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금보다 백금이 비싼 이유

공석환 2010. 4. 6. 05:15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금값이 폭등하였다.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서 미국달러보다도 금을 대체 통화로서 선호하는 현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금보다  백금의 가격이 더 상향세이다. 2010년 들어와서 3월말까지   백금의 가격이 12% 상승하여 백금의 가격이 무게당 금보다 1.5배라고 그런다. 그리고 다른 산업용 희귀 금속인 팔라듐(palladium)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인은 백금에 대해 다이아몬드반지에 쓰는 용도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백금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산업용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즉 백금은 다른 화학물질과 직접  반응하지 않으면서도 화학반응을 빠르게 하여 주는 "촉매(catalyst)"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최근 디젤차가 가솔린차에 비해 연비 효율이 30%정도 높아 그 보급이 더 활발하여 지고 있다. 종래 디젤차의 단점은 소음이 큰 것과 이산화질소 등 유해배출물질이 더 많은 것이었다. 최근에 매연제거 장치의 발전으로 매연을 가솔린차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 그런데 디젤차의 매연을 절감해 주는 장치에 백금이 필수적인 요소로 들어간다.

 

2차 충전 전지를 이용한 전기차가 주목을 받게 됨에 따라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수소연료전지(hydrogen fuel cell)이다.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하여 차량을 운행할 경우 매연이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일반적인 충전 전지를 이용한 전기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노트북이니 스마트폰의 전지용으로도 고려되고 있다. 일반 리튬전지에 비해 부피당 전기용량을 4-6배 정도까지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수소연료전지의 전극에도 백금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의 개발에 가장 큰 장애요소중 하나가 백금의 가격이다.

 

그래서 백금을 대체하여 촉매작용을 하는 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보고된 내용을 소개한다.

 

 

희티탄석(perovskite)화합물을 이용하여 백금보다 저렴하고도 효율적인 디젤 자동차 매연 제거 촉매를 만들수 있다는 내용이다. 원문은 아래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http://www.sciencenews.org/view/generic/id/57618/title/Building_a_cheaper_catalyst

 

 

download

 

미국 자동차 회사 GM 연구소의 웨이 리 (Wei Li )가 연구하는 팀이 코발트와 망간을 주 정분으로 하는 희티탄석 화합물로 백금보다 더 효율이 좋은 디젤 자동차 매연제거 촉매를 발명하였다는 것이다. 위 그림이 그 화합물 덩어리를 보여 준다. 다만 황을 제거하기 위하여 팔라듐을 일부 필요로 하나  팔라듐의 가격이 백금의 1/4정도여서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이러한 화합물의 내구성이 충분히 증명되지 아니하여 실제 응용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러한 연구가 실제 응용되면 상당한 경제적인 가치를 가지게 된다.

 

 

이렇게 새로운 소재를 만드는 분야는 부가가치가 높아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일부 분야에서 일본에 경쟁력을 갖추었지만 기본적인 소재에 관하여서는 아직도 취약하다. 더구나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추격을 피하여 제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하여 필요한 분야가 소재산업이다.

 

내 큰 아들도 지금 어버나 소재 일리노이 대학에서 소재공학을 공부하고 있다. 일리노이 대학 소재공학과에 초전도체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슈리퍼(J. R. Schrieffer)교수 등 훌륭한 교수들이 다수 있어 그 분야에서 MIT하고 쌍벽을 이루고 있다.

 

소재공학을 공부하기 위하여서는 물리, 화학, 수학 등 복합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더구나 최근 바이오 소재가 새로운 분야로 뜨고 있는 데 그러한 것을 공부하기 위하여서는 생물학 지식도 필요하다.

 

저번 겨울에 집에 왔을 때 아들과 이야기 하여 보니 교수들 강의를 듣는 중에 소재공학이 과학인지 아니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철학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고 한다. 사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첨단 소재는 반도체, 태양광발전관련, 일반 구조소재 등 다양한 응용분야를 가진다. 그러한 다양한 부가가치를 고려하여 우리나라는 신소재 개발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투자를 하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