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에서 시작한 국민의 정당한 요구는 이집트에 번져 2011년 2월 11일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 내었다. 위 CNN 보도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이집트의 시민들이 거리에 나서서 축하하고 있다. 무바라크의 30년 장기집권이 무너진 것이다. 사회의 안정을 위하여 권력을 군사최고위원회(higher council of the armed forces)에 넘긴다고 한다. 군사최고위원회는 의회의 권한을 중지하면서 새로 헌법을 제정한 후 정권을 민간에게 다시 넘긴다고 발표하였다. 다만 그 시한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 아니하였다.
일반적으로는 대통령이 사임하면 의회가 잠정적으로 권력을 이양받는 것이 정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집트의 혼란상황에서 현의회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할 수 없으면서 또한 질서를 유지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무바라크는 사임을 거부하였다. 부통령인 오마르 술레이만을 대리인으로 이용하여 권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그러나 결국 대내외적인 압력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무바라크의 사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 혹시 미국의 대통령이 보수적인 사람이었을 경우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현재 이집트의 군사최고위원회에 대해 두가지 견해가 존재한다. 부정적인 것은 군사최고위원회 의장을 맡은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이 그 동안 "무바라크의 푸들"이라는 평을 받았다는 점과 군인들이 그 동안 여러가지 산업적 특혜를 받아 일종의 특권층으로 존재하였다는 점이 우려로 남는다. 다만 탄타위가 군 중간간부들의 불신을 받기 때문에 조만간 실각하고 다른 사람이 의장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다.
긍정적인 것은 이번 이집트 국민들의 항의 데모 과정에서 이집트군은 전면적인 진압에 나서지 아니하면서 국민들에게 비교적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후 미국은 이집트에 계속하여 군사원조를 제공하였다. 최근 제공되는 금액은 순수한 군사원조만 매년 13억불(약1조4천억원)에 달한다. 그러한 군사원조를 제공하면서 매년 수백명의 이집트 장교들이 미국에서 훈련받으면서 미국과 깊은 사고의 동질성과 연락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이집트에 대한 원조가 낭비였다는 정치적인 지적도 나온다. 노골적으로 무바라크가 미국이 제공한 원조를 횡령하여 스위스 비밀구좌에 적립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 언론의 보도내용을 보면 군사최고위원회를 통하여 당분간 미국이 이집트의 정치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위에서 지적한 대로 미국이 매년 막대한 군사원조와 장교교육으로 이집트 군사최고평의회를 막후에서 밀접하게 협력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한은 정확히 제시하지 아니하였지만 이집트가 미국식으로 직접선거에 의한 대통령 선출 방향으로 헌법을 제정하여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그 경우 누가 이집트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이집트를 인도하여 나갈지 관건이 된다.
미국은 물론 이슬람 과격세력의 집권을 막고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유지하면서 중동 지역의 외교 구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가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이집트는 다른 이슬람 국가들에 비하여는 세속적인 관습이 행하여 지면서 서구화된 면이 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서 과격 이슬람주의자가 승리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계속 상황을 주시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사 온건한 성향의 지도자가 차기 이집트 대통령으로 선출된 경우에도 8400만의 많은 인구에 빈부차가 심하고 석유자원도 자급자족할 정도밖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국민 전체를 위한 비젼과 리더십을 보일지 미지수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이다.
튀니지의 국민 혁명이 이집트로 번졌듯이 그 것이 아랍의 다른 국가나 나아가 러시아 중국으로 번질 것을 예측하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 무바라크가 버티지 못하고 사임한 것은 미국이 계속된 군사원조와 군부와의 친밀한 관계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사태로 다른 독재국가들이 사전에 언론을 차단하든지 아니면 선제적으로 미봉적인 유화책을 내어 준비할 것이다.
미국도 이러한 국민의 혁명이 급격히 다른 나라로 번지는 것을 원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사태에도 나타났듯이 아직 세계경제가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또다른 변수가 될 국제정치적 불안정을 원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집트가 석유 수출국이 아니고 수에즈 운하를 통하여 석유 물동량이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사태의 진행중에 국제유가가 많이 상승하였다가 무바라크의 사임 발표 후 급락을 한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집트 사태를 보면서 북한은 물론 국민이 주권자인 민주주의 국가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도 다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아직도 국제정치는 냉정한 힘의 구도이다. 자연자원이 부족하고 대외적인 도전에 직면하는 대한민국은 장기적인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국민의 화합단결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MB의 집권후 무리한 세종시사업 수정시도, 4대강사업의 독단적인 추진, 그리고 최근에는 과학기술벨트, 남동부공항 건설의 입지 및 개헌 추진 여부에 대한 혼란으로 국민의 여론이 계속되어 분열되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MB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먼저 겸허하게 들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정리하면 이집트 사태의 해결이 비교적 원만히 해결된 것은 미국의 영향력이 강한 것에 기인하지만 그래도 이 사건이 이집트 국민의 힘을 보여준 위대한 사건이라는 점을 과소평가 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장래에 대한 비젼을 보여 주지 못하고 대다수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면서 국민여론의 분열만을 일으키는 대한민국의 정치인들도 이번 이집트 사태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인식을 다시 하면서 깊이 반성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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