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2009년 6월에 80대 중반이신 부친이 캐나다에 오셨을 때 가족이 밴쿠버 인근 위슬러 스키장에 가서 찍은 사진이다. 모친은 태평양을 건너는 오랜 비행시간을 견디시기 어려워 부친 혼자 방문하셨었다.
이 글을 "구세대, 현세대 그리고 신세대"로 붙이고 나니 세대간 의식구조의 차이를 이야기하려는 것 같아 어색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현실을 보면 60 넘어 은퇴한 세대하고, 30대부터 50대까지 사회의 주역으로 열심히 뛰는 현세대와 20대 이하의 신세대간에 의식이나 생활환경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본다.
20대 중에는 회사에 취직하여 사회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사회의 말단으로 아직은 주류라기 보다는 젊은 신세대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
내 부모님처럼 현재 80대의 연령의 분들은 소위 말하는 "산전수전(山戰水戰)"을 다 겪으셨다. 어려서 부모님으로부터 전쟁중 생사의 기로를 오가는 산 경험을 많이 들었다.
모친은 태평양전쟁(2차세계대전)말기에 서울에서 학교를 디니시면서 공습 경보가 울리면 책상밑으로 숨은 경험을 이야기 하신다. 그런데 6.25사변이 일어나니 그 것은 비교도 안 되던 것이다. 멀리 피난가지 못하시고 경기도 광주의 친척댁에서 매일 공습 피하고 보리쌀도 모자라서 산에서 나물이나 나무 껍질을 뜰어 와 간신히 연명하시던 이야기를 하신다.
부친은 강원도 철원에서 다행히 태평양전쟁에 징용은 피하셨지만 해방후 북한 치하에서 중학교 선생을 하시면서 공산당원들의 행동을 직접 체험하시고 6.25사변중에 남으로 내려 오셔서 한국군에 정식 육사는 아니지만 장교과정으로 지원하여 군복무를 하셨다.
전쟁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두분 다 고생을 많이 하셨다. 모친은 외조부가 살아 계셨을 때는 비교적 유복하였는데 외조부가 일제시절에 11, 13살의 두 딸을 남기고(모친이 둘째) 돌아 가신 후 외조모는 30대에 청상과부가 되셔서 돌아가실 때까지 개가 안 하시고 두 딸만 키우고 사시다가 60대에 심장병으로 돌아 가셨다.
외조부가 돌아 가신 후 남은 가족은 외조부의 친동생인 모친의 외삼촌이 사는 천호동으로 옮겨서 농사도 도와 가면서 사셨다. 지금은 그 곳이 서울이지만 당시는 경기도였다. 해방후 천호동에서 광진교를 건너 왕십리까지 걸어 다니면서 무학여고를 다니셨다고 한다.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때 심한 가뭄이 들었다.
가뭄으로 먹을 것도 부족하다 보니 학교 수업료를 낼 수가 없었다고 한다. 당시 학교에 가서도 수업료를 못 낸다고 수업을 못 받고 벌만 서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신세 한탄을 하시면서 광진교 밑으로 몸을 던질 생각도 하셨다고 한다. 결국 고3 중간에 중퇴를 하셨다.
그러나 6.25전쟁이 종식된 후 고등학교 중퇴의 학력으로 초등학교 교사가 되시고 나서 야간으로 복학하여(모친의 말씀으로는 수업은 더 안 받고 밀린 수업료만 내시고)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으셨다고 한다.
내 친조부님은 일제때 철원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장을 하셨다. 그런데 3남4녀의 대가족을 거느리다 보니 살림이 쪼들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장남인 큰 아버지는 계속 정상교육을 받고 해방직후 가장 수재들이 다니던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시고 공무원 생활을 하셨다. 그런데 조부님이 차남인 내 부친에게는 초등학교 졸업 후 더 이상 교육지원을 하실 수 없다고 선언하신 것이다.
부친은 초등학교 졸업후 친구 삼촌이 하는 상점에 점원으로 들어가서 주경야독을 히시면서 검정고시 비슷한 것을 치루시고 편입하여 당시 중고등학교 과정 5년 과정을 1년반만에 마치셨다고 한다. 물론 수업료도 본인이 일하면서 번 돈으로 내신 것이다.
그리고 나서 김일성 대학에 입학시험을 보러 가셨는데 성적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 걸려 낙방하셨다고 한다. 큰 아버지가 남한으로 내려와 서울대를 다니시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래서 원산에서 1년과정 교원양성소를 졸업하시고 나이 18살에 당시 이북에 있던 철원 중학교 교사가 되신 것이다.
6.25사변중 1.4 후퇴때 남한으로 내려오셔 군에 지원 입대한 후 북한에서 배운 러시아어 경력으로 군사정보학교 러시아어 교관을 하시면서 대구에서 당시 청구대(지금 영남대로 합병)를 야간으로 다니시면서 대학교 졸업장을 받으셨다. 부친은 야간 과정이 형식적이라서 정식으로 주간에 대학을 다니지 못한것에 아쉬움을 표시하신다.
부친이 아직 장교 생활을 하시고 모친이 교사 생활을 하실 때 소개로 만나 결혼하셨다. 그 후 부친은 제대를 하시고 개인 사업을 시작하여 평생 중소기업인으로서 큰 부는 축적하지 못하였어도 가족들 생계 걱정은 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셨다.
나와 남동생 형제는 어려서부터 부모님 고생하신 이야기를 귀에 못 박히도록 들었다. 특히 부친은 술만 드시고 집에 들어 오시면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 네 아버지도 큰아버지처럼 중학교 과정 및 대학교를 정식으로 다녔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영향으로 우리 형제는 어려서부터 공부는 열심히 하여 둘 다 서울대를 졸업하여 나름대로 사회의 중견으로 살아가고 있다. 부친이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신 것을 풀어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기는 그렇지만 나는 버클리 대학원에서 생물물리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부모님 세대나 60이상의 구세대는 비참한 전쟁을 겪고 생사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전쟁 후 복구와 경제발전 과정에서 모든 사람이 경제적으로 유복하여 진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노력하여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자식의 교육을 중시하면서 살아 왔다.
그리고 30대에서-50대까지의 현세대는 그 이전 구세대가 힘들게 노력한 땀방울의 결과로 교육만 제대로 받으면 한국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취직 걱정을 별로 하지 아니하였다. 나름대로 노력하여 많은 사람들이 집 한칸은 마련하고 살았다.
그러나 신세대로 가면 이제는 골치가 아프다. 어려서부터 더 풍요한 과정에서 자라 왔지만 막상 직업 전선에 뛰어 서는 것이 만만치 아니한 환경이 되었다. 물론 힘든 중소기업의 일도 하지고 그러면 취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편안히 살아온 것이 몸에 배어 대부분은 힘든 일을 기피를 한다.
현세대의 가장 큰 걱정은 자식들이 제대로 사회에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하여 주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조기유학의 문제도 발생한다. 한국에서 지옥에 가까운 교육경쟁을 보면서 부모 입장에서 다른 선택을 찾아 주려다가 보니 "기러기 아빠", "기러기 가족"의 문제도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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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도 2년간 기러기 아빠 노릇을 하다가 그러한 생활이 싫어 가족과 합류하여 캐나다에 나와 있다. 그 자세한 경위에 관하여서는 이 블로그의 글 " 나의 기러기 아빠 경험"을 http://blog.daum.net/shkong78/650 참조하기 바란다.
지금 현세대는 당장 자신의 경제 형편을 신경쓰는 것 못지 아니하게 자식대인 신세대들이 희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장래 만족하는 일자리를 가지게 되기를 염원한다.
그런데 최근 여당인 한나라당이 신세대로서 이제 사회에 발을 들여 놓으려고 하는 소위 "원룸"세대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이유를 생각하여 보자.
나는 캐나다에 체류하면서 블로그에 "사대강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글을 다수 썼다. 그 대표적인 글로 "사대강사업의 총체적인 문제점과 그 대안" http://blog.daum.net/shkong78/476 참조하기 바란다.
내가 사대강사업에 적극적으로 우려를 펴하는 이유는 환경문제 이외에 그 사업이 국가경쟁력 강화나 미래 세대인 신세대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안되면서 국가재정의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부친은 고향이 철원에서도 비무장 지대를 넘은 미수복 지구로 북한에 동생인 고모 한분도 남기고 나왔는데 생사를 모르고 그 이후 연락해 보지 못한 이산가족의 아픔을 겪고 있다.
8.15 경축사로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세"에 관하여 언급을 하였다. 김정일의 건강악화 등으로 북한정권이 급작스럽게 붕괴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대통령이 통일을 위한 준비를 하자는 것을 국민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시의 적절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통일세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우리의 자녀인 미래세대에 대한 부담 때문일 것이다. 이에 관하여 더 자세한 의견은 이 블로그의 글 "통일세 논란을 보면서 국가전략을 생각한다" http://blog.daum.net/shkong78/753 참조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을 정리하여 본다. 올해 6.25전쟁이 발발한지 60년이 되었다. 60 이상의 세대는 전쟁 경험도 하고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를 극복한 이후 피나는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를 일으켰다.
30-50대의 현세대들도 그 전 세대들의 고생과 땀방울의 가치를 알고 열심히 노력하였다. 다만 현세대들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비교적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어 본인만 노력할 경우 먹고 사는데 걱정을 덜 한 세대였다.
그러나 이제 진짜 걱정되는 것이 20대 이하의 젊은 신세대이다. 부모, 조부모 세대의 고생의 대가로 비교적 편안하게 자라왔지만 막상 사회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얻는 것이 어려운 세대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가 과연 신세대들의 미래를 중시하는 정치인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절은 세대가 꿈과 희망을 갖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없다. 그러한 문제점을 정치인과 국민들이 함께 진지하게 토론하여야 한다. 대통령 일인의 생각이 아닌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는 신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을 우선하는 정책을 수립하여 각종 국가정책에서 가장 우선순위로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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