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방문결과에 대해 미국에서도 좀 씁씁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정리하고, 왜 오바마가 아프가니스탄을 포기 못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먼저 생각해 보자.
지금 유럽국가로 아프가니스탄에 같이 참전한 독일 같은 국가들 에서는 철군론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내에서도 지금 이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오바마 입장에서도 미국에서 실시하고자 하는 의료보험개혁 다음으로 골치 아픈 사항이다.
지금 북한의 핵문제는 오바마가 북한을 무시하는 현명한 정책으로 조금 소강상태에 있다. 북한보다는 오히려 이란의 핵문제가 중동지역의 정치역학과 관련하여 더 뜨거운 감자이다.
아프가니스탄에 민간봉사활동을 다녀와서 하바드 대학에 객원교수로 있는 미국인의 글을 읽어 본 적이 있다. 그 글에서 아프가니스탄은 그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외국 정치에 흔들린 역사로서 우선 자력으로 갱생할 바탕을 마련하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요지였다.
아프가니스탄은 파키스탄 북쪽의 내륙국가로 척박한 땅이다. 다만 지리적으로 과거 소련이 인도양쪽으로 진출하기 위한 통로로서 영향권을 행사하려고 오랬동안 전쟁을 하다가 물러났다.
그런데 지금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이 회교 과격 테러집단인 탈레반의 본거지라는 이유로 개입하여 계속 곤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과 과거 베트남을 비교하려는 시도가 많다.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외세에 시달리면서도 자존심이 강한 민족들을 상대해야 하고 국토는 넓고 정규전보다는 국지적인 게릴라전 위주의 전황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베트남에서의 교훈을 생각하면 지금 아프가니스탄을 포기하고 철군하는 것이 맞을 수 있다. 미국내에도 그러한 의견이 상당히 있다.
그런데 오바마가 쉽게 아프가니스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가 안보 위협과 마약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의 세계적인 영향력의 붕괴인 것이다.
사실 베트남 전쟁에 오래 미국이 붙잡혀 있던 주된 요인은 동남아가 순차적으로 다 공산화가 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도미노효과 이론에 기인한 것이다.
그런데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의 국제적인 영향력 이외에 테러와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것이 추가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나는 2000년 미국 9.11사태가 일어날 때 마침 벤처관계일로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에 있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TV를 보다가 생방송으로 비행기들이 뉴욕에 있던 무역센터 건물에 부딪치고 잠시 후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실제가 아닌 공상과학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 충격은 컸다. 약 1주간 미국 영공내에서 비행기들이 이륙을 하지 못한 관계로 원래 이틀 후 귀국 예정이었다가 일주일을 미국에 볼모로 잡혀 있었다. 그 때 미국사람들이 겪은 충격을 옆에서 같이 느낄수 있었다.
그러한 충격의 영향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지금도 미국 공항의 검색은 전세계에서 제일 까다롭다. 그런데 9.11.테러를 주도한 오사바 빈 라덴이 아직 잡히지 아니하고 아마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다고 추측되는 것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 외에 미국의 마약 문제가 심각한데 아프가니스탄이 세계에서 제일 모르핀(양귀비)생산을 많이 하는 나라라는 것이다. 그 중 많은 양이 미국에 흘러들어 오는 것이다.
미국 내셔널 지아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방송에서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양귀비 재배 단속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정부군 군인들이 양귀비 밭에 가서 낯 같은 것으로 꽃들을 털어 낸다. 주민들은 울부짖거나 허탈한 표정으로 그 것을 보고 있다. 그 척박한 땅에서 돈이 될만한 작물이 양귀비외에 적당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마약재배 때문에 테러조직인 탈레반이 잘 없어지지 아니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마약재배를 보호하고 그 돈 일부를 군사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주민들도 탈레반과 손잡고 마약재배를 하는 것이 당장은 이득이고.
최근에 아프가니스탄에 민간정부수립을 위해 선거를 하였으나 선거 과정이나 결과에 다 문제가 많다. 미국에 우호적인 현정부의 부패가 심하여 미국으로부터 받은 원조품이나 심지어는 무기의 일부가 탈레반에게 넘어간 다는 보도가 되고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가 미국의 요청에 의해 소규모라도 다시 참전하게 된 것은 한미관계로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 한국방문에서는 그 것이 오히려 반미감정을 자극할 가 우려되어 언급이 잘 안되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테러나 마약 문제가 있어 아프가니스탄에 미국이 계속 주둔하여도 아프가니스탄 국민들 자체가 바뀌지 아니한다면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고 본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미국이 일방적인 친이스라엘적인 정책을 버리고 중동문제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9.11테러의 근본원인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후견자를 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실 오바마가 올해 초 이집트 카이로 대학을 방문하였을 때 이스라엘과 중동국가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한 바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이 블로그의 글 "오바마의 카이로 연설(중도의 미덕)" 참조. http://blog.daum.net/shkong78/134
그 연설이 오바마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다고 본다. 다만 지금 미국내 유태인의 힘이 아직도 막강하여 친이스라엘 정책을 버리고 아프가니스탄을 철군하는 것이 쉽지 아니한 결정이다.
오바마도 고민이 많다. 우리가 오바마의 고민을 많이 덜어 주기는 어렵지만 그 고민과 우리의 입장을 절충하는 대미정책을 수립하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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