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

미국 중간선거와 오바마의 시련

공석환 2010. 11. 4. 03:07

 

 

 

 출처 미국 CNN 선거방송

 

 이번 미국 중간선거는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의 정책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금석이었다. 그 결과는 민주당의 참패로 향후 오바마가 자신의 소신대로 정책을 펼쳐 나갈 수 있는 가에 대해 불확실성을 주고 있다.

 

상원에서는 현재의 57:2:41(민주당:중간파:공화당)에서 49:5:46으로 비록 차이는 줄었어도 민주당이 근소한 우위를 지켰다.  다만 미국 상원에서 야당이 의사진행을 방해하고 나설 경우(philibuster) 여당이 60석이 넘어야 그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제 거의 대등한 숫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하원선거의 결과는 한 마디로 민주당의 참패이다. 현재 256:179(민주당:공화당)에서 185:239로 역전된 것이다.  한번의 하원선거에서 60석이 바뀐 것은 약 60년전인 1948년 선거 이래로 처음이라고 한다.

 

 

 

아직 중간선거 결과가 완전히 확정되기 이전인 미국 현지 시간으로 11월 3일 오후에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생방송으로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다양한 정책 이슈에 대답하였다. 이미 민주당의 참패는 기정 사실로 하고 향후 정책 집행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것이다.

 

오바마는 우선 급변하는 국제정세에서 미국이 분발해야 한다는 것을 먼저 이야기 하였다. 최근 중국이 컴퓨터 연산속도 기록에서 미국을 추월하였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첨단기술분야의 우위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경제전문 통신인 블룸버그에서 위 화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경제전반에 대한 정책을 새로 시작하여야 하지 아니한가" 하고 질문한 것에 답하는 오바마의 모습이다. 중간선거의 패배에 따르는 괴로운 모습이 표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미국 군대에서 "D'ont ask, don't tell"(동성애에 대해 묻지도 말고 대답도 하지 말라)라는 정책을 바꾸어 군대에서 동성애를 허용할 것인가 하는 사회적으로 예민한 질문도 나왔다.  그 것에 대해 향후 여론과 공개적인 토론을 하여 정책을 바꾸어 보겠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하였다.

 

 

 

 

 

 오바마의 선거지원이 "시원치 아니하였던 것(sloppy 대통령 앞에서 쓰기는 적당한 표현은 아니다)"  아닌가 하는 질문에는 오바마도 약간은 신경질적으로 아니다하고 짜르고 말았다.  그러나 위 화면에 보이는  "오바마의 개인 리더십이 미국국민에게 거부감을 주고 있으니 바꾸어야 하지 아니하는 가"하는 질문에 대해 오바마는 손을 들어 과감한 제스추어를 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한다. 일부 바꾸어야 할 점이 있다면 수정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을 국민들과 소통하여 계속 추진하겠다는 적극적인 대답을 하였다.

 

중간선거 패배 이후 정책방향에 가장 영향을 받을 부분이 부시 정권에서 취하여진 "임시 세금 감면혜택의 종료" 이슈이다. 오바마는 경제회생과 일자리 만들기 그리고 의료보험 개혁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하여 에너지 기업 등에 주던 임시 세금감면 혜택을 줄이려고 하였다. 그러나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가 됨으로써 향후 이 부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전반적인 상황을  본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흑백 혼혈로 1961년 생의 젊은 오바마 대통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된 것은  변혁을 예고하였다. 젊은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오바마 자신의 리더십도 많은 기여를 하였지만 죠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 수행 후 미국 국민에 대한 나쁜 평가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집권 후 오바마는 미국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우선 국제정치 분야에서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연설에서 중동정책에서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간의 균형을 잡겠다는 발언을 한 것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것이 노벨 평화상의 수상으로 연결된 것이다. 

 

미국이 복지국가로서 가장 큰 도덕적인 약점인 공적의료보험 분야의 개혁은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의료보험개혁이 미국 국민에게 지지가 높지 아니하다. 미국에서 "서부 개척자정신(프론티어 정신)"은 국민적인 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각자가 노력하여 자립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의료분야도 개인이 자립하여 해결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아직은 우위인 것이다.

 

  미국내 경제상황에서 대공황 이후 최대인 2008년의 금융위기를  최선을 다하여 극복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기의 극복은 아직 진행중이다. 오늘 미국 연방준비이사국(Federal Reserve)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최대 6000억 달라의 돈을 풀어  시장에 풀려 있는 채권을 매입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그런데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가장 큰 이유가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중간파들이 공화당 후보로 선거한 것을 든다. 빠른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생각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한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불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블루칼러 노동자 계층의 이반이 이번 선거에서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직접 본 것처럼 국민이 관심있는 이슈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오바마의 모습은 존경스럽다. 그러나 향후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하게 되어 소신있는 정책을 펼쳐 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로 돌아와 보면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평가에 대해 대외적인 교섭은 비교적 무난한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국내정치에서는 국민과의 소통 부족과 정책 혼선으로 낙제점을 주는 의견이 많다.   현재 정기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을 심사할 중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사정(司政)과 함께 한편으로는 개헌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정치권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현행 헌법은 1987년에 개정되어 오랜 시간이 지났다 대통령 중임제 여부, 대통령이 임의로 임면하는 국무총리 대신 국민이 선거로 선출하는 부통령제의 신설 여부  등의 여러 이슈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경제전쟁중이다. 오바마의 중간선거 패배도 미국국민이 미국 경제회복 속도에 만족하지 아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과다한 적자재정으로 경기부양을 할 수 없다. 그렇게 할 경우 환율이 솟아 오르고 외국인의 자금이 빠져나가 금융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 가장 중요한 국정이슈는 한정된 국가재원을 장기적인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떻게 최선으로 사용할 것인 가이다.   정기국회에서 국가예산 전반에 대해 치밀한 공개 토론을 거친후  국민 여론을 반영하여 최종적으로 내년 국가예산을 확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헌법 개정은 정기국회에서 예산심사를 마친 후 내년에 공개적으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정치적 야합을 통하여 헌법개정과 국가 예산심사를 연계시키려는 시도는 시대 착오적인 생각으로 국민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다.

 

지금 4대강사업의 진행에 대해 계속적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수자원 공사 사업비까지 포함하여 내년 10조의 사업비를 사용할 가치가 있는 가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의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한 국민의 우려를 정치권은 존중하여 정부가 제출한 4대강 예산안을 치밀하게 감사하여 순수한 치수사업이 아닌 운하및 주변 개발에 관한 예산은 전액 삭제하고 치수사업도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속도조절해 나가야 한다.  정부가 제출한 4대강예산안을 반이하로 줄이고 그렇게 절감된 예산은 장기적인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첨단산업 지원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하여 보면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패배는 미국 국민이 경제회복속도에 만족하지 아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원인은 오바마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전에 집권하였던 정권들이 경제운용에 실패한 결과이다.  오바마는 현 상황에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최근 경제회복 속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위기 대응능력은 무난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IMF 경제위기를 민관이 협력하여  극복한 후  경제 기본 체력을 강하게 다져온 것에 기인한 바가 높다. 국제경제 전쟁시대에  현상황에 만족하지 말고 장기적인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야 한다. 당장 직면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내년 국가예산이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공개적인 토론을 통하여 대다수 국민의 공감을 받고 확정되도록 정치권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