 남아공의 정상급 선수들은 참가하지 아니하여 완전한 정상급 대회는 아니었다. 그래도 총상금 570만불(약67억원)에 우승상금 170만불(약 20억원)으로 나라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대회로 흥미가 있었다.

 

경기 시작전에 아일랜드와 스웨덴, 그리고 스페인이 3강으로 가장 우승확률이 높은 것으로 영국 도박사들이 예상하였다.

 

아일랜드팀에는 그램 맥도웰이라는 경험이 많은 선수와 지금 타이거 우즈를 추격할 유망주로 불리우는 로리 맥클로이가 출전하였다. 스웨덴도 헨릭 스텐슨과 로베르트 칼슨이 고른 실력으로 동일한 구성으로   2006년 월드컵 골프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스페인은 월드컵 대회에서 4번이나 우승한 적이 있고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참가하였다.

 

우리나라는 양용은 선수와 위창수 선수가 같이 출전하여 기대를 가졌다. 경기전에 도박사의 예상으로는 중위그룹으로 분류되었다.

 

첫라운드 두 선수중 좋은 성적만을 고르는 포볼 경기에서 아일랜드가 이글을 포함한 14언더파라는 무서운 성적을 내어 선두에 올라 로리 맥클로이에 대한 기대가 거품이 아닌 것을 보여 주었다.

 

우리나라도 첫 라운드에서는 8언더파로 무난하게 시작하였으나 두번째날 교대로 경기하는 포섬에서 3오버파의 성적을 내어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3라운드를 마치고 아일랜드가 26언더파라는 좋은 성적으로 선두에 나서고 그 다음으로 이탈리아와 스웨덴이 25언더 한타차이로 추격하는 양상으로 마지막 라운드 포섬 경기를 맞게 되었다.

 

처음 3강으로 예상한 아일랜드와 스웨덴은 기대에 어울리는 경기를 하고 스페인은 뒤쳐지면서 형제가 같이 출전한 이탈리아가  찰떡 호흡으로 예상보다 선전한 것이다.

 

이탈리아가 후반에 선두로 치고 나갔으나 알 수 없는 경기였다. 마지막 18홀에 들어갈 때 이미 경기를 마친 스웨덴과 같은 조에서 같이 경기하는  아일랜드에 한타차 간발의 선두였다. 

 

동생 에도아르도가 마지막홀에서  페어웨이 중간에 드라이버 샷을 잘 보내었다. 아일랜드는 드라이버샷이 퍼스트 러프에 들어 갔으나 로리 맥클로이가 다시 실력을 발휘하여 홀컵에서 약 6m 거리에 온그린을 시켰다.

 

그런데 형인 프란체스코가 친 샷이 길어서 그린을 지나 벙커로 들어갔다. 만약 이 홀에서 보기를 하면  스웨덴, 아일랜드와 같이 3팀이 연장전을 들어 가거나 아일랜드가 버디를 하면 역전 우승도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감정을 잘 나타내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전형으로 프란체스코가 겉으로  탄식하는 표정을 나타내는 것이 TV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그런데 벙커에서 홀까지 10m가 넘는 거리였는데 에도아르도가 훌륭한 벙커샷으로 1m 이내에 붙힌 것이다.

 

 아일랜드가 버디를 잡아야 되는 상황에서  퍼트가 홀을 향하여 방향도 맞게 흐르다 20여cm 앞에서 멈추었다. 이제 프란체스코가 퍼트를 성공하면 우승을 하는 상황이 되었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지만 긴장하여 실수를 할 수 있으므로 모든 사람들이 숨을 죽였다.

 

 프란체스코가 홀에 직선으로 퍼팅을 성공하고 펄쩍 뛰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표시하였다. 월드컵 골프 대회에서 이탈리아가 처음 우승하는 순간이었다. 형제가 같이 출전하여 우승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3라운드에서 11언더, 4라운드에서 4언더로 총20언더로 공동 7위를 하였다. 두번째 날 3오버를 하지 아니하였으면 우승권에 있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남지만 양용은, 위창수 선수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것을 칭찬하고 싶다.

 

객관적으로 보면 동생인 에도아르도의 실력이 좀 더 나았다. 에도아르도는 이 대회 직전에 일본에서 열린 던롭 피닉스 대회에서도 우승하여 두 대회 연속 우승하여 주머니도 두둑하여 졌다고 한다. 형은 만 30세로 아직 미혼인데 동생은 한 살 밑으로 만 29세이나 형보다 먼저 결혼하였한다.  동생이 기혼으로 밥값을 톡톡히 한 것이다.

 

그러나 포섬과 같이 교대로 하는 경기가 2일이나 있어 서로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한살차이 밖에 안나는 형제가 찰떡 궁합으로 '형제는 끝까지 용감했다". 이탈리아에서 골프가 그리 인기 종목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같은 다혈질 국가에서는  돌아가서 열렬한 환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형도 좋은 여자를 얻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