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동안 가장 고민한 것이 둘째이자 맏딸의 대학 진학이다. 이번 5월에 캐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는데 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맏딸은 4년전 캐나다에 9학년 즉 한국으로 보면 중3으로 들어 왔다. 그런데 조금 해프닝이 있었다. 한국에서 중1을 마치고 아직 중2를 다 마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8학년 즉 중2로 들어오고 싶었다. 그런데 교육청에서 9학년으로 들어 올 것을 권고 한 것이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내년 2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할 텐데 맏딸은 그 보다 6개월 이상 빠른 이번 5월에 졸업한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과목을 들을 때 사실 한학년 월반해 들은 것이라 다름이 없어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하였다.
작년에 대학에 들어간 아들이 한국에서 과학고 지망생이었고, 중학교 때 화학 올림피아드 동상도 받고 하여 합격할 줄 기대하다가 안 되는 바람에 갑자기 4년전에 캐나다에 3명의 자녀와 처를 포함한 가족들을 다 보내어 유학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아들은 한국에서 과학고 지망으로 준비한 것으로 비록 여기 10학년 즉 한국 고등학교 1학년 때 유학을 왔어도 영어과목 사회과목을 따라갈 때 긴장한 것을 빼면, 수학, 과학 시험에서 화려한 성적을 내어 동네 신문에 4번이나 이름이 나는 등 당당하게 학교를 다녔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화학과에서 실시한 화학실험 경시대회에서 1등하고 집 부근의 대학교에서 실시한 수학경시대회에서도 여러번 1등 하였다.
반면에 맏딸은 한국에서 중1을 마칠 때까지 학교 수업만 받다가 오히려 월반을 하고 시작하였으니 미리 공부한 것 없이 맨바닥에서 시작을 한 것이다.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미술에 상당한 재능을 보였었다. 미술클래스를 같이 들은 학생들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고 수업시간에서 그린 그림이 도시내에 전시회에 전시되기도 하면서 학교에서 가장 미술에 재능이 있는 학생이라는 상(Artist of the year)을 받기도 하였다.
그래서 맏딸이 미술을 전공하는 것을 심각히 고려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예술을 취미로 하는 것에는 찬성하나 직업으로 되는 것은 절대 반대하였다. 예술을 한다는 것이 너무 현실로 힘들다는 것을 알고 비록 좀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빛을 보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딸은 학교에서 적성검사를 한 후 화학공학과를 해 볼가 하고 나에게 물어 보아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따라서 그 쪽 방향으로 과목을 많이 들었다.
여러 대학을 지원한 결과 캐나다 토론토 대학과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화학공학과에서 입학허가와 비록 외국인이지만 일부 장학금도 나왔다.
여기서 고민을 하게 되었다. 한국과 비교하면 토론토 대학이 서울대에 해당되고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이 연고대 정도이다. 대학만 보면 토론토 대학이 약간 평판이 위지만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이 주위 분위기상 더 익숙하고 매일 통학은 못하더라도 주말에라도 집에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뱅쿠버 부근에 익숙하여 지다 보면 토론토의 매서운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방학이 되어 집에 돌아 왔던 아들도 떨어져 있으니 불편한 것이 많다고 동생에게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을 권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맏딸이 새로운 세계로 더 도전을 찾아 토론토 대학으로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여 이번에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하였다. 그래도 멀리 보내자니 마음이 편하지는 아니하였다.
이제 본인이 열심히 하고 좋은 경험을 쌓기를 바란다. 한국에서는 대학생들도 아직 부모 밑에 아이들 같지만 캐나다에서는 대학생이면 성인취급을 받고 가능하면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려고 하니 그에 걸맞게 독립심을 가지고 힘이 드는 것도 극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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