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캐나다 0번 도로를 아시나요

공석환 2009. 4. 6. 11:16

각국에는 국가의 대표적인 1번도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부 고속도로가 1번 도로이고, 캐나다의 동서부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고속도로가 1번도로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캐나다에는 0번도로(0th Avenue)가 있습니다.  미국국경 바로 옆에 있는 도로입니다.  그런데 일부 구간에서는 도랑만 건너면 미국이고 미국쪽에 다시 평행한 도로가 있습니다. 

 

밑에 사진들은 뱅쿠버에서 한시간 정도 동쪽인 애보츠포드에서 미국을 접하는 곳에서 찰영한 것입니다.

 

 

동남향 방향으로 본 사진입니다. 얼핏 보면 평범한 농촌 풍경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왼쪽의 도로가 캐나다 0번 도로이고 그 옆에 도랑이 국경선으로 다시 그 오른편에 있는 도로가 미국의 '이스트 바운다리('동쪽 경계'라는 뜻)의 도로 입니다. 

 

위 길에서 평행하게 가는 차 두대가 보이는데 한대는 캐나다 다른 한대는 미국을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두 길사이에 있는 도랑을 더 가까이 클로즈업하였습니다.  전혀 장애물이 없어 도랑을 그냥 넘어가면 미국으로 갈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넘어가면 불법입니다. 감시카메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국경 세관을 통한 검문소를 넘어가야 원칙입니다.

 

미국쪽에 있는 농가에 가축사료를 저장하는 사일로도 보입니다.  그리고 그 너머 산위로 눈이 좀 보이고 다시 그 너머로 1년 내내 정상에 눈이 쌓여 있는 베이커 산도 보입니다.  이 사진은 캐나다로 돌아 와서 2009년 4월 5일에 찍은 것입니다.  한국에 다녀 온 사이 저번 주에 많이는 아니지만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가까운 산위에 남아 있는 눈이 저번주에 내린 눈일 것입니다.

 

 

 위의 방향에서 더 클로즈업하였습니다. 베이커 산(3285m)은 미국에 소재하고 있지만 캐나다 뱅쿠버 지역에서 더 잘 보입니다.

 

 

 위 길을 반대방향 즉 서쪽으로 본 모습입니다. 도랑이 국경으로 전봇대들이 계속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비교적 한가한 길로 캐나다 쪽 제한 속도가 50km이지만 보통 그 것 보다 훨씬 빨리 다닙니다.

 

 

 

 길을 건너 남쪽으로 본 미국의 풍경입니다.  물론 중간의 도랑이 국경입니다.  왼쪽으로 요새 유행하는 풍력 발전기도 보입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바로 옆의 도랑이 깊지 아니하고 아무런 장애물도 없다는 것이 잘 보입니다.  옆 거울에 비친 사진사가 9학년에 재학중인(한국 중3) 막내딸입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선은 길기도 하지만 장애물이 없습니다. 그래도 미국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큰 길마다 있는 검문소를 거쳐 가야만 됩니다.  예전에 미국에 비자가 필요한 시절에 한국사람이 캐나다에 무비자로 입국하였다가 미국으로 불법 월경하여 문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사이는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대외정책으로도 많이 협조를 합니다.  한국전에도 같이 참전하였고 지금 아프가니스탄에도 캐나다 군이 일부 주둔하고 있습니다.  다만 캐나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미국보다 더 '신사(?)'라고 생각하는 자존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미국보다 사회보장국가 성격이 강하여 세율이 높은 대신에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이 더 잘 되어 있습니다.  이번 경제위기로 미국에서는 집값이 많이 떨어지고 실업으로 큰 걱정을 합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집 값이 일부 하락한 지역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그리 심각한 것을 느끼지 못합니다. 캐나다 은행들은 보수적으로 운영되어 이번 경제 위기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아니하고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캐나다처럼 자원이 많다면 비록 세금을 더 많이 내더라도 복지에 치중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원이 없이 다른 나라와 경쟁을 하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외국기업이나 자본을 유치하기 위하여 세금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