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

오바마의 고민

공석환 2009. 3. 7. 12:30

몇일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방문하여 캐나다 수상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 끝나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나온 것으로 유의해야 하는 말이 "캐나다 은행들은 건전하게 운영되어 부럽습니다"라는 것이다.  그날 캐나다 은행들의 주가가 상당히 상승하였다. 이러한 것을 미국의 경제방송 CNBC가 강하게 부각시켜 방송을 하였다.
 
이번주 3.3. (미국일자) 미국 의회에서 구제자금 7천억불에 대한 사용 필요와  집행 방안 그 후 효과에 대해 장시간의 청문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버냉키 FBR 의장과 티모시 가이스너 재무장관 둘 다 참여하였었다.  그날 버냉키의 발언 때문에 미국 증시의 주가가 상승흐름을 타다가 다시 내려 앉았다.  AIG가 그렇게 부실이 심한지는 몰랐고 향후의 전망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날 가이스너는 의원들에게 구제자금의 사용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었다.  미국의 일자리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 수단 밖에 없다는 것을 거듭 주장하였다.  의원들이 그에 대해 직접적인 반박은 아니 하였으나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다.  한 의원이 그 액수면 미국 한 가구 당 6만불에 해당하는 금액이라서  각 가구가 고급 승용차를 살 금액을 빚을 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국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가 하고 질문을 하였다.
 
지금 오바마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보다도 골치가 더 아플 것으로 보인다. 불황에 소비를 늘리기 위해 감세 정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부자들에 대한 공평과세를 강조하여 증세를 해야 될 입장인 것이다.  그런데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고려하면 그러한 공평과세의 정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공화당에서도 구제자금에 대한 법안에 대해 무조건 반대를 내 세우지는 아니한다. 그러나 과세의 문제 특히 그 동안 일부 대기업  특히 에너지 관련 기업에 대한 한시적 면세 조항을 폐지하려는 것에 대해 논란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 주 부터 다시 유가와 자원 가격의 불안이 보인다.  유가 상승흐름에 대해서는 OPEC의 감산 과 중국의 내수 부양책 등이 주 원인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다른 구리 등의 가격도 심상치 않은 것에 대해 이제 불경기가 바닥이 온 것인지 아니면 유동성 과다로 인플레이션의 발생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런데 불황에서는 디플레이션 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생산에 대한 자극이 되므로 나은 것이라고 하니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
 
지금 AIG의 처리 문제는 그야 말로 진퇴양난이다.  현물 투자의 전문가인 로저스가 주장하는 것처럼 AIG가 그렇게 부실이 많아 구제불능이라면 당장 파산 처리 하는 것이 정도인 것 같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기 어려운 가를 생각해 보자.  우선 표면상으로는 AIG에 퇴직 보험 등 은퇴자 들을 위한 실질 보험이 많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AIG를 파산시키면서 순수한 개인 퇴직 보험 부분만을 특례로  구제하여 선별 보호하는 방안이 있다.
 
지금 당장 AIG를 파산 시키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파생상품 시장이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AIG가 사실상 파생상품 시장의 가장 큰 부분인 CDS(신용파생계약)의 보증 매체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1998년에 Long Term Capital Management(LTCM)라는 큰 헤지펀드가 어려움을 겪었을 때 그대로 파산을 못 시키고 일단 일부 구제를 한 후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 2000년에야 청산을 시켰다.   아마 AIG도 LTCM과 같은 전철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일시적인 구제를 시켰다가 결국은 분해 될 것이다.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여파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위 롱텀 캐피탈에 대해서는 "천재들의 몰락"이라는 유명한 책이 나와 있다. 연 40%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승승장구하던 헤지펀드가 레버리지를 과대하게 사용하다가 한 순간에 무너진 것에 대한 것이다. 
 
그 때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가 들어갔어야 되는 데 못한 것이 미국의 금융정책의 실패를 보여 준다. 한 마디로 탐욕을 부리면 실패한다는 것을 두번째 혹독히 겪고 있는 것이다.

블로그에 있는 필자의 글 "최근 미국 경제 위기에 대한 단상"에서 파생상품의 폐해에 대해 비판을 많이 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 무역에서 적자를 보는 것을 금융사들이 해외에서 버는 돈으로 균형을 맞추어야 되는 데 아직 그러한 큰 기여를 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파생상품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주식시장 뿐 아니라 외환시장에서도 선물로 미국 유럽계 헤지펀드들이 시장을 흔들면서 이득을 보려 하고 있다.  헤지펀드가 주로 사용하는 공매도의 금지를 당분간 계속 유지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필요한 것 같다. 

 

최근 한국시장에서 헤지펀드들이 주식선물이나 외환선물로 시장을 단기적으로 교란하려는 흐름이 명백히 보인다.  이 상황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다는 것은 무책이다.  금융당국에서 증거금을  상향한 다든가 아니면 선물에도 거래세를 일부 부과하여 단기 투기를 억제해야 될 것이다.

 
다시 오바마의 입장으로 돌아 가서 이야기 해 보자.  오바마는 최근 라스베가스를 '죄의 도시(Sin City)'라고 불러서 물의를 일으킨 것 처럼 (자세한 내용은 이 블로그에 있는 '라스베가스의 시련'을 참고) 미국의 도덕적 정의를 회복시키 겠다는 원칙론자인 것이다. 
 
그러한 입장을 그대로 따른 다면 로저스의 말대로 더 이상 AIG에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아니하고 당장 파산시키는 것이 맞다. 그렇게 하지 못하고 현실에 타협을 해야 하는 것이 오바마의 고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