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사회

아들의 한국회사 인턴 경험

공석환 2010. 8. 6. 06:11

미국에서 공대 재학 중 여름방학 2달간 한국에 나가 회사 연구소에서 인턴을 하였던 아들이 8월 4일 캐나다로 돌아 와서 공항에 마중나갔다.
 
일부러 나 혼자 나가서 공항에서 집까지 돌아 오는 약 1시간동안 대화를 하였다. 집에서는 다른 가족들이 있어 아들과 길게 이야기하는 시간이 드물다. 
 
건강한 모습이다. 그러나 머리가 길었다. 한국에 있는 동안 바빠서 이발을 못하였다고 한다. 연구소에서 인턴을 하는 동안 주중에 매일 아침 8시에 출근하여 저녁 8시까지  12시간을 일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주말에는 늘어져 자고 싶은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아직 대학생이 독자적인 연구를 한 것은 아니고 연구팀에서 일손이 필요한 부분을 일부 맡아 2달간 매달린 것이다. 5Kg이 넘는 금속 소재를  다른 조건으로 수백도로 가열한 후 반복하여 물성을 측정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고 한다.
 
 실험실에 냉방은 잘 되었지만 무겁고 가열된 쇠를 다루는 것이 막일이었다고 한다. 팔에 갸열된 금속이 잘 못 닿아 흉터가 남는 훈장도 하나 가지고 왔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과학기술 실험을 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 된다는 교훈을 직접 겪고 온 것이다.
 
2달간 인턴이지만  연구팀 멤버들과   술을 늦게까지 같이 마시는 회식자리도 있었고 떠나기 전에는 거하게 생선회를  대접하여 주어 마음껏 먹고 왔다고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한국 회사 연구팀의 끈끈한 팀워크를 느낀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
 
한국의 회사 연구소에 일하는 분들의 연구의 열성이 매우 높은 것을 직접 느꼈다고 이야기 한다. 과학기술자의 길이 쉽지 아니하다. 나도 버클리에서 생물물리학 박사과정에 있을 때 실험하는 진행에 대해 불안한 것이 있으면 새벽 3시에도 나가서 점검하고는 하였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편한 일만을 하기 바라니,  우리나라에서 이공계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연구하다가 원하는 대로 잘 안될 경우 진로가 불확실한 것도 고려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자연자원이 없는 나라는 이공계 과학기술 연구인력 양성이 국가 경쟁력 향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대학에 돌아 가서 다음 학기에 들은 과목과 관련하여 소재공학 중 어떠 부분을 전공할 것인가  결정하였는지 아들에게 물어 보았다. 소재공학은 지금 분야가 넓다. 디스플레이나 반도체와 관련되는 전기 전자 소재, 태양광, 연료전지, 2차전지 관련 전극 소재, 새로 대두하는 바이오소재도 있다. 이 블로그의 글 "백금이 금보다 비싼 이유"도 참고하기 바란다. http://blog.daum.net/shkong78/574
 
요새 전기차가 인기가 높으므로 그와  관련하여  2차전지 관련 소재를  공부할 의사가 있는 지 아들에게 물어 보았다. 아들이 아직 전문가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들은 정보로 (참고로 일리노이 대학 소재공학과가 그 분야에서는 MIT와 함께 1,2위 랭킹을 다툰다) 전지 분야는 너무 급격히 바뀌는 것 같다고 대답한다.
 
수년전에 태앙광전지 관련 소재도 많이 연구하였는데 지금 그 분야는 미국에서 거의 죽어다고 그런다. 이 부분에 대해서 오해가 있을가 부연 설명하면 태양광전지 소재의 분야의 연구가  정체라는 것이 향후 그 분야의 산업 전망이 어둡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기술이 거의 완성되고 더 이상 신기술의 발전이 느린 상태에서 태양광전지 대량 제조로 산업계를 주도할 수도 있다.
 
연료전지 분야도 이제 주춤하고 지금 자신이 2차전지 분야에 뛰어 들어도 수년 후면 유행에 지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아예 지금 사람들이 막 시작하는 새로운 가능성이 많은 "바이오소재"를 전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과 나는 만 30년 차이이다. 내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면서 생물분야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아 도전해 볼만 하다고 1982년 버클리 대학에 생물물리학  박사과정으로 전공을 일부 바꾸어  진학한 것처럼 아들도 소재공학에서 바이오소재 공학자가 될지 아직 두고 볼 일이다.
 
2주후면 일리노이 대학으로 다시 가는 아들이 캐나다에 있는 집에서 여자 동생 둘( 그중 하나는 화학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어머니, 아버지와 같이 지내면서 푹 쉬고나서 미래를  도전할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기  바란다

 

.

'교육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세대, 현세대 그리고 신세대  (0) 2010.08.20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직업  (0) 2010.08.12
막내딸과의 대화  (0) 2010.07.14
녹색장묘(Green Burial)방법의 소개  (0) 2010.07.06
정자은행에 대한 단상  (0) 2010.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