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부 언론 기사에서 삼성이 바이오 신약사업에 더 박차를 가하여 올해 2000억을 투자하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 액수는 우리나라 제약회사 중 최대매출액을 올리는 동아제약의 연 연구비 450억원을 훨씬 능가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기업들 여러군데가 1980년대 중반부터 생명공학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이 LG로서 1985년 버클리 부근에 있는 바이오 벤처 기업인 '카이론'과 공동연구를 시작하여 주로 초기에는 바이오 지네릭을 만드는 것에 주력하다가 2002년 항생제인 '팩티브' 가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사실상 시장성이 있는 신약을 만들게 된다. 그런데 그러한 신약을 만드는 과정이 25년 이상이 걸렸다.
CJ도 1980년대 말에 생명공학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였다. 1988년 CJ가 미국에서 생물학 쪽으로 연구하는 인력을 스카우트 하기 위한 모임에 당시 버클리 박사과정을 마쳐가는 입장에서 다른 분들과 함께 간 적이 있다. 그 모임에서 내가 제일제당이 한국에서는 큰 회사라도 생명공학 사업이 장기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는 사업인데 장기적으로 무리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더니 분위기가 썰렁해졌던 기억이 난다. CJ의 생명공학 사업은 많은 기복이 있었지만 최근에 한일약품도 인수하면서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것으로 듣고 있다.
삼성전자도 바이오칩 사업을 2000년부터 시작하였다. 2002년에 관련된 분들하고 식사도 하면서 조언을 한 적이 있었다. 바이오칩은 용기나 다름이 없어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내용물이 더 값이 나갈 수 있으니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한 적이 있다. 즉 암이나 중요한 병과 관련된 DNA 마커와 관련된 특허나 기술을 같이 확보하면 좋을 것이라는 것이 였다.
그 후 삼성전자의 바이오 칩 사업을 총책임지던 분이 미국의 교수로 다시 나가시고 버클리대 출신인 고한승씨가 계속 이끌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약간은 진행이 늦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바이오 신약 사업이 비록 장기투자가 필요하지만 성사되었을 때 돌아오는 대가도 크기 때문에 삼성이 멀리 보고 해야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나도 중간적인 입장에서 유전자 기술이라도 더 확보하라고 조언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삼성이 본격적으로 바이오 신약 사업에 뛰어든다는 보도 내용을 보고 환영하고 싶다. LG가 본격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데에 25년 이상이 걸렸지만 최근에 신약개발 기술에도 많은 진보가 있어 제대로 된 방향으로 노력하면 이제는 10년안에 바이오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셀루리온'을 모델로 하여 '바이오 지네릭'이나 '바이오 시밀라'를 주로 하여 시작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초기 기술을 이전받고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일부 바이오 지네릭 개발사업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결국은 고부가 가치인 새로운 신약 개발 전략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적절한 투자나 M&A전략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LG가 초기에 '카이론'과 공동연구를 할 때 지분투자의 권유를 여러번 받았는데도 실행을 하지 못하였다. 만약 LG가 부담없을 정도인 10%정도의 지분을 당시에 취득하였다면 후에 큰 이득을 얻었을 것이다.
It is never too late. 삼성이 바이오 신약 개발 사업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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