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

자원이 없어서 행복한 나라

공석환 2009. 2. 25. 08:38

'녹색 성장'을 강조하는 칼럼니스트 프리드만은 우리나라가 자원이 부족하여 오히려 기회가 있는 국가라고 하였다.
 
자원의 부족을 인력자원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밖에 없으므로 오히려 '녹색성장'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2009. 2.25 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부분을 일부 가지고 오면 다음과 같다.
 
평평한 세계에서 한 나라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항구·공항 같은 좋은 인프라인데, 한국은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요. 둘째, 모든 단계의 교육 시스템이 좋아야 하는데 한국은 좋은 교육제도도 갖추고 있어요. 셋째, 좋은 관리체제(good governance)인데 한국은 규제제도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지 않습니까. 넷째, 좋은 환경입니다. 지식 노동자들은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좋은 환경을 골라 살려고 해요. 한국은 지식 노동자에게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봅니다. 한국이 주식이라면 나는 그걸 사겠어요.
 
 현재 캐나다에 교환교수로 와 있으면서 자원부국인 캐나다가 부러운 적이 많다.  샌드오일로 수익을 올린 앨버타 주는 세금이 많이 걷혀 제작년에 주민들에게 일인당 거의 한국돈 90만원 정도를 돌려 준 적이 있다. 
 
그러나 자원이 부족하기에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노력하여 '그린에너지' 시대를 앞서갈 동기를 가지게 된다는 면에서 위 내용에 동감하는 면이 있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프리드만이 생각하고 있는 한국의 장점과 우리의 현실이 맞는 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 인프라
 
인천국제공항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공항으로 운영되고 3면이 바다인 반도로 동북아 중심에 있어 항구를 통한 물류중심국가가 될 최선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부산항이나 평택항의 확장도 그러한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군산 및 새만금 지역도 물류단지로 잘 운영되면 미운 오리가 백조로 변할 수 있다.
 
다만 동북아 중심지에 위치한 인프라의 장점을 이용하기 위하여서는 외부로의 연결(해저터널도 한 방향이다)에 더 집중하여야 되므로  경제적 효용성이 떨어 지는 국내 운하에 대한 미련을 버렸으면 한다.  경인운하도 중국이나 일본에의 연결이 어렵다는 내용을 분석한 것이 신동아 3월자에 자세하게 나온 바 있다.
 
2. 교육제도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에서 유태인과 함께 으뜸이라고 할 것이다.  사교육비가 생활비의 반이 넘는 나라.  교육을 위해 가족이 떨어져 사는 나라  등의 우리나라 현실은 다른나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투자에 비해 제일 효과가 적은 분야가 교육분야이다.  단순 암기식 교육으로 창의력 함양에 영점.  각 개인의 개성을 살려 주지 못하는 교육. 초등학교서부터 대학까지 16년을 공부해도 학교 교육만으로는 외국인하고 대화도 잘 못하는 영어 교육.. 
 
프리드먼은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교육제도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본다.
 
3. 좋은 관리체재
 
우리나라에서 IT를 접목한 '전자정부'시스템은 세계에서 으뜸이다. 그러나 그러한 효율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필요 이상의 공무원 조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무원의 수를 줄이기 보다는 늘린 노무현 정권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지금 실업문제가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정부나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하기 어렵다. 그러면 있는 인원들을 더 효율적인 분야에 재배치하는 것을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불필요한 행정규제도 아직 많다. 정치적으로 문제되지만 수도권 규제도 그 중의 하나이다.  전반적인 규제완화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4. 직업을 바꿀 수 있는 좋은 환경
 
이부분은 프리드먼이 우리나라 현실을 전혀 몰라서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노조나 정규직이 자리를 차고 나면 그 자리를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 오기 어렵고 조직에서의 평가에서 실제 능력보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사회이다.  이 점에 관해서는 노무현정부가 '서열'을 뒤 집는 시도를 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방형 공무원으로 외부에서 전문가를 초빙하여 공공정책에 참여 시키려 한 시도도 의미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의 현실은 지식 노동자의 이동이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다.  기존의 조직에서 기득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힘이 아직은 강하다고 보아야 한다.
 
 
위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였지만 전반적인 결론에서는 프리드만의 의견에 동의한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한 대신 높은 교육열, 지정학적으로 동북아 중심에 있는 것, IT 에 기반한 인터넷 인프라가 잘 된 점, 잘 못된 것에 대한 활발한 토론 문화가 발달된 것이다. 
 
그러나 프리드만이 보는 것처럼 우리나라가 '우량주식'으로 잘 되기 위해서는 개인들의 창의력을 키워 줄 수 있는 교육 개혁, 무조건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지 아니하고 토론을 거쳐서 타협할 수 있는 문화,  사회의 역동성을 살릴 수 있는  연공서열 파괴와 그에 따르는 진정한 직업의 유동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제적인 연결을 생각하는 계속적인 인프라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