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사회

여성 과학기술자들에 대한 장벽

공석환 2011. 2. 9. 05:29

 

File:Marie Pierre Irene Curie.jpg

출처 위키미디아 공용 http://en.wikipedia.org/wiki/File:Marie_Pierre_Irene_Curie.jpg

 

위 사진은 노벨상을 두번 수여받은(1903년 노벨 물리학상, 1911년 노벨화학상)  저명한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가 그 남편 삐에르 퀴리, 딸 이렌 퀴리와 1906년 찍은 것이다. 마리 퀴리는 폴란드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연구하면서 처음 받은 노벨 물리학상은 베크렐과 함께 방사선 연구로, 두번째 수여 받은 화학상은 라듐 및 폴로니움의 발견으로 수상을 한 대표적인 여성 과학자이다.  위 사진에 나온 딸 이렌 퀴리도 자기 어머니를 이은 방사선 연구로 1935년 노벨 화학상을 받는다.  아직  과학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지 못한 대한민국으로는  3번 노벨상을 받은 퀴리 모녀가 부러울 수 있다.

 

과거 과학기술분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수학적 능력이나 공간 감각이 떨어져서 과학기술분야에서 크게 되기 어렵다는 편견이 존재하였다. 그러한 편견을 깬 것이 마리 퀴리이다. 치밀한 연구로 방사선 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내어 노벨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것이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여성들에게 과학기술계에서의 입지가 아직 한정되어 있다. 여성과학자들이 과학분야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전부 15명 밖에 되지 아니한다.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의학 및 생명과학 분야에서 학위를 받은 비율에서 여성이 반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상위 100개 대학에서 과학기술분야에서 정년을 보장받은 여성교수의 비율이 10프로가 되지 아니하다.

 

 

이러한 여성과학기술자의 실태와 그 원인에 대해 미국 코넬 대학의 스티븐 세시와 웬디 윌리엄스는 미국의 유명한 저널인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 에 논문을 내었다.

 

그런데 20년간 여성과학자들에 대한 취업, 연구비 지원, 논문심사 과정에 대해 조사한 결과 위 저자들의 결론은 남성 위주의 쇼비니즘 보다도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건 아니면 강요되는" 가정생활로 인한 제약이 더 큰 문제가 된다고 한다. 원문 링크는 http://www.pnas.org/content/early/2011/02/02/1014871108.full.pdf+html

 

과거에는 여성 과학자의 취업 등에 대한 직접적인 차별에 대해 주로 촛점이 맞추어져 왔다. 그러나 위 연구 결과에 의하면 연구비나 실험실 등에 대해 남성과학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은 여성과학자들은  직위(커리어)에서도 비슷하게 간다고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여성과학자들이 가정생활 때문에 자신의 커리어를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즉 여성과학자들이 자식을 키우거나, 남편의 직장을 따라가고 나이든 부모들을 보살피는 과정에서 자발적이든 아니면 사회적으로 강요된 부담 때문에 자기에게 주어진 일자리의 기회나 일과  가정간의 시간 분배에서 제약을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위 논문의 저자들은 "여성과학자들이 육아 등으로 시간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으로 일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여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나서 가정에 대한 시간 부담이 줄어드는 상황이 되었을 때 여성과학자들이 풀타임으로 일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자연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은 장기적인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공계 과학기술인력을 더 많이 양성해야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 경향을 보면 여성들이 과학기술, 의료분야에서 학위를 받는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흔히 미국에서 여성들이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미국에서 남녀가 법적으로 취업, 연구비 지원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도록 많은 노력이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여성과학자들에 대한 더 큰 장벽이 육아, 남편, 부모 봉양 등 가정문제에 의한 제약이라는 것이다.

 

남성위주의 사회로 가정에서의 살림이나 육아, 부모 봉양이 미국보다도 더 큰 부담이 되는 대한민국에서는 위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본다. 대한민국에서도 현재 출산휴가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출산등으로 연구가 공백이 생긴 이후에 연구비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여성들의 가정문제에 의한 제약은 과학기술분야뿐 아니라 체육분야에서도 존재한다. 미국 프로여자골프(LPGA)의 스타였던 아니카 소렌스탐이나 로레나 오초아가 아직 전성기의 기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한 것이 결혼생활과 운동선수의 역할을 병행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던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출생률이 낮아지는 것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주위에 부부가 다 전문직 일을 하면서 딸 하나만 낳고 출산을 멈추는 경우도 보았다. 장기적인 국가 인력 관리 차원에서도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보장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하여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아직 취업이나 연구비 지원에서도 여성들이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 그러한 것의 해결과 함께 위 저자들이 언급한 대로 대한민국에서도 여성 과학기술자들이 육아 등 가정생활을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그 것이 종료되었을 때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