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교외로 내가 사는 동네에 요새 봄꽃이 활짝 폈습니다.벗꽃은 이미 져가고 튤립을 이쁘게 키운 집들이 많아 동네를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캐나다 집들은 보통 담이 없습니다. 집 앞의 화단앞에서 사진을 찍기가 쉽습니다.
바로 위 사진에 주황색, 분홍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의 튤립이 보이는 군요.
여기 나무 밑에 올망졸망 심어 놓았군요.
튤립은 원래 터키가 원산인데 17세기에 네델란드에 전하여 진후 튤립에 대한 광풍이 불어 1624년에 "황제튤립"은 집 한채값으로 거래되었다고 합니다.그러다 거품이 끝난 후 손해를 본 사람들은 상투로 튤립을 비싼 값에 구입하여 가지고 있던 사람들입니다. 이 것은 2000년대 초 코스닥 열풍이 불 때 거품이 있었던 황제주 현상과 비슷합니다.
위 집은 한국 사람들이 부러워할 여행용 캠핑카가 서 있는 나무 앞에 아담하게 튤립들이 피어 있습니다.
여기는 뒤에 아이들 만화처럼 돼지 및 버니(토끼 만화 캐릭터)의 그림앞으로 튤립이 피어 있습니다.
여기 새, 벌, 너구리, 코알라 모습이 보이는데, 실제는 아니고 그림입니다. 그 앞에 튤립이 화창한 날씨에 입을 벌리고 냄새를 피웁니다.
이 튤립은 원래 노란색이지만 살짝 붉은 색이 섞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꽃가루가 섞이면서 저러한 변종들이 생기나 봅니다.
여기 화단에 심어진 튤립 뒤로 여러 집들이 보입니다. 다시 그 뒤로 숲이 보입니다. 캐나다의 일반적인 중산층 동네의 풍경입니다.
이제 우리집 뒷마당으로 돌아 왔습니다. 주황색 튤립사이에 노란색 튤립이 하나가 외로이 섞여 있습니다. 역시 날씨가 좋아 꽃이 환하게 열렸습니다.
위 사진을 찍기 일주전인 4월 초 새벽에 여기 눈이 내렸습니다. 꽃 몽우리가 닫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낮이 되자 눈이 녹아 꽃에는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저께 화단을 나갔더니 튤립이 초토화되었습니다. 대부분이 없어지고 일부 바닥에 떨어진 튤립이 보입니다.
가까이 사진을 찍었더니 튤립 꽃이 물어 뜯긴 자죽이 보입니다. 누구의 소행일가요.
튤립을 따 먹는 순간을 현행범으로 잡지 못하여 100%라고 이야기는 못해도 98% 확실하게 사슴의 소행입니다. 우리집에 개를 안 키우다 보니 사슴들이 우리집 마당을 자기 마당으로 생각합니다. 위 사진이 튤립이 활짝 폈던 저번주에 찍은 사진인데 잔디밭 한가운데서 누워서 편히 쉬고 있습니다. 사진기를 들이대도 도망가지 아니하고 멀뚱 멀뚱 쳐다 봅니다.
다만 위 놈이 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집에는 10마리 이상의 다양한 사슴이 내려 옵니다.
우리 집 앞 마당까지도 진출한 장난꾸러기 3남매의 짓일 수도 있습니다.
튤립 위에 활짝 핀 철쭉은 멀쩡합니다. 사슴이 안 먹는 것인지 아니면 먹어도 다시 나는 것인지.
엄마를 따라 내려온 이쁜 꽃사슴 새끼들이 먹었을 가능성이 있겠지요.
뒷마당에서 휴식을 취하던 뿔달린 놈도 용의자 대상에 포함됩니다.
위 동영상은 작년에 찍은 것인데 마당을 두마리 사슴이 뛰어 다니면서 놀다가 뜯어 먹다가 하는 것을 보여 줍니다.
위 사진은 올해 2월에 찍은 사진인데 거실 창문 앞까지 와서 집안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집안에서 사진기를 들여 대도 신경안쓰고 나하고 시선을 맞추고 있습니다.
위 사진 위에 보이는 담장 옆의 집에는 70대 후반의 백인 노인부부가 살고 있는데 정원을 가꾸는 것이 취미라서 우리 마당보다 10배는 꽃이 많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정성껏 가꾼 꽃을 따 먹으러 사슴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내 쫓습니다.
사슴이 따 먹지 않았으면 나도 이쁘게 핀 튤립의 모습을 2-3주 더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집 뒷 마당과 꽃, 잔디밭을 사슴들과 공유하고 살기 때문에 사슴이 튤립을 먹었다고 화를 내고 싶지는 아니합니다. 사슴들을 내 가족처럼 느낍니다.그런 내 마음을 알기에 사슴들이 나를 보고 편안히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튤립을 따 먹은 도둑은 사슴이지만 나는 이미 그를 용서하였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세리의 부활을 바라며 (0) | 2010.05.16 |
---|---|
맏딸과 잡담 (0) | 2010.05.05 |
양용은 선수의 볼보 차이나 대회 우승을 축하하며(노장의 부활) (0) | 2010.04.19 |
타이거 우즈의 구세주(?)는 최경주 (0) | 2010.04.11 |
서희경 선수의 LPGA 기아 클래식 우승을 축하하며 (0) | 2010.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