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위키미디아 공용
이번 겨울에 북반구 많은 지역이 폭설과 혹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 및 미국동부에서 크리스마스 휴가 때 비행기가 연속적으로 밀려 공항에서 지내는 사람들도 생겼다. 내 아들도 미국에서 집에 오다가 그런 경험을 겪었다. 대한민국도 전국 각지에 폭설로 고생을 하고 있다.
북반구에서 적설량은 두해를 걸친 겨울단위로 한다. 그런데 그 세계기록이 1998-1999년 사이를 걸치는 겨울에서 미국 서부 워싱턴주 벨링감에 위치한 베이커 산 중턱의 베이커 스키 리조트에서 측정되었다. 자그만치 29m의 눈이 한 겨울 시즌에 내린 것이다. 위 사진은 스키장 내에 전시되어 있는 것으로 큰 트럭옆에 쌓여 있는 눈이 엄청난 높이로 보인다. 태평양에서 겨울에 불어오는 습기찬 바람이 베이커 산(높이 3286m)에 막히면서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이다.
그런데 베이커 산은 내가 체류하고 있는 캐나다 밴쿠버 교외의 동네에서 남동쪽 방향으로 잘 보인다). 위 사진은 현지시간 2011년 1월 1일 동네 언덕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캐나다 현지 낮기온은 지금 영상의 포근한 날씨이다. 들에 푸른 색이 남아 보인다. 직선거리 20Km에 있는 베이커산은 눈이 쌓여 장관인 모습이다.
베이커산은 여름에도 눈이 남아 있는 만년설(빙하)을 가지고 있다. 10월부터는 저 산 정상에는 눈이 내린다. 따라서 9월이 가장 눈이 적을 때이다. 베이커 산의 빙하에 저장된 물이 엄청난 양으로 소양강댐의 저수량과 비슷하다. 그런데 저산이 활화산으로 분류되고 6600년전에 마지막 큰 분화가 있었다. 지금도 정상에 가면 유황냄새가 난다고 한다. 1860년에 큰 분화는 아니지만 정상에서 연기가 분출된 것이 관찰된 적이 있다. 만약 화산이 다시 큰 분출을 일으킬 경우 빙하가 녹아 주위에 큰 홍수를 일으킬 것이다.
베이커 스키 리조트는 베이커산 중턱 높이 1070m에서 1551m 사이에 위치한다. 처음 그 스키장을 간 것은 약 5년전인 2005년 12월이었다. 그 당시에 자연설의 스키장에서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저 스키장을 가기 위하여서는 캐나다, 미국 국경의 검문소를 거치는 것이 귀찮다. 그리고 날씨가 나쁘면 스키장까지 올라가는 길의 경사가 심하여 위험하다. 다시 5년만인 2010년 12월 30일에 베이커 스키 리조트를 다섯명의 우리 가족이 방문하게 되었다. 쾌청하게 갠 날씨에 기온도 그리 낮지 아니하고 바람도 없는 스키를 즐기기 최적의 날씨였다. 위 사진은 스키장을 가는 당일 아침에 집에서 찍은 사진이다. 산의 왼쪽에서 해가 뜨기 시작한다.
집에서 10시에나 출발하였다. 휴가철이라 차가 밀려 국경에서 검문을 거치는데 거의 한시간 반이 걸렸다. 순수한 운전시간으로는 1시간이 소요되었고 그 곳에 도착한 시간은 12시반이였다. 도착하자 화창한 날씨에 위 사진과 같은 절경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처는 로비에서 쉬고 두딸은 보드, 그리고 아들과 나는 스키를 현지에서 렌탈하였다.
스키장 입구에서 썰매나 심지어는 트럭 튜브를 가지고 와서 눈썰매를 즐기는 사람들이 다수 보였다. 이것은 무료로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대학생인 아들의 늠름한 모습을 찍었다.
우리집 거실에 보관되어 있는 1997년에 강원도에 있는 보광 피닉스 스키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당시 아들은 8살이었는데 나하고 스키장 꼭대기에서 고급코스를 같이 타고 내려오면 주위의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옆에 있는 딸들도 스키를 곧 배워주었다. 그러나 오늘은 딸 둘이서 사이 좋게 같이 보드를 타고 있다. 보드 실력은 막내가 더 낫다고 한다.
스키 코스 너머로 산 정상의 모습이 보인다. 저기는 빙하지대로 크레바스라는 틈이 있어 여러명이 자일을 가지고 등반하여야 한다. 잘못하여 크레바스에 빠지게 되면 스위스에서 발견된 외치라는 신석기 시대의 인간처럼 후세의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 일부 눈이 많이 쌓인 지역은 눈사태 위험으로 출입을 막았다.
리프트는 4인승으로 코스는 완만한 초급, 중급, 그리고 깎아지르는 곳에서 내려오는 전문가용까지 골고루 갖추어 있었다. 리프트의 줄도 길지 아니하고 한국 스키장에서 가끔 짜증나는 빙질의 눈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활강 경기가 열린 캐나다의 위슬러 스키장에 비해 규모는 작으나 눈의 질이 좋으면서도 리프트 줄이 적고 비용도 그 곳의 2/3정도로 가족들끼리 오기는 괜찮은 곳이다.
아들과 스키를 같이 타다가 처음 경험하는 곤욕을 겪게 되었다. 평행한 두개의 리프트 중에 오른쪽으로 가서 아들을 만나기로 하였는데 코스를 타다 보니 왼쪽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들과 합류하기 위하여 코스 중간에 높은 나무 사이의 공간을 가로 지르려고 시도하였다. 그 곳은 아무도 스키를 탄 적이 없는 처녀설 상태였다. 그 곳으로 진입한 순간 스키 자체가 눈에 푹 빠져 버리면서 내 몸도 잠겨 버렸다. 결국 스키를 벗고 허벅지까지 눈이 잠기는 상황에서 수십미터를 간신하 헤엄쳐 가면서 빠져 나왔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하였다. 그 때 너무 고생을 하면서 발목의 힘이 빠져 에징으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두번 정도 넘어진 것이다. 스키는 젊은 사람들의 운동이라는 것을 체감하게 하였다. 아니면 내가 오십대로서 스키를 오래 탈 충분한 체력을 등한시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이후 초보때 타던 삿갓 모양으로 돌아가서 간신히 베이스 캠프로 돌아 왔다.
정리하면 전혀 다지지 아니한 눈에서는 속도가 조그만 줄어도 스키 자체가 빠질 수 있다. 그리고 스키에 왁싱을 하지 아니하면 속도가 잘 붙지 아니하다. 물론 우리는 그 곳에서 렌탈을 한 스키이기 때문에 경사가 있는 코스에서는 조그만 신경을 안쓰면 그냥 속도가 붙었다. 한국에서 스키를 타다가 여기처럼 자연설 상태에서 타자고 그러면 익숙하여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나처럼 자연설 더미에 스키를 신은 채로 빠지면 그 때는 생고생을 하게 된다. 나도 이런 경험을 처음 겪었다.
스키를 끝내고 나오니 산정상에 노을이 생기기 시작한다. 여기는 야간 스키 시설은 없고 리프트도 안전을 위하여 3시반에 중단한다. 늦게 코스에 남아 있으면 패트롤이 운영하는 스노모빌이 베이스로 데려다 주고 한다. 대학생인 둘째딸이 그러한 이유로 스노모빌을 생전 처음 타 보았는데 너무 빨리 하강하여 무서웠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적설량이 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미국 워싱턴주 베이커 산 스키장에서 가족들은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캐나다로 다시 국경을 넘어 집으로 향하였다. 돌아가는 길에는 국경을 넘는데 30분 정도 걸려 편하게 돌아 왔다.
지금 북반구의 많은 국가가 혹한과 폭설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구온난화가 맞는 것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다. 미국 해양기후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에서 최근 발표한 내용을 보면 2010년의 지구 평균 온도가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 될 것이 확실하다고 한다, (http://content.usatoday.com/communities/sciencefair/post/2010/12/2010-earth-warmest-year-on-record-climate-change-global-warming-/1 참조)
지금 겨울에 추운 현상은 북반구 지역에 빙하가 녹아 해수의 농도가 낮아지다 보니 적도로부터 오는 난류가 열을 전달하여 주는 것이 장애를 받아 열의 순환이 덜 되기 때문이다. 더 자세한 것은 이 블로그의 글 "미니빙하기" 참조 http://blog.daum.net/shkong78/885
미니빙하기가 10-30년 정도 지속되면서 전세계에 식량 및 에너지 부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 것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미 불안정한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경제적 효과가 불확실한 국내 토목사업을 축소하고 그 대신 해외에서 식량 에너지 자원 확보 및 에너지를 절약하는 그린에너지 산업 육성에 노력하여야 한다.
정리하면 폭설로 고생하시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한해에 29m의 눈이 온 곳도 있으니 용기를 잃지 마시고 희망찬 새해를 계획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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